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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탄핵정국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활동
이름 사무처 이메일


                                        *<탄핵정국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활동> 자료집은 이미 올려진 것이나 자료집 개편으로 찾기 어려운 바가 있을 듯싶어 다시 올립니다.
 

 *2004년 3월 23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처*
 
탄핵정국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활동
 
 

1, 일지
 3월 9일~22일에 이르는 탄핵정국 동안의 주요 사건과 민족문학작가회의 활동 일지
 
2, 자료
 성명서, 시국선언문, 건의안, 질의서, 답변서

3, 오프라인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글

4, 온라인
민족문학작가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발췌한 글
1, 일지


3월 9일(화)
-한나라당, 민주당, 탄핵소추안 국회 제출.
-열린우리당‘탄핵저지’국회 본회의장 농성 돌입.
-전국의 많은 회원들 작가회의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전화, 사무처에 쇄도.
-사무총장‘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행동(가칭) 비상시국회의’에 참여 적극적인 의견 개진.

3월 10일(수) -전국의 많은 회원들 작가회의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전화, 사무처에 쇄도.
-전북지회 <명분없는 대통령 탄핵 발의를 즉각 철회하라!> 성명 발표
-사무처,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정세에 주목.

3월 11일(목)
-대통령, 야당의 사과요구 사실상 거부
-오후 탄핵소추안 국회상정 첫 시도. 열린우리당 물리적 저지로 인한 탄핵소추안 국회 상정 무산
-전국의 많은 회원들 작가회의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는 전화, 사무처에 쇄도.
-사무처,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정세에 주목.

3월 12일(금)
-새벽 야당 본회의장 전격 진입. 여야 의원 본회의장 대치
-<한겨레신문>에 김형수 사무총장, 의회의 탄핵 발의를 비판하는 글을 작가회의 차원의 성명서를 대신하여, 칼럼 <입법부여 입법부여 이제 제발 잠 좀 들어라> 게재.
-오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정국 국민에게 죄송” 대국민 사과
-오전 박관용 국회의장 질서유지권 발동, 탄핵소추안 상정
-오전 11시 55분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탄핵안 가결 이후, 회원들의 규탄 전화와 작가회의 차원의 긴급 대처를 촉구하는 전화 쇄도.
-집행부, 전화로 긴급 의견 조율.
-오후 3시경, 민족문학작가회의 ‘탄핵안 가결’을 의회 폭거로 규정하는 긴급성명 발표.
-대구지회 성명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규탄한다!> 발표.
-전북지회 성명 <국가 변란적 야당의 폭거를 규탄한다!> 발표.
-인천지회 성명 <국민을 볼모로 한 정치도박집단의 대통령소추가결 상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발표.
-탄핵안가결을 규탄하고 작가회의 차원의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는 회원들의 전화 빗발침.
-오후 6시경, 젊은작가포럼 주관 긴급대책회의 개최. 의견을 모음.

*젊은작가포럼의 긴급대책회는 다른 전화 회원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다음과 같은 방향을 결정함.
․ 가능한 모든 지면을 통해 문학적으로 봉기한다.
․ 개별적, 조직적으로 광화문 집회, 시위에 참여한다.
․ 모든 시민사회조직과 연대하여 투쟁한다.
․ 김영환 회원의 제명을 이사회에 건의한다.
․ 3월 15일 다섯 시 대 토론회 개최하여 더 많은 의견을 모은다.

-오후 8시경, 젊은작가포럼 회원들 여의도 촛불집회에 참여.
-실천문학 집들이 장소, (의회를 규탄하는) 시국대토론회 장소로 급변.

3월 13일(토)
-오전 11시, ‘탄핵무효, 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행동(가칭) 비상시국회의’에 참가. 정도상, 신용묵, 김신우, 옥노욱, 모순영 등.
-젊은작가포럼의 성명 <3.12 탄핵정변에 대한 젊은작가포럼의 입장> [오마이뉴스]에 게재.
-[오마이뉴스] 계속 연재 확정.
-조정래, 이경자 등 40명의 문인 코멘트(실천문학 집들이에서의 시국토론회를 정리한) [오마이뉴스]에 게재.
-젊은작가포럼 작가들 홈페이지에 폭발적 글쓰기 전개됨.
-지면을 얻을 수 있는 모든 회원들의 모든 매체에 대한 글쓰기 전개됨.
 .안도현의 시 <울지마라, 대한민국>-한겨레신문
 .박철의 특별기고 <기억하라, 갑신 193적을! -오마이뉴스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3월 15일(월)
-문순태 <국회의 칼 총선 때 빼앗아야>-경향신문
-방현석, 이순원 등 젊은 소설가 36인의 시국성명(남겨진 6월항쟁의 뒤페이지를 위하여)
-오후 5시경, 젊은작가포럼의 두 번째 토론회.
․원래는 모든 회원이 참여하는 대토론회로 예고되었으나, 많은 회원들의 불참으로, 젊은작가포럼의 소규모 토론회로 열림.
․‘민주당 김영환 의원 작가회의 제명 건의(안)’을 집중 논의. 사무실에 들렀던 한겨레신문 기자와 오마이뉴스 기자에 의하여 이 사실이 보도됨.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3월 16일(화)
-젊은작가포럼은 국회의원 김영환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3.12 탄핵 및 그후 논평에 대한 해명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을 비공개로 보냄.
-조정래 자문, <한겨레신문> 릴레이기고에‘대한민국은 건재하다’게재.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3월 17일(수)
-오후 5시경 김영환 회원은 사무국에 민족문학작가회의를 자진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글을 보내옴.
-오마이뉴스 기자에 의해 김영환 회원의 글이 언론에 공개됨.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이승철 회원 작가회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김영환 회원 제명 문제에 대한 나의 견해’라는 글 올림.

3월 18일(목)
-염무웅 이사장, [한겨레신문] 릴레이기고에 <시험대에 선 민주주의>게재.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3월 19일(금)
-백낙청 상임고문, [한겨레신문] 릴레이기고에 <온전한 나라 만드는 중>게재.
-이종암 경북작가회의 사무국장, [한겨레신문]에 시 <슬프지 않다> 게재.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3월 20일(토)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 행동/'/(탄핵무효 국민행동)이 20일 오후6시부터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마산, 창원 등 전국 60여 곳에서 개최한 `탄핵무효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100만인 대회/'/에 대략 30만명 참가. 온라인 45만여명 참가. 손세실리아 회원 시 낭송.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부지기수로 참여.
 
3월 21일(일)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3월 22일(월)
-회원들 개별적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여함.



2. 자료



*3월 10일 전북지회 시국성명 <명분 없는 대통령 탄핵 발의를 즉각 철회하라>

봄을 겨울로 되돌리려는 검은 세력들이 있다. 3월 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폭거를 저지른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 전북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들은 민심을 거스르며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의 수단으로 대통령 탄핵을 발의한 거대야당을 강력히 규탄하며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얼마 전 대통령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의 선거 개입 여부에 대한 의견 표시가 있었고, 이에 대해 선관위가 위법성을 지적한 바 있다. 그 이후 대통령의 부드럽지 못한 대응으로 야당에 탄핵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일차적으로 대통령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일이 결코 탄핵이라는 국가변란적 상황을 초래할 만큼 위급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의 직무를 중지시켜야 할 만큼 중대한 과오를 범했다면 누구보다 국민들이 먼저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을 것이다. 검은 돈을 끌어들이는 정치밖에 할 줄 모르는 구태의연한 정치인들이 과연 탄핵을 추진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야당의 탄핵 발의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궁지에 몰린 야당의 무모하고 얄팍한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우리는 이번에 탄핵소추안에 서명한 야당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할 것이다. 구시대 낡은 정치의 잔재를 끌어안고 정치적 생명을 연장해보려는 그들을 측은한 심정으로 지켜보려고 한다. 국가와 민족의 안위는 뒤로 한 채 정치적 계산에만 골몰해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민생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가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되찾기를 촉구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민의 여망을 등진 채 명분도 없이 추진한 탄핵 발의를 즉각 철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포함하여 그들에게 분명히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경고해 둔다.



*3월 12일, 민족문학작가회의 ‘탄핵안 가결’을 의회 폭거로 규탄하는 긴급성명
<대다수 국민의 뜻을 저버린 국회 수구 세력의 폭거를 규탄한다!>

3월 12일, 의회는 국민이 직접 뽑은, 그것도 임기가 4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경미하기 짝이 없는 선거법 위반 등의 이유를 들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임기를 1개월도 남기지 않은 16대 국회야말로 최악의 과오를 범한 것이다. 우리 문학의 건전한 양심 세력을 대표하는 민족문학작가회의는 독자적으로는 물론, 민주 정의를 추구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하여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 의회 민주제를 빙자한 저들의 반국민적 폭거에 맞설 것이며, 만에 하나라도 있을지 모르는 정치적 음모를 엄중히 감시할 것이다.






*3월 12일, 전북지회 시국 성명 <국가변란상황을 초래한 야당의 폭거를 규탄한다!>
 
3월 12일 대한민국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하고야 말았다. 국가변란적 상황을 초래한 그들을 보며 우리는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전북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들은 국민의 의사를 외면하고 총칼 없는 쿠데타를 일으킨 야당의 횡포에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탄핵안을 가결시킨 야당 국회의원들이 과연 이 나라와 국민이 안중에나 있는지 묻고 싶다. 앞으로 벌어질 국가적 혼란은 전적으로 정략적 탄핵안을 가결시킨 야당 국회의원들의 몫이 아닐 수 없다. 정치적 생명이나 근근히 이어가려는 그들이 탄핵안 가결에는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그 무모하고 얄팍한 정략적 의도는 곧 자멸로 돌아갈 것이다.
탄핵안을 즉각 철회하지 않는다면 전북 민족문학작가회의는 독자적으로는 물론, 민주 사회을 갈망하는 모든 시민단체와 연대하여 저들의 반국민적 폭거에 맞서 싸울 것을 분명히 밝힌다.



