시골 참기름집 새들
임서상
마을 면소재지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에 유일한
참기름 집에는 매일 아침마다 새들이 소풍 겸 식사를 위해
날개를 가벼이 접고, 참기름 냄새가 풀풀 풍기는 마당 주변에
출입구 어귀에 모여든다. 언제부터였는지 주인도 새들을 닮아
자유지 공간을 내어 주었다. 서로 모른 채 손님도 모르게,
바닥에 흩어진 고소한 낟알의 것들을,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새들은 쪼아 먹는다. 주인이 코 앞에 있어도 서로는 경계도 없다
그중 유일하게 새들을 간섭하는 건 낯선 객들 뿐이다
우린 언제부터 각각 이름 붙여진 손님의 새들에게 자유를 베풀었는가
정한 약속도 명령도 없는 새들을 쫓았는가, 가두었는가, 죽였는가
시골 참기름집에는 이승도, 저승도 모른 채 새들은 누군가에게
짹짹거리지도 않고, 조용히 찾아와 바닥에 흩어진 먹이를 찾고
적당히 먹고 사라진다. 날개에 사랑을 듬쁙 담은 채, 시간을 엄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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