*3월 12일, 인천지회 시국 성명 <국민을 볼모로 한 정치도박집단의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소위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인 국회에서 일어나고 말았다. 자기 당과 집단의 끝없는 탐욕을 추구하는 수구세력이 일사분란하게 결집하여 민주주의로 가장한 채 국민의 이름을 팔아먹으며 국사를 폭력적으로 유린하였다.
3월 12일 한낮에 일어난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사태는 비리와 추문과 무능으로 얼룩진 16대 국회, 이 치졸한 정치도박집단들이 벌인 국민에 대한 극악한 테러행위이며, 참여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살해이다.
인천작가회의는 오늘 이 사태를 보면서, 진정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알고, 국민의 편에 서서 참다운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진보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바이다. 이를 위해 인천작가회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나가면서 국민의 고통을 무시한 수구세력의 정치적 음모를 분쇄해나가면서 참다운 진보정치 실현에 적극 동참해나갈 것이다.



*3월 12일(금)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해 젊은작가포럼의 긴급토론회록

일 시 : 2004년 3월 12일 금요일 오후 6시
장 소 :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
참석자 : 김형수, 정도상, 고영직, 전성태, 김지우, 고명철, 오창은, 김 근, 옥노욱, 김신우, 김종광, 모순영, 신용목, 안현미, 손세실리아, 김은경, 류민형, 김종광

<탄핵안가결 이후 상황 보고>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작가회의 긴급 성명서 발표에 대해서.
 긴급성명서(3월 12일자)를 냈으나, 빨랐던 만큼 내용에 문제가 있었고 민주적의 의견 수련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빠른 시일 안에 내용과 냉철한 분석과 향후 대응전략이 담긴 성명을 내야 할 것이다.
.민족문학작가회의 대변인 자격으로 정도상 회원이 시민단체연석회의에 다녀왔다. 시민단체연석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87년 6월 항쟁 때 청산하지 못한 것들을 청산한다.
 ② 노무현을 찬·반 지지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③ 친노, 반노 전선은 명백히 거부한다. 그러나 진보 대 보수 전선도 썩 타당치는 않다.
 ④ 3월 13일 11시에 비상시국토론회의를 개최한다. 항쟁 지도부를 결성할 예정이다. (항쟁지도부 결성시 작가회의 역할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⑤ 매일 오후 6시에 광화문에서 비상시국토론회의 및 집회를 갖는다.

<토론>
.긴급 토론회를 소집한 이유를 굳이 밝히자면, 3월 12일(금), 현 시각의(오늘밤) 소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일부터는 의미가 소멸한다. 만약 오늘밤 적절한 대응전략을 찾지 못한다면 향후 추진일정만으로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의 지지 여부를 떠나서 87년 이후에 갖고 있던 가치들과 소신들을 무너뜨리는 사건이었다. 합법을 가장한 쿠데타였다.
.합법을 가장한 /'/의회쿠데타/'/다. 지난 대선에 대한불복종이며, 내각제 개헌에 대한 음모가 깔려 있다. 낡은 정치인들의 /'/낡은 풍경/'/이다.
.지난 대선에 대한 불복의 심리와 개혁에 대한 불복이 기저에 확실히 깔려 있다.
.작가회의 내부에서 공유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
.6월항쟁을 통해서 국민이 얻은 것을 입법부가 빼앗아가려고 한다.
.언어의 문제나 가치의 문제 면에서 우리는 참여연대나 다른 시민단체들과는 달리할 필요가 있다.
.몰가치와의 싸움이다.
.탄핵 무효 투쟁에 대한 30% 국민의 냉소를 감안해야 한다.
.성명서보다는 곧바로 행동에 대처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연령층에 구애받지 않는 기구를 결성하자.
.성명서 자체가 전선 자체를 달리할 수 있다. 원로들을 포함한 무게가 실린 성명서를 내자.
.전선 자체는 명확히 하자. 대표적 슬로건을 구체화하자. 예를 들면 6월항쟁의 /'/직선제 개헌/'/과도 같은.
.6월항쟁의 미완으로 남은 부분을 수정하고 개혁해야 한다. 낡은 정치세력 대 ‘6월항쟁당/'/의 승부이다.
.국민지도부 구성이 필요 되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작가회의 어른들을 통해 현 상황을 충분히 더욱 긍정적으로 돌파할 수 있다.
.작가회의 내부는 지금 시점은 몰가치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몰가치/'/에 대한 싸움으로 나가야 한다. 가치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 작가회의 외부는 시민단체에서 발표하는 성명서를 직접 검토하고 도와줘야 한다. 시민사회단체가 언술적으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작가회의에서는 충분히 보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시국은 시간 싸움이다. 대응전략시 최대한 바른 실천이 필요하다. 지도부가 시키면 뭐든지 하겠다.
.작가회의 비상 기구를 소집해야하며, 연대기구는 최소 5명 정도가 필요하다.
.상황 대처는 즉발적인 /'/반응/'/ 보다는 한발 더 앞서 나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언론의 기존 논조를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피켓이나 슬로건은 더이상 효력을 보여주지 않는다.
./'/헌재/'/에 들어가기 전, 여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야 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여론을 4.15 총선과 연계시켜야 한다.
.작가회의 집회를 소집하여 더욱 넓고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연대사업과는 별도로.
.성명서 작성시 젊은작가포럼 회원이 주도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 사회단체가 발표하는 성명서는 많은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적절하지 못한 문구 사용으로 인해 성명서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작가회의 홈페이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의견을 밝혀보자.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홈페이지에 릴레이 연재를 하자.
.자유게시판을 통해 탄핵소추안 가결과 그에 대한 싸움에 대한 모든 것을 에세이로 발표하자.
.노대통령의 기자회견시, 해명성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의 반감을 오히려 더 부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작가회의는 국민들의 민주와 정의에 대한 열정을 회복시키는 데에 노력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응이라 여겨지며, 구체적인 접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감정적인 호소/'/로 4.15총선과 접근할 때는 역효과를 야기한다. 무엇보다도 /'/이성적이 호소/'/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다. 길게 내다보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실무화/'/가 필요하다. 네티즌의 논란을 발췌하여 구체화하자. 젊은작가포럼이 직접 토의내용을 정리하여 기고 (신문, 잡지)하고, 젊은작가포럼 작가 10명이 언제든지 매체를 통해 기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놓자.
.작가회의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농성보다는 토론회를 갖는 게 바람직하다. 토론회를 통해 모아진 내용을 르포나 연재 등을 이용, 집회장 스케치를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에게 알리자.
.젊은작가포럼 회원이 사무국에 상근하자. 상근 회원이 회원을 대상으로 이메일로 발송하여 의견을 모으자.

<정리>
.각 회원들은 모든 종류의 글로써 작가회의 홈페이지는 물론, 기타 매체에 적극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여러 회원들이 릴레이로, 광화문집회 참석기, 탄핵안가결에 대한 시 등 생각 가능한 모든 글을, 홈페이지에 싣는다. 이를 기타 매체에도 적극 옮긴다.
.언론의 태도를 주시한다.
.탄핵소추안 가결과 4.15 총선을 연계한다.
.고문 자문 상임고문을 위주로 작가외부활동에 주력할 수 있는 기구 결성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신뢰감을 얻을 수 있는, 6월 항쟁세력을 결속시킬 수 있는 컨텐츠를 찾아내야 한다.
.이상의 부족하지만 신속히 갖은 토론회를 정리, 보고하여 회원들에게 메일 발송,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여의도 집회, 광화문 집회 등에 작가회의의 깃발을 들고는 아니지만 개별적으로, 꾸준히 늘 다수가 참여한다.
.이상의 긴급토론회를 심화하고 확대하여 구체적인 작가회의의 대내외적인 활동 방안을 마련할 대 토론회를 3월 15일 오후 5시에 갖는다.



*3월 13일, 젊은작가포럼의 성명<‘3.12 탄핵 정변’에 대한 [젊은작가포럼]의 입장>

저 빈 들녘에서‘새로운 싸움’을 알리는 쇠나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속울음인 듯 한없이 은은한 쇠나팔 소리는 점점 봄의 대지를 울리는 천둥소리가 되더니, 새로운 싸움에 나선 자들의 귓전을 때리고 영혼을 울리는 양심의 소리가 되고 있다.
우리 문학의 건전한 양심 세력을 대표하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내 [젊은작가포럼]은 작가적 실존의 무게를 걸고서 3.12 탄핵 사태에 맞서 이 싸움의 최전선에 기꺼이 참여해 헌신할 것을 선언한다. 이 싸움의 본질은 낡은 반민주 세력과 민주 세력 사이의 ‘정체성 싸움’인 동시에, 말[言語]과 가치관의 타락 및 붕괴를 막고자 하는 ‘담론 싸움’이어야 한다.
3.12 탄핵 사태는 민주 정치에서 있을 수도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되는, 이른바 국민의 대의기관이라 칭하는 입법부에 의해 자행된 반국민적 정변(政變)이다. 이로써 4.19, 5.18,1987년 6월항쟁의 역사적 대가를 지불하며, 민주주의와 자유로운 시민 공동체 형성을 ‘타는 목마름으로’ 갈망하고, 그 소중한 가치들의 실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던 시민사회의 오래된 염원은 3월 12일 이날 아침 참담하게도 모욕당하고 말았다. 6월항쟁의 전리품으로 가까스로 얻어내고 지켜온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국회에 잔존한 낡은 세력들에 의해 도둑을 맞고야 만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조차 깡그리 잊은 채, 19세기식 붕당 정치의 부활을 꾀하려는 위험천만한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
[젊은작가포럼]은 이번 싸움이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확고히 제도화하는 싸움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여전히 그 경험이 짧으며, 이번 사태를 역사의 반면교사로 삼아서 제2의 성숙된 도약을 꾀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위해 [젊은작가포럼]은 건강한 시민사회 및 지성 세력들과 연대하여 작가적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 젊은 작가들은 무엇보다 말의 타락 현상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다. ‘민주주의’라는 말은 입 달렸다고 해서 아무나 내뱉는 낱말이 될 수 없다. [젊은작가포럼]은 민주주의란 단지 ‘기념’의 대상이 아니며, 나날의 일상적 삶과 노동 속에서 “계속 싸워나가야 하는 가치”라는 교훈을 뼈저리게 재확인하게 되었다. 우리 젊은 작가들은 불순한 정치적 음모에서 비롯된 말과 가치관의 타락 현상을 막기 위해 기고, 강연, 토론회, 연대기구 참여 등 각종 실천행위를 전개하여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작가적 행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싸움은 시작되었다. 그 싸움의 끝날, 봄의 대지는 ‘민주주의 찬가’를 노래하는 쇠나팔 소리가 온 대지를 울리며 퍼질 것이다.



*3월 15일, 소설가 36인의 시국선언문 <남겨진 6월항쟁의 뒤페이지를 위하여>

지난 3월 12일, 한․민당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을 때, 우리는 백범 김구가 암살되는 그 순간을 떠올렸다. 5.16쿠데타를 떠올렸다. 민주주의의 호흡이 한 순간 딱 멈춰지는 느낌 속에서 친일파의 망령이, 뒤틀린 역사의 기나긴 서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두 눈으로 똑똑하게 목격했다. 비극의 서사를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는가?
서사를 창조하고 기록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 소설가들은 가치의 진정성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몰염치가 합법의 가면을 쓰고 저지르는 폭력을 더 이상 견뎌낼 인내가 우리 내면에 남아있지 않다.
이제 우리는 지난 1987년 6월항쟁이 휩쓸고 간, 그 거리에 다시 섰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6월항쟁의 뒷 페이지를 제대로 기록하지 못했었다. 그것을 엄숙하게 반성하면서 등이 휘는 무거운 작가적 실존으로 6월항쟁의 서사를 진정으로 마무리할 때가 왔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역사는 준엄한 것이다. 우리는 쓰다만 6월항쟁의 뒷페이지를 마무리해야 한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이 어처구니없는 반역사적 폭거는 일제의 식민지배와군사독재에 그 서사의 뿌리가 닿아 있다. /'/탄핵무효ꡑ/'/민주수호/'/의 구호 속에는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이번만큼은 기필코 청산하겠다는 우리국민의 불타는 열망이 담겨 있다. 우리 소설가들은 새롭게 쓰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역사의 다음 페이지를 위해 거리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만날 것이고, 또 기록할 것이다. 우리 젊은 소설가들은 미완의 6월항쟁, 그 뒷 페이지의 서사를 국민들과 함께 장엄하게 마무리할 것이다. 우리세대가 다음세대와 더불어 행복하게 기억하게될 새로운 추억을 위해 우리는 우리시대의 영혼 있는 모든 것들과 기쁘게 연대하고 행동할 것이다.

2004. 3. 15.
 이순원 은희경 방현석 성석제 심상대 한창훈 전성태 김종광 정도상 유용주
 이대환 김하기 공선옥 윤성희 이인휘 표명희 김현영 이명랑 오수연 안재성
 김재호 김형수 김남일 김형경 정지아 송경아 윤효 김별아 조헌용 이만교
 이현수 김지우 이남희 김도연 임영태 하성란(무순)

 
 
*3월 15일, 젊은작가포럼의 <민주당 김영환 의원 작가회의 제명 건의(안)>

‘3․12 탄핵은 6월 항쟁을 통해 이룩한 민주주의 파괴 행위’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위원장 고영직)은 탄핵 시국과 관련하여 12일 저녁 6시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정도상(소설가), 고명철(평론가) 등 34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3․12 탄핵을 ‘6월 항쟁 당시 선배들이 피로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부패정당의 야합으로 파괴시킨 것’이라고 규정했다. 젊은작가포럼은 성숙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문학적 실천을 가속화하기로 의결하고, 6월 시민항쟁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건강한 시민사회 및 양심적 지성 세력들과 조직적으로 연대하여 헌신할 것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내각제 개헌 음모론 등 탄핵을 볼모로 이루어지는 어떠한 정략적 기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결의했다.

‘탄핵 투표 참가는 작가회의 정신에 배치되며, 작가회의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
특히, 12일 <긴급대책회의>에서 시인 김영환 회원의 작가회의 제명 건의 건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참석한 젊은작가포럼 소속 34명은, 현재 본회의 회원이며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인 김영환(안산 상록구) 의원이 탄핵 발의 및 가결에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탄핵 가결 직후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의회민주주의 승리’라는 논평을 발표한 것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하여 헌신’(본회 정관 제1장 총칙 제2조 목적)한다는 본회의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됨은 물론, ‘본회의 품위를 현저하게 손상’(제2장 회원 제8조 2항 자격정지 및 제명)하여 제명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젊은작가포럼은 참석 34명 전원 일치 명의로 김영환 회원 제명 건을 이사회에서 토론 안건으로 채택하여 논의할 수 있도록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기 이사회는 현재 5월에 예정되어 있으나, 본회 정관에 따르면 ‘제적 이사 1/3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제19조 1항 2) 임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
작가정신의 보존과 창조적 역량의 시민사회 환원을 위해
김영환 회원 제명 건의는 현대사회에서 심각하게 위협받는 작가정신의 보존을 위해 불가피한 필연성을 지닌 것으로, 성숙한 시민사회에 뿌리를 둔 작가의 건전한 창조성은 그 역량을 다시 시민사회 발전으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내재된 사명에 따른 것이다.
특히, 작가회의 존립 근거는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하여 헌신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데 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선배 작가들이 헌신적으로 희생했던 민주주의 가치를 보존하고 지속시키는 일은 본회 회원의 중요한 의무라는 점을 재확인하자 하는 것이다.



*3월 16일, 젊은작가포럼이 김영환 회원에게 보낸 소명의 글 <3.12 탄핵 및 그후 논평에 대한 해명 요청>

1. 민족문학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은 3.12탄핵 시국과 관련, 12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긴급대책회의를 갖고서, 3.12탄핵은 ‘6월항쟁 당시 선배들이 피로써 이룩한 민주주의를 파괴시킨 행위’라고 규정하고, 6월 시민항쟁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건강한 시민사회 및 양심적 지성 세력들과 조직적으로 연대하여 헌신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1. 이와 관련, 두 차례 모임에서 본회 회원(시인)이며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인 김영환의원께서 탄핵 발의 및 가결에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참여하는 등, 탄핵 시국과 관련된 김영환 의원의 행적이 “사회의 민주화를 위하여 헌신”(정관 제1장 총칙 제2조 목적)한다는 본회의 설립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1. 특히, 민통련 등 재야 시절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서 투쟁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에 입문한 후에도 시인의 멋과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던 것을 아는지라 우리 젊은 작가들은 이번 탄핵 파동에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실망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김영환 의원께서는 무엇보다 우리 젊은 작가들을 비롯해 작가회의 어른들과 더불어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의 부당성을 설파하며 반대농성에 함께했고, 특유의 평화철학에 대한 소신으로써 <이라크전 파병 반대>를 주장하셨던 사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 젊은 작가들은 이번 시국과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억누를 수 없다는 점을 밝혀드립니다. 그럼에도 우리 젊은 작가들은 탄핵 가결에 적극 참여하고 대변인으로서 탄핵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논평을 한 김영환 의원의 행동이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민주주의 가치의 부정’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는 점을 밝혀드립니다.

1. 이에, 우리 「젊은작가포럼」은 김영환 회원에 대한 <제명 건의안>을 작가회의 이사회에 공식 토론 안건으로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정기 이사회는 현재 5월에 개최 에정에 있으나, 본회 정관 제19조 1항2에 의하면 ‘제적 이사 1/3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임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드립니다. 우리는 3.12 탄핵 시국과 관련해 김영환 의원이 3월 25일(목) 오후 6시까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해명서>를 서면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해명서>의 답변 여부 및 내용 수위에 따라 이사회에 적절한 조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드리는 바입니다.

1. 참고로 ‘자격정지 및 제명’에 관한 규정을 담은 본회 정관 제8조 2항에 따르면, “본 법인의 정관을 위배하거나 품위를 현저하게 손상시킨 회원은 소명절차를 거쳐 이사회의 결의로써 회원의 자격을 정지할 수 있으며 자격정지된 회원이 3개월 이내에 자격을 회복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을 때는 이사회의 결의로써 제명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 주지하듯이, 민족문학작가회의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습니다. 저 1974년 11월 18일 유신체제의 폭압을 뚫고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하여 헌신했던 자유실천문인협회의 정신”은 창립 30주년을 맞는 올해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각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아마도 그 정신이란, 우리 젊은 작가들은 6월항쟁 때 발화된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 가치의 완전한 자기 향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품어봅니다.

1. 다시,‘존경하는 선배’로 김영환 의원께서 돌아오시기를 우리 젊은 작가들은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3월 17일, 김영환 회원이 자진 탈퇴 의사를 밝힌 <민족문학작가회의를 떠나며>

민족문학작가회의는 항상 저의 자랑이고 자부심이었습니다. 회원들과 나누던 깊은 우애와 존경은 지친 삶에 생기를 불러오는 힘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민족작가회의를 잠시 떠나려 합니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저의 선택으로 민족작가회의 회원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저의 선택과 이번 탈퇴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도 밝혀두겠습니다.
선거법 위반, 측근비리의 공범여부, 경제정책의 실패 등을 이유로 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은 헌재가 판단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이번 탄핵은 실정법 차원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그 추운 겨울날 목이 터져라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것은 국민통합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정치의 도덕성이 회복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무현 후보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그런 국민들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통합의 정치는 없어지고 갈등의 정치만이 존재했습니다. 국민을 보고 정치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수의 정치, 대결의 정치였습니다. 51%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라면 49%의 소외는 당연시되었습니다.
그분의 결단은 항상 동지마저 적과 아군으로 분리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수구세력의 본산인 한나라당에 몸담고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의원들도, 그분이 그토록 비난했던 후단협에 참여했던 의원들도, 그분이 만든 권력의 우산 속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개혁세력이 되었건만 이 땅의 민주화와 개혁의 정통을 지켜왔던 민주당을 지키려고 했던 분들은 어느 날 갑자기 반개혁세력, 부패세력, 기득권세력으로 전락되고 말았습니다.
도덕과 양심도 상대적인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불법대선자금도 한나라당보다만 적게 받으면 깨끗한 것이 되었습니다. 비리도 그분과 가까운 분들의 비리라면 기꺼이 관용과 이해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민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던 햇볕정책에 대한 특검 수용은 투명성 확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생명과 인류의 양심을 담보로 한 이라크 파병은 실용주의 외교라는 이름으로 통과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은 수구냉전세력과의 추악한 공조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동의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분의 이분법적 대립과 선동 우선의 정치를 더 이상 묵인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의 인식과 ‘민족문학작가회의 산하 젊은작가포럼’ 여러분들의 인식 사이에는 많은 간극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정치적 견해의 차이가 제 삶의 존재적 근거였던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일원이었음을 부정당해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탈퇴를 결심했습니다.
지금 ‘탄핵반대는 무조건적 악이고 탄핵찬성은 무조건적 선’이라는 이분법적 광풍이 대한민국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저와 ‘젊은작가포럼’ 사이의 간극은 이 광풍이 잦아든 후에야 극복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옳고 그름은 역사만이 판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긴 시간동안 저는 저의 정치적 판단보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일원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더욱 괴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괴로움도 제 소신의 산물이라면 기꺼이 껴안고 가겠습니다.
민족작가회의의 무한한 건승을 기원하며....
2004년 3월 17일, 김영환 드림


3. 오프라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은 가능한 모든 매체에 많은 글을 발표했으나, 이하의 글들은 주로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것만 정리한 것임.




*3월 12일, [한겨레신문], 김형수 사무총장이 의회의 탄핵 발의에 대하여 민족문학작가회의 성명서 차원에서 게재한 칼럼 <입법부여, 입법부여! 이제 제발 잠 좀 들어라>

권력의 그림자들이여! 인간의 얼굴로 돌아오라
정치인들은 국민을 능멸하면서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한다. 얌전히 표현해 전략적 언어이고, 사납게 말해서 기만적 언어이다. 시는 인간에게 이 같은 언어를 경멸하도록 훈련시킨다. 진심이 아닌 야심의 언어! 나는 언젠가 그것이 샘솟는 권력의 기슭을 목격한 적이 있다. 십수 년 전 어느 직급 낮은 사내가 까마득한 장관과 속삭이는데, 도대체 무엇이 삼엄한 서열을 무너뜨렸을까 사내는 당당하고 장관은 말할 수 없이 저자세였다. 각하의 심정이 몹시 상해 있다고 말하자 장관은 의자가 꺼져라 숨쉴 뿐이다. 텔레비전 화면에 대통령이 나왔는데 아무런 속내도 읽을 수 없었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명백히 ‘투명 커튼’이 쳐 있었다. 그 그늘에서 정치 곤충, 행정 곤충들이 서식하지만 백성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장관과 국장 사이, 국장과 과장 사이, 과장과 계장 사이에도 그런 게 있다. 하여, 대통령의 뜻이 말단 공무원에 닿기까지 수십 번씩 세탁해대는 권력의 커튼은 몇 겹이나 될까 그 밑을 포복하느라 행정언어들은 기형이 돼버렸다. 교활한 통로와 짓궂은 복도, 수많은 비상구를 감춰둔 언어, 모국어임에도 측근이란 자들의 통역이 없으면 알아먹을 수 없는 언어, 실존의 때가 묻지 않아서 꿈도 상처도 기쁨도 절망도 스며들지 못하는 언어, 국민의 창조력과 상상력을 소외시키는 문화범죄의 첨병이 된 언어,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는 그것이 지켜왔다.
아무리 이상적인 제도도 권력의 커튼이 가리고 있으면 부패 타락한다고 인류에게 선포한 사람은 고르바초프였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라는 말로 좌파니 우파니 진보니 보수니 하는 식상한 표어들을 등지고 20세기의 정치 지평을 넘어 버렸다. 한국정치사가 울어야 할 곳은 이 대목이다. 정치개혁, 부패청산, 경제발전, 빈부격차 해소…. 해방 후 지금까지 출몰한 모든 정치세력이 똑같은 말을 구사했다. 이승만에서 김대중까지 그 하늘과 땅만큼이나 먼 통치 권력들이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말로 국민을 상대했는가 반드시 이 모국어 파괴의 언덕을 넘어야 통치자와 국민이 얼굴을 보면서 손짓할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을 찍은 국민에게 돌려준 것이 있다면 바로 통치자의 표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그는 헌정 이래 단 한번의 미풍으로도 건드려 본 적이 없는 ‘전략적 언어’의 커튼을 스스로 걷어 버렸다. 강릉 아바이도 무등산 아재도 부산 자갈치 시장 아지메도 노무현 시대에야 비로소 제 나라 대통령이 신명을 내는지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어떤 세상으로 가자는 건지, 그 가치지향성이 취약하다는 단점까지도 빤히 들여다보였다. 시장바닥에서까지 떨이로 욕을 먹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때 여당과 야당의 선량들은 대통령의 언어가 담지 못한 국가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옳았다. 오늘은 그 최소치의 기대까지도 폭파당한 날이다. 탄핵 분이 삭지 않는다.
나는 지난 몇 개월 간 그들이 한 일을 알고 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특별법을 개악하여 국가의 정통성과 존엄성을 훼손했고, 문예진흥법을 볼모로 문화예술계를 절망시켰다. 그러고도 여전히 가면의 언어로 민족사를 모독하는 입법부여, 입법부여, 입법부여, 입법부여. 이제 제발 잠 좀 들어라!



*3월 12일, [오마이뉴스], 김근 <여의도 스케치>

버스에서 내려 국회로 걸어가는 밤길에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였다.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 손에 촛불에 그린 종이컵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그들이 걸어오는 쪽에서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함성소리는 불켜진 빌딩들 위로 오르기도 하고 길과 차들과 사람들을 적시기도 하면서 우리에게 오고 있었다. 평론가 오창은이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말했다. 시인 안현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옆엣사람의 팔짱을 꼈다. 낮부터 이곳으로 달려오고 싶었다는 소설가 김신우의 목소리에도 이제야 생기가 돌았다.
건물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몇 무리의 전경들 사이를 지나자 수많은 촛불이 일렁이고 있었다. 국회 앞에서부터 여의도 공원 앞까지 인도며 차선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촛불에 비쳐 환했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곳에는 넥타이를 맨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앉아 있었다. 정장 차림의 그들도 보도블럭 바닥에 앉아 손에 손에 촛불을 들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성 하나가 일어서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촛불을 우리에게 건넸다. 그의 눈빛이 빛났다.
“신한국당 이름만 바꾼 딴나라당…딴나라로 가버려라” 국회를 풍자하는 노래가 퍼져 나왔다. 무대차에서는 대학생들이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앉은 쪽에서는 무대차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모두들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고 어깨를 들썩였다. 뒤이어 진행자가 말했다.“전경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신들의 가장 윗사람이 대통령인데, 그래서 자신들이 지켜야 할 사람도 대통령인데, 대통령을 몰아내는 사람들을 막지 않고 대통령을 몰아낸 사람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막아야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입니다. 지금 수고하는 전경들도 우리와 한 마음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이 더욱 크게 환호했다. 진행자는 덧붙였다. “우리의 낮은 비참했지만 여기 모인 우리의 밤은 아름답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일제히 촛불을 들어올렸다. “국회 해산! 국회 해산!”
무대차가 보이는 앞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진행자가 <바위처럼> 합창을 제안했다. 사람들이 모두 일어섰다. “바위처럼 살아가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친대도…” 한 목소리로 사람들은 노래를 불렀다. 앞쪽의 대학생들이 노래에 맞춰 선 자리에서 율동을 하는 게 보였다. 사람들도 그 신명에 몸을 맡겼다. 가수의 힘찬 목소리가 이어졌다.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불나비>였다. 우리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40대 남성의 목에 힘줄이 돋았다. 그의 눈시울이 젖는 게 보였다. <바위처럼>과 <불나비>가 한 자리에서 뜨겁게 만나는 자리에서 가수는 탄핵이 국민의 뜻이라며 여론을 왜곡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구호를 선창했다. “우리가 국민이다!” 사람들이 모두 외쳤다. “우리가 국민이다! 우리가 국민이다!” 절규였다. 거대한 절규가 여의도의 어둠뿐인 밤하늘로 퍼져나갔다.
집회가 정리될 무렵 거대한 촛불의 덩어리를 빠져나왔다. 화장실을 찾던 중에 불 켜진 한 공사 건물이 눈에 띄었다. 경비원이 “남자는 오른쪽 여자는 왼쪽입니다” 하며 안내를 했다. 우리 앞에도 사람들이 다녀간 모양이다. 화장실에서 전경 하나와 마주쳤다. 우리는 말없이 오줌을 누었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났을 그의 얼굴은 아직 앳돼 보였다. 20대 초반인 그에게 지금 이 역사는 어떤 무게로 느껴질지 잠시 생각했다. 로비에는 커피가 마련되어 있었다. 공사 사장이 전경들과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경비원이 말했다. 우리는 함께 커피를 마셨다.
무대차 뒤를 돌아 한나라당사 앞을 지나왔다. 전경들이 당사 앞을 몇 겹으로 막고 있었다. 낮에도 집회에 나왔던 소설가 전성태는 이곳에서 작은 실갱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분을 참지 못해 한 사내가 당사 유리를 향해 돌을 던졌단다. 전경들이 붙잡는 것을 보고 전경들을 달래며 사내를 데려왔단다. 그 자리에서 차마 아는 체는 못했지만 그 사내는 대학 선배였더란다. 한나라 당사 앞 벤치에 노숙자 하나가 술에 취해 알 수 없는 말을 뱉어내고 있었다. 국회의원들 대신 불 꺼진 당사 앞에서 전경들이 노숙자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집회가 정리되고 사람들의 물결이 지하철 역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회사 일이 많은데도 이곳으로 달려왔어. 안 오면 미칠 것 같더라구.” 직장동료끼리 집회에 참가한 듯한 사람들의 무리에서 한 사내가 뱉어낸 말이었다. 그의 얼굴에선 울분과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았다. 오후에 한 택시기사는 탄핵 소식을 듣고 앞차와 부딪힐 뻔했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을 해서도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딸을 대학에 못 보냈다는 그의 뒷모습이 아팠다. 종일 멍하니 일이 되지 않는다며 일을 접고 쓴 소주나 한 잔 해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택시에서 내리는 내게 “희망을 버리지 맙시다” 하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사람들의 물결에 몸을 맡기며 그가 말한 ‘희망’ 때문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3월 13일, [오마이뉴스], 실천문학 집들이에서의 40명 문인의 코멘트

3월12일 저녁 6시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는 계간문예지 <실천문학>의 새 사무실 개소를 축하하는 /'/잔치/'/가 열렸다.
하지만 이날 잔치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전격 통과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탓에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자리였다.
엄혹했던 80년대 펜과 붓으로 시대에 저항해온 작가들은 탄핵안 가결을 /'/의회의 폭거/'/로 규정하고, 야당에 대한 성토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여기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quot;역사를 후퇴시킨 폭거는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quot;
- 조정래(소설가)
&quot;정치는 본래 정치(正治)를 의미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현실정치’라는 말을 써오며 그것을 正治와 다른 차원의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이 두 차원의 정치현상이 한 차원으로, 즉 正治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한다. 탄핵을 당하더라도 소신과 기질을 굽히지 않은 노무현을 사랑한다.&quot;
- 황광수(문학평론가)
&quot;한나라당, 민주당, 거 신나는(?) 친구들이네.&quot;
- 안종관(시인)
&quot;세상의 모든 사건과 사고는 생명의 살림에 복무한다. 탄핵사건도 그것의 하나이다. 우리는 이제 생명을 살리는 옳은 길을 볼 것이다.&quot;
- 이경자(소설가)
&quot;때는 왔다. 일거에 밀어내자.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저 묵어자빠진 것들!&quot;
- 이은봉(시인)
&quot;국민을 너무도 우습게 아는 당신들. 역사의 심판 운운하기 전에 내가 먼저 용서할 수 없다!&quot;
- 김창규(시인, 목사)
&quot;민주주의의 조종(弔種)을 울린 자들에게
단 한 줄 한 자도 시도 아깝다
그러나 오늘 피 묻은 붓으로 한 줄 써 둔다
화중생연(火中生蓮)&quot;
- 홍일선(시인)
&quot;탄핵! 이거 공상소설인가? 소설가 밥줄 끊지 마라!&quot;
- 이상락(소설가)
&quot;청산 없는 개혁은 없다! 지금이 기회다! 국정원 당신들 뭐하냐? 저 거짓 세력들 내란음모죄로 구속하라!&quot;
- 김영현(소설가)
&quot;의사당 밖으로 끌려나간 것은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우리 모국어였으며, 끌고간 자들은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집단적 히스테리의 언어이고 맹목의 기계들이었다. 이날이야 말로 인간의 얼굴을 한 언어들이 새로이 빛 속에서 우뚝 서는 날이었다. 집단적 광기, 그 현장을 박수치며 환호하는 자들의 뻔뻔스러움이라니!&quot;
- 강형철(시인)
&quot;3월 12일 은 국치일이다! 꽃 피는 봄날, 곧 태어날 생명들에게 이 땅에 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quot;
- 박남준(시인)
&quot;1961년 군사 구데타가 일어났다. 원흉은 박정희다. 1979년 또 다시 군사 구테다가 일어났다. 원흉은 전두환과 노태우다. 2004년 3월 12일 의회 쿠테타가 일어났다. 원흉은 조순형, 최병렬, 홍사덕 외 193명이다!&quot;
- 김해화(시인)
&quot; 역사는 알고 있다. 우리가 과연 누구의 음모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는가를!&quot;
- 이승철(시인)
&quot;보수반동 수구세력이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이루어 놓은 나라를 망쳐놓았다. 치욕의 날을 잊지 말자! 자손만대에 전하자!&quot;
- 이재무(시인)
&quot;나는 총을 들고 싶었다!&quot;
- 임동확(시인)
&quot;국민의 힘으로 국회를 해산하자!&quot;
- 현준만(문학평론가)
&quot;슬퍼하거나 분노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의 이름을 새긴 커다란 힘이 파도처럼 우리에게로 밀려옵니다.&quot;
- 김수열(시인)
&quot;시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시인은 결코 음모스럽지 않습니다.
거울 속의 당신 모습은 어떤지요? 김영환 국회의원 당신은 시인인가요?&quot;
- 조태진(시인)
&quot;국민을 열받게 하는 탄핵정치! 미친 정치! 우리 힘으로 미친 물결을 되돌려 놓아야 한다!&quot;
- 김인호(시인)
&quot;우리동네‘농부’는 부패한 수구세력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고‘탄핵한 놈들의 거시기’에 똥물에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부디 국민의 뜻을 받들라!&quot;
- 윤동수(소설가)
&quot;진짜 도적이 누구를 단죄한단 말인가. 멀지 않아 천지가 바뀌는 놀라운 일이, 신선한 바람이 이 땅에 몰아칠 것이다!&quot;
- 박선욱(시인)
&quot;이제 다시 전쟁이다! 수구와의 싸움이 비로소 시작되었다.&quot;
- 정우영(시인)
&quot;탄핵안 가결은 냉전 수구세력의 자폭이다!&quot;
- 김재용(문학평론가)
&quot;미완의 6월 항쟁을 완성시키기 위한 전선에 다시 집결할 것을 역사는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quot;
- 방현석(소설가)
&quot;노병은 죽지 않았다. 87년 그날처럼 다시 전선으로!&quot;
-김재호(소설가)
&quot;푸른 하늘을 더럽게 만든 인간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외려 부끄럽도다! 힘을 내자, 동지여!&quot;
- 박문수(시인)
&quot;기억하라! 5적이 아닌 193적을!&quot;
-박철(시인)
&quot;도시락 폭탄 맞아 싼 한나라당과 헛갈리는 민주당이 빚은 가여운 불륜의 결정판!&quot;
- 김해자(시인)
&quot;이제 씌어지지 않은 6월항쟁의 뒷페이지를 장엄하게 기록할 때이다.&quot;
- 정도상(소설가)
&quot;의원님들, 스스로 판 무덤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것을 축하드립니다!&quot;
- 이원규(시인)
&quot;아내도 울고 딸도 울었다. 2004년 3월 12일 밤. 내 기도는 통곡이었다!&quot;
- 박영희(시인)
&quot;탄핵! 탄핵! 탄핵정국이 평범하게 살아온 소시민을 일순, 애국자로 만들었네.&quot;
- 손세실리아(시인)
&quot;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싸움에서 우리 모두에게 힘을 주시길!&quot;
- 이선옥(문학평론가)
&quot;다시, 그 거리에 나는 서 있다. 저 빛나는 ‘6월항쟁’의 거리….&quot;
- 고영직(문학평론가)
&quot;양복 입은 쿠테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진압시킵시다!&quot;
- 문동만(시인)
&quot;누가 누구를 탄핵한단 말인가. 더 이상의 부끄러운 짓거리를 멈추라!&quot;
- 고명철(문학평론가)
&quot;탄핵당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국회의원들이다. 그들이 뭔데 함부로 이 나라를 뒤흔드는가.&quot;
- 서성란(소설가)
&quot;날치기 통과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인가?&quot;
- 최기순(시인)
 


*3월 13일, [한겨레신문], 안도현 <울지마라, 대한민국>

2004년 3월 12일을 죽음이라 부르자
막 꽃 피우려고 일어서던 꽃나무를 주저앉히는
저 어처구니없는 폭설을
폭설의 검은 쿠데타를
달리 뭐라 말하겠나, 죽음이라 부르자

이건 아니다
지붕이 무너졌다
서까래가 내려앉았다
도란도란 민주주의의 밥을 끓이던 부엌도 까뭉개졌다
냄비도 그릇도 국자도 숟가락도 파묻혀 버렸다
이건 아니다 백 번 천 번 양보해도 이건 아니다
거대한 눈보라의 음모,
미친 바람의 장난,
아아 끝까지 막아내지 못하고
쓰러져 숨을 헐떡이는
슬픈 두 눈의 대한민국을 죽음이라 부르자
하지만 2004년 3월의 죽음을
다시 겨울에게 넘겨줄 수는 없는 일
뜨거운 키스를 나누기도 전에
사랑을 끝낼 수는 없는 일
채 한 줌도 안 되는 금배지들보다는
우리가 힘이 세다
국민이 힘이 세다
삽을 든 자는 삽으로 검은 눈더미를 치우자
펜을 가진 자는 펜으로 정면 대응하자
돈을 가진 자는 돈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우자
빈주먹밖에 없는 자는 빈주먹으로 저항하자
사랑해야 할 것과
결별해야 할 것이 분명해졌으니
울지 마라, 대한민국!
울지 마라, 대한민국!



*3월 13일, [오마이뉴스], 박 철 <기억하라! 갑신 193賊>

손이 떨리고 가슴이 무너지고
땅과 하늘이 뒤집히는 어둠의 계곡
거기 어둠을 즐겨
미소짓고 있는 자들
기억하라
기억하라! 갑신 193賊
민중을 밟고 늙은 이 젊은 이
손짓 고운 아이들의 눈물까지 먹고사는
더러운 것들 저
더러운 것들!
통일을 밟고 화합을 뭉개고
자유와 평등 위에 군림하는
어둠의 자식들
거리에 서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택시 운전을 하다가 일터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밥을 먹다가 건널목을 건너다가 책을 보다가
흐르는 눈물
왜 왜 왜
왜 그들은 우리를 버리는가
왜 그들은 우리를 우습게 아는가
왜 그들은 우리가 힘이 없다 믿는가

이제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힘주어 말할 차례다
너희는 가라 떠나라
너희들의 나라로!
이 땅은 오랜 눈물의 땅 유형의 땅
이제 더 이상 어둠과 눈물은 거부할지니
가라 너희의 환락으로
깊은 강물처럼 역사는 흐른다
그리고 역사는 말한다
기억하라! 기억하라!
언제까지나 기억하라 갑신 193賊!


*3월 15일, [한겨레신문], 문순태 <국회의 칼 총선 때 빼앗아야>

지금 한국이 불안하게 삐걱거리고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충격과 파장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경제·사회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탄핵소추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날로 더 높아가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는가 하면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탄핵 불복종을 선언했다.
많은 국민들은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가 국회 안에서 시들어가고 있음을 개탄했다. 어쩌다가 우리 정치가 ‘막가파식’ 깽판으로 추락하게 되었는가. 어쩌다가 우리 정치판이 이성을 잃고 앙칼스러운 동물적 본능만이 살아남게 되었는가. 이제 더이상 정치권에 무엇을 기대할 수가 있겠는가.
문제는 이같은 사회적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이 소용돌이는 최소한 총선 전후가 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계속되리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탄핵안이 가결되면 경제불안으로 사회가 혼란스럽게 되고 국가가 위기를 맞게 되리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같은 결과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유치한 승부수를 두게 된 것이다. 이것은 계산된 정치놀음일 수도 있다. 나라와 국민은 뒷전에 둔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이판사판으로 판을 뒤엎어버린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마치 노름판에서 가진 것 모두를 걸고 단판으로 내기를 하는 ‘막걸기’와 같은 행태를 보여주었다.
정치권에 뭘 더 기대하겠나국민들은 앞으로 탄핵정국이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기에 더욱 불안하다. 걱정스러운 것은 경제보다는 국론분열이다. 친노 대 반노간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보수 대 진보, 세대간, 계층간의 대립이 기세 싸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소모적 갈등이 확대된다면 탄핵정국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 분명하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 탄핵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70%의 국민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를 가정해본다면 눈앞이 캄캄하다.
경계해야 할 것은 권력분점을 위한 개헌과 총선연기론이다. 권력중심이 청와대에서 국회로 옮겨졌다. 대통령 탄핵소추도 가결했는데 권력을 장악한 국회가 무엇인들 못하겠는가. 이제 비위에 맞지 않은 장관을 갈아치울 수도 있고 막무가내로 개헌을 추진할 수도 있으며 불리하면 총선을 연기할 수도 있다. 야당이 각오하고 한번 빼어든 칼인데 쉽게 집어넣을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만약 임기말 국회가 자신들의 시한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칼을 마구 휘두른다면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는 다시 어둠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이제 모두가 냉정을 되찾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의 문제는 법적인 심판을 기다리게 되었다. 정치권은 멀찍이 뒤로 물러서서 겸허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그 누구도 헌재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은 정쟁도 삼가야 한다. 정치인은 당분간 국민들 앞에 나타나지도 말아야 한다. 아무도 그대들 낯짝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헌재결정 겸허히 기다려야헌재는 신속하고도 명쾌하게 법리적 심판을 해야 할 것이다. 헌재는 원칙적인 법리해석은 물론 국민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라는 시대적 법감정을 읽어야 한다. 탄핵사유가 성립되는지부터 꼼꼼하게 심리하고 어떻게 하면 이 혼란을 빨리 수습하여 실질적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헌재가 국민여론을 외면하고 정치적 해결을 선택할 경우 정국혼란은 가중될 것이며 우리는 사상 초유의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국민들도 냉정을 되찾고 심판을 준비해야 한다. 국회가 휘두른 칼을 국민의 심판으로 빼앗아야 한다. 이 사태를 국민의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4·15총선 때 준엄한 심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는 발전적 변화를 위한 값진 진통으로써 이 땅에 실질적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칼자루를 쥔 것은 국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도덕적 민주사회의 새로운 정치이다.



*3월 16일, [한겨레신문], 조정래 <대한민국은 건재하다>

“대한민국이 망하는구나! …”
60대 남자가 이런 소리로 슬피 통곡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국회의사당 앞에서였다. 양복을 입은 채 대로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주름진 얼굴에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텔레비전 화면에 클로즈업된 그 남자의 구슬픈 통곡은 날치기 통과된 탄핵안을 대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때 이미 탄핵안 통과를 규탄하는 사람들은 여의도로 광화문으로 무리지어 모여들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매스컴에서 신속하게 벌인 여론조사 결과 탄핵안 통과를 반대하는 국민이 70%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도하고 있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건, 국민을 위해서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강변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치사기 집단임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수적 우세만을 무기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역사를 뒤엎은 두 당의 만행을 엄중히 심판하는 것이었다. 처음 탄핵안이 발의되었을 때부터 국민들은 평균 67%의 반대의사를 표출시켜 왔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그런 국민의 뜻을 묵살하고 짓밟아버려 더 강력해진 분노의 심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 무서운 위기 앞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다시 두번째 음모를 꾀할지도 모른다. 총선 연기 시도가 그것이다. 벌써 그런 소문이 퍼지고 있다. 만약 그들이 두번째 음모를 시도하려고 하면 그날이 바로 그들 스스로 자기들 목을 치는 정치적 사형 집행일이 될 것이다.
두 당이 오만불손한 완력으로 탄핵안을 통과시켰으니 꼭 확인해야 할 사실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과연 탄핵을 당할 만큼 나쁜 짓을 했는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어리석을 만큼 순수하게 권력 민주주의 실천에 나섰다. 그것이, 대통령 권력의 3대축이라고 하는 국정원·검찰·경찰을 그전처럼 틀어쥐지 않고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말로만 반복되어온 3권 분립을 현실화하려고 노력했다. 그 일은 한마디로 대통령의 권력을 스스로 축소하는 이변이었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부자가 될수록 돈을 탐하듯 인간의 역사 속에서 모든 권력자들은 권력을 잡는 그 순간에 권력을 더 키우고자 욕심냈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 탐욕에 치여 비극적 종말을 맞이했다.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자신의 권력을 줄여 민주국가의 틀을 바르게 세우고자 한 사람이 있었던가. 노무현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런데 두 야당은 그런 대통령이 허약해졌다고 깔보고 자기네 잇속을 위해 내쫓으려고 들고일어난 것이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만용이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위기인가 대한민국은 망하고 있는가 그런 느낌은 국회에서 폭거가 일어나던 그 순간이었을 뿐, 며칠이 지난 대한민국은 튼튼하게 건재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인가. 일제 36년의 뼈저린 수난을 이기고, 6·25의 피어린 참극을 견디고, 전쟁의 초토화가 남긴 가난을 헤쳐냈고, 하루 16시간의 노동 속에서 눈물의 빵을 먹으며 경제를 일으키고, 고문의 지옥과 분신의 저항 속에서 30년 군부독재를 물리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러한 조국을 어찌 강건하게 지키지 않을 수 있는가. 이번 사건은 국가 위기가 아니라 참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가는 계기다.
우리는 침착하게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자. 경륜과 지혜를 두루 갖춘 재판관들은 분명 새 역사의 문을 열 것이다.



*3월 16일, [오마이뉴스], 임영태 <대통령은 동창회장 같으면 안 되는 걸까?>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의 능력, 참여 정부의 개혁 논리에 대한 공감이나 반대, 지난 일 년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만족이나 불만, 견해 차이 좁혀지기 힘든 이런 문제들은 잠시 접어두고 우선 이 점을 한번 이야기해 보자. 대통령은 동창회장 같으면 안 되는 걸까?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며 한 동창회장이 투덜거린다. /'/내 딴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알아주는 사람은 없고 다들 불평만 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남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다 우리 동창회 잘 되게 해보려는 건데 해도 너무들 한다. 정말이지 동창회장 못해 먹겠다./'/
 이러면 옆에서 듣는 사람들은 대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혹 그 동창회장이 열심히 했다는 자신의 말과는 달리 정말 욕먹을 짓을 많이 한 형편없는 작자일 경우라도 넋두리하는 것 자체를 동창회장 답지 않다고 하진 않는다. 동창회장도 사람인 만큼 억울하다고 투덜거리는 말쯤이야 아무튼 서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그 자체를 뭐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은 안 된단다. 어떻게 대통령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느냐고 일부에서 난리가 났었다. 가볍다, 불안하다 하는 말들도 나왔다. 동창회장은 되지만, 동네 이장은 되지만, 상조회 회장은 되지만, 일국의 대통령은 억울하다거나 힘들다는 얘기를 그리 쉽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시 따지려 들고, 즉시 반성하고, 매 사안마다 시시콜콜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려 드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안해 보인단다. 대통령은 그러면 안 된단다.
 그럼 어떻게? 적어도 면전에서는 여유 있게 웃고, 당당하게 지시하고, 자신감 있게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거겠지. 사소한 다툼과 조정은 아랫사람에 맡기거나, 설사 자기 입으로 말하더라도 대등한 급의 인사들이 모인 은밀한 자리에서나 할 일이지 그렇게 전 국민이 듣는 자리에서 /'/징징거리는/'/ 건 품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겠지.
 그래, 그런 초연한 모습들 많이 봐 왔다. 군대에서 부대를 시찰하던 사단장이 애로 사항 있으면 말해 보라고 할 때 갓 전입 온 이등병이 뭔가 건의를 하면 사단장은 의연히 웃으면서 다 들어준다. 그리곤 용기를 내라는 격려까지 해주고 돌아선다. 사단장이 돌아간 후 그 이등병이 어떻게 됐는가는 말하지 않겠다.
 이런 이야기도 생각난다. 박정희 대통령이 지방을 순시하던 중 어느 시장인지 도지사인지가 사소한 결례를 하였는데 박 대통령은 그의 면전에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넘어갔다. 그러나 자기도 모르게 잠깐 눈살을 찌푸리기는 했던 모양이다. 그 찌푸린 표정을 경호원이 놓치지 않고 보았던 모양이다. 박 대통령이 돌아간 후 일개 경호원이 그 시장인지 도지사인지 하는 분의 조인트를 어떻게 했다더라 하는 말도 세세히 덧붙이지 않겠다.
 과연 높으신 분들은 그러했다. 높으신 분들은 결코 국민의 면전에서 화를 내거나 불평을 하지 않았다. 힘들다느니 억울하다느니 하는 촌스러운 항변은 말할 것도 없다. 높으신 분이 어찌 개인적인 감정과 생각을 함부로 노출하여 그 삼엄한 권위에 먹칠을 한단 말인가.
하다 못해 병장이 이등병을 훈계할 때도 상병을 불러 /'/쟤, 교육 좀 시켜야겠다/'/ 하지 /'/좆나게 패버려라/'/ 하지 않거늘, 더욱이 이등병을 상대로 논쟁을 벌이지는 않거늘, 그래, 결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그러고 다녔으니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게 당연했다. 아무도 그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 앞에서 오금을 저리지 않았다. 없는 데서는 나랏님도 욕한다 했는데, 지금 그를 욕하기 위해 은밀한 곳을 찾는 사람은 없다. 노무현이 그 친구, 노무현이 걔, 야당 국회의원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이런 말이 나온다.
 노대통령은 눈앞에서 하는 말과 행동이 전부이므로, 그가 돌아선 후 그의 아랫것들이 조용히 호출할 일이 없으므로, 그에게 한번 대들기 위하여 가족들 안위 걱정 해가며 비장하게 갈등할 필요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체 왜 스스로 자기 권위를 무너뜨리는 걸까? 왜 그렇게 일일이 설득하려 들고, 설명하고 싶어하고, 조금만 이해 받지 못하면 공개토론 하자고 나서는 걸까. 그것도 모자라 재신임까지 받겠다 하는 걸까. 이제껏 이렇게 촌스러운 대통령은 없었다.
 이제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기분이 좋은지 우울한지, 자신감에 차 있는지 힘들어하는지 다 안다. 청와대의 최 측근이나 알던 대통령의 심기를 국민이 다 안다. 그러니 조마조마한 것도 사실이다. 잘 돼 가고 있겠지 뭐, 그래도 대통령인데 무슨 복안이 있어도 있겠지, 이렇게 막연히 낙관하면서 좋은 게 좋은 것으로 생각할 수가 없다.
 대통령의 표정이 어두워지면 뭔가 안 풀리고 있구나 싶어 함께 어두워지고, 대통령이 잘 될 것 같습니다 하면 그제야 겨우 안심이 된다. 그의 말은 액면 그대로인 것이다. 그러니 대통령의 말 하나에 국민들은 일희일비하게 된다. 국민으로 사는 거 쉬운 일이 아니게 돼 버렸다.
 아아, 그러나 말해 보자, 나는 얼마나 이런 대통령을 기다렸던가.
 투표할 수 있는 나이가 되던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줄곧 기다려온 대통령은 한 마디로 연설 원고를 직접 작성하는 대통령, 가끔은 분위기에 고무되어 즉흥 연설도 하는 대통령이었다. 자신의 감정과 논리가 고스란히 들어 있는 연설을 나는 듣고 싶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나는 대통령의 국민담화문이니 신년사니 하는 것에 단 한번도 귀 기울여본 적 없다. 거기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대통령의 마음도 없고 나라 돌아가는 사정도 담겨 있지 않다. 누가 써도 비슷해졌을 구태의연하고 뻔한 문장들만 지루하게 이어진다.
 그러니 내게는 말 한 마디 할 때마다 그 마음의 무늬와 빛깔까지 고스란히 읽혀지는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친근할 수가 없다. 함께 술 한잔 마시고 싶고, 자장면 배달시키며 내기 당구라도 한번 쳐보고 싶은 대통령은 노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는 장막 저쪽에 뜻 모를 미소로 무게 잡으며 앉아 있는 높으신 분이 아닌 것이다.
 인간적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동네 아저씨 같아 편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인간적이라거나 친근한 분위기 같은 게 대통령직에 꼭 필요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나는 진실의 소통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 감정과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 여차하면 공개토론을 벌이자 하고 힘들다는 말도 아주 쉽게 꺼내는 것은, 그가 단순히 통치만 하겠다는 게 아니라 포장되지 않은 자기 내면의 진심 그대로를 갖고 국민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카드를 모두 꺼내 보이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국민을 설득하려 들고, 좀 밀어달라는 부탁도 해 보고, 이해 받지 못하면 곤혹스러워하고, 일리 있는 지적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니까 그건 내가 좀 잘못했던 것 같다/'/고 반성도 아주 쉽게 잘 한다. 그렇다고 순한 것만도 아니고 고집은 또 보통이 넘어서 어떤 일들에 대해서는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이 문제는 일단 날 좀 믿어 보라/'/면서 짜증을 내기도 한다.
 이런 대통령은 분명 영웅적인 지도자는 아니다. 진실하게 소통하고 솔직하게 반성하면서 함께 비전을 논의해 보자고 하는 태도는 이삼백 명의 지인들이 모인 동창회 회장에나 알맞은 태도다. 그러나 말이다, 대통령은 동창회 회장 같으면 안 되는 걸까?
 동창회장과 대통령의 자격 요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천만 명과 사백 명을 상대하는 지도력에는 분명 차이가 있어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만약 추진력이나 결단력이나 비전의 스케일 문제 같은 거라면 노대통령에게 그 점이 결여돼 있지는 않다.
 그룹 총수를 질타하던 청문회 스타로 등장해 3당 합당을 거부한 꼬마 민주당 시절을 거쳐 바보 노무현이란 말을 들으며 지역 감정에 도전했다 실패하고 또 일어나고, 역전의 드라마 같은 경선 과정을 거쳐 대통령이 된 오늘날까지 그의 뚝심과 배포, 단호한 결단력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다만 사천만 명을 상대로 하는 지도자에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다면 바로 앞에서 이야기한 솔직 담백한 소통 방식이다. 노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겐 이러한 스타일이 뭔가 무게가 없고, 즉흥적이고, 변화무쌍하게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이야말로 국가 지도자상에 대한 길들여진 편견 아닐까? 왜 우리는 /'/유연한 정치력/'/을 발휘하는 대신 동창회장 수준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간곡하게 설득하고, 시시콜콜 전후사정을 설명하는 대통령을 가지면 안 되는 걸까. 그런 모습이야말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음 속에서 바라고 있던 인간적 지도자상이 아니었던가.
 만약 그래도 뭔가 미덥지 못하고 가벼워 보인다면 이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어떤 헌신성으로 자신의 권위를 버리고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하여 미안하지만 군대 경험의 예를 한번 더 들어보겠다.
 요즘에야 어떤지 모르지만 내가 군에 있을 때만 해도 졸병들은 구타를 포함해 여러 가지 굴욕적인 모멸감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졸병들은 대개 이런 결심을 한다. 내가 고참이 되면 절대로 하급자를 때리지 않고 인간적으로 잘해 주겠다. 그러나 막상 고참이 되어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우선은 좀 억울한 것이다. 이제 당하는 시절은 다 끝났고 권력을 누릴 일만 남았는데 스스로 그걸 포기하려니 아까운 생각이 든다. 가만있으면 온갖 특혜가 따라붙는데 기존의 관례를 바꾸면서까지 고참의 권리를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차츰 기득권의 맛에 젖어가다가 나중엔 자기가 욕하던 상급자와 하나도 다를 게 없이 생활하게 된다. 대다수가 그렇게 되지만 자신에게 엄정한 사람들은 조금 더 버틴다. 고참의 특혜를 포기하면서 평등하고 자유로운 내무반을 만들려고 애를 쓴다.
 그런데 이렇게 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문제들이 생긴다. 고참이 특혜와 강압을 포기하는 순간 하급자는 무례해지기 시작한다. 무례까진 아니라도 고참의 예우에 소홀해진다.
 강한 절제로 권력의 맛을 포기하면서 그간의 관례적인 모든 악습까지 없애고 나자, 그 대가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예우가 돌아오는 게 아니라 고참과 졸병이 따로 없는 너무 민주적인 내무반이 되고 만다. 때론 고참이 실수 좀 했다고 기어오르는 졸병도 생긴다.
 이때쯤 되면 고참은 추억의 야간 집합을 실시한다. /'/줄빠따/'/가 돌고, 내무반은 다시 권위적인 통치 구조로 돌아간다. 특혜는 몰라도 고참 대접까진 받고 싶었기에, 내무반 전체보다는 아직 자기 입장이 먼저였기에, 자기가 만든 평등 구조를 스스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것까지 넘어서는 사람도 있을까? 없지 않다. 자신에게 불리한 평등 구조를 기꺼이 수용하고, 그래서 가끔 하급자와 티격태격하기도 하면서, 설득하기도, 부탁하기도, 때론 짜증도 내면서, 자기 권위보다는 내무반 전체의 개혁과 새로운 질서 정착에 더 마음을 쏟는 사람도 있다.
 그는 외롭고 불편하다. 권위가 사라지고 평등 구조가 정착되는 순간 사람들은 그게 누구의 인내로 이루어졌는지는 관심도 없이 어쩌다 고참이 한 마디 충고하면 잔소리로 생각하고 혹은 재수 없어하는 것이다. 권위를 포기한 사람이 가장 먼저 그 타격을 받는다. 새로운 질서는 그렇게 스스로 권위를 버린 사람의 쓸쓸함을 딛고 자라난다.
 이 쓸쓸한 고참이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이다. 한번 돌아보자.
/'/검사스럽다/'/라는 수치스런 신조어까지 듣던 검찰이 근래엔 시민에게 보약을 선물 받을 정도로 수사권 독립을 이루어 성역 없는 수사를 펼칠 수 있게 된 것은 검찰 스스로의 노력이었던가?
 노대통령이 검찰을 놓아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노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정권 유지의 칼로 이용했던 검찰을 놓아주었고, 그로 인해 지금은 검찰이 너무 앞서 나간다고 불평을 토하기도 할 정도로 검찰 통제권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
 간단 간단하게 말하자. 노무현 정부가 지금 국정원이나 국세청을 정권 유지에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앞으로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 동안 국민들이 체념하면서 인정해 버리던 불법 선거 자금이나 정경유착의 부패 고리도 앞으로는 상당 부분 없어질 것이다. 어느 간덩이 큰 정치인이 손을 내밀겠으며, 달라한들 줄 기업이 있겠는가.
 무엇보다 앞으로 어떤 대통령이 목에 힘 팍 주고 /'/나, 대통령이야/'/ 하는 태도를 보이면 국민들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현재 노대통령을 가볍게 보든 불안하게 보든, 이제 그를 통해 권위주의의 해체를 경험한 국민들은 다음에 어떤 대통령이 섣부르게 무게 잡으며 국민을 내려다보는 태도를 보이면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소란하고 말 많았던 지난 일 년 동안에 노대통령이 해 놓은 것들이 이런 것이다.
내가 보기에 노대통령을 공격하는 야당, 언론, 경제계, 몇몇 보수 논객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이런 권위주의의 해체다. 이에 대해서는 시인 노혜경이 &quot;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은 그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90% 이상 달성되었다&quot;고 말하며 날카롭게 분석한 바 있다.
 노혜경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의의를 /'/지배계급의 결정적 교체/'/에 있다고 본다. 그리고 현재의 기득권층과는 출신성분이나 가치 지향이 전혀 다른 노대통령의 상징이 그 직설적인 말투에 들어 있으므로 그의 말 한 마디마다 집요하게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그 동안 온갖 특혜를 누리던 귀족적 지배계급이 서민 대통령의 당선으로 시작된 권위주의의 해체로 해서 기득권에 위협을 느끼자 노대통령의 솔직하고 서민적인 표현법에 /'/가볍다/'/ /'/불안하다/'/라는 딱지를 붙여가며 대통령 부적격자라도 되는 양 몰아붙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 노대통령을 가장 집요하게 공격하는 자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하나, 이 사회 속에서 /'/권위/'/라는 게 사라지는 일이다. 실제론 권위주의지만 겉으론 그럴싸하게 권위의 이름을 갖고 있는 것들.
 국회의 권위, 검찰의 권위, 언론의 권위, 기업인의 권위, 학자의 권위...이런 권위의 커튼이 사라지면 아무나 친구하자 맞먹고 기어오를지 모를 일. 그리하여 특혜가 사라지고, 복종이 사라지고, 우러름이 사라진다. 기득권에 젖어 살아온 사람들에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권위 없는 대통령이 아니라 권위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이 권위 없는데 어찌 자신들이 권위를 내세울 것인가. 고상하게 말하면서 고상한 대접을 받고, 무게를 잡으면서 무게를 인정받아야 되는데, 노대통령은 그것을 허물어뜨린다.
그 자체로 존중하고 대접받아야 할 /'/존재 자체적 권위/'/가 없어지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단일한 기준으로 그때그때 판단의 대상이 되고 시비꺼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그들은 두렵다. 권위는 그들의 기득권을 지켜주는 존재 기반이요 보호막이다.
 권위가 해체되면 특권적인 그들만의 나라와 저잣거리 서민의 땅 사이에 경계가 사라져 버린다. 노대통령을 반대하고 공격하는 자들이 그에 대하여 단순한 정적 이상의 거의 원한에 찬 증오심을 보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그렇다, 작금의 상황은 이념이나 정파의 대립이 아니다. 이 대결은 여당과 야당의 대결도, 좌파와 우파의 대결도, 진보와 보수의 대결도 아니다. 최병렬 대표의 말처럼 친노와 반노의 대결인 것은 분명한데, 그것은 개인 노무현이나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권위적인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는 개혁 세력과 귀족적 권위를 방어하려는 세력간의 친노, 반노이다.
이는 그리하여 국민이 니편 내편으로 분열하여 싸울 일 또한 아니다. 보통 사람의 나라를 꿈꾸는 대다수의 국민에 대항하여 소수의, 숫자는 적지만 현실적인 힘은 거대한 기득권 지배계급이 최후의 몸부림을 치는 일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이제 일부 귀족 언론이 교묘하게 오도한 이념 대결 구도에 맞춰 자신의 온건한 의식을 저쪽에 기울어뜨렸던 분들, 지배계급도 귀족적 권위주의자도 아니요 합리적 보수주의자이었을 뿐인 그 분들도 하루빨리 이 참신한 개혁 마당으로 건너와야 할 것이다. 그런 변화가 보이고 있다. 무모한 탄핵 시도가 지금 거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박관용 국회의장님의 /'/자업자득/'/이란 말을 이제 정중하게 돌려드린다.

덧붙임: 이 덧붙임은 글의 서두에 썼어야 했을 것이다. 원래 누굴 비판하는 글을 쓰려면 서두에 먼저 몇 가지 좋아하거나 인정하는 면을 깔고, 옹호하는 글이면 비판적인 시각부터 깔아야 한다. 그건 자기 글에 균형을 잡고 객관적인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기본적인 수사법이다.
그런데 왠지 그런 방식이 구차스러웠다. 그래서 그냥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몇 마디 보태고 싶다. 내가 노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여러 번 실망하고 화가 나기도 했었다는 말을, 그에겐 매우 아슬아슬한 면과 치명적인 한계도 보인다는 것을 아무래도 덧붙여야 겠다. 그럼에도...라는 말을 하기 위하여
그럼에도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결국 신이 아니라 인간 중에서 대통령을 뽑는 것이라고 한다면, 한 인간의 약점과 한계보다 그의 장점과 가능성이 현저하게 앞선다면 그를 밀 수밖에 없다고. 밀면서 같이 가야 한다고.
간단히 말한다.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현실 정치 속에서 노무현도 결국 선의만 인정되는 실패한 대통령으로 끝나고 말 수도 있다. 다시 한번 그럼에도, 나는 이제껏 노대통령 만큼 올곧은 소신과 진정성으로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정치 지도자를 본 적이 없다. 나는 그가 실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3월 17일, [오마이뉴스], 고명철 <가라! 제발, 가라! 죽음의 언어야!>

2004년 3월 12일 백주대낮에 벌어진,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되리라. 국민을 우롱한 의회의 폭거를. 국민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이름을 함부로 팔아먹은 ‘야만의 언어’, 그 광기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보여줄 수 있는가를. 그들은 모른다. 자신들의 언어가 민생과 정치를 살리는 ‘살림의 언어’가 아니라, 근대적 의회의 제도 권력에 안착하려는 ‘속물의 언어’이며, 그들만의 정치를 위한 ‘파시스즘적 언어’이며, 결국 ‘죽음의 언어’라는 것을.
그들은 그토록 어리석단 말인가. 그들의 행위가 얼마나 졸렬하며, 무엇을 겨냥한 것인지, 국민은 그들보다 더 잘 알고 있는데도, 그들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한다. 그들은 아직도 그들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 애써 태연한 척한다. 비록 당장은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겠지만, 차차 그들의 그러한 결정에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갖는다. 뻔뻔함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대체 그들은 정말 모르고 있단 말인가. 국민들이 왜 그토록 분노하는지, 아니 왜 그토록 부끄러워하며, 참담한 심정을 표출하고 있는 것인지.
작금 거리를 메우고 있는 시민의 분노를,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 데 대한 정치적 불만의 차원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말하자면 노무현 대통령을 옹호하자는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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