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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 심포지엄 발제문(안 득)
이름 관리자
첨부 심포지엄_베트남_발제문1.hwp (27.2K)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 심포지엄 안 득 베트남 호치민시 작가동맹 총서기 발제문(한글)


[한?베트남 문학 심포지엄 발제문]

전쟁과 평화 문제와 문학의 몇 가지 의의

Anh Duc / 베트남 작가회의 부총서기

친애하는 한국 민족문학작가회의 지도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작가 여러분!
지난 반세기 동안, 아시아의 두 나라인 베트남과 한국은 큰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비록 세계전쟁의 규모는 아니었을지라도, 폭탄을 사용한 이 전쟁의 파괴력은 실로 컸습니다. 수백만의 생명과 수십만의 도시와 마을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전쟁의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후세들까지도 파멸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조국 베트남은 아직도 그 상처를 짊어지고 있고, 그 짐은 참으로 무겁기만 합니다.
이 땅에서는 수십만, 수천의 어린이가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고 죽어도 바로 죽지 못하는 생을 이어가야 합니다. 그것은 미군이 이 땅에 뿌린, 아주 아름다운 오렌지 빛깔의 화학물질 때문입니다. 고엽제는 본래 초목을 고사시키는 제초제로 사용되었으나 그것이 우리 조국에 불러온 끔찍한 참상은 전쟁이 끝난지 삼십년이 다되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전쟁은 아주 길고도 잔혹한 전쟁이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1950년 이후의 여러분의 나라보다도 그 회복이 훨씬 더디고 어렵습니다. 우리는 폐허와 가난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 여러분과 함께 조국의 회생을 경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조국의 인민들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여러분들 나라의 인민들처럼 넉넉하고 행복한 생활을 구가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우리도 고향 홍강의 아름다운 기적을 위하여 여러분들의 경제발전의 의지와 경험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트남 인민들은 조선 반도의 평화와 화합의 발걸음을 기쁘고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습니다. 남북통일이 가시화되어가는 것을 기뻐하는 한편, 혹여 그 관계가 깨어지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두려운 마음이 이는 까닭입니다. 텔레비젼을 통해 남북한의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우리 베트남 인민들 또한 감동의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노인들이었습니다. 노모가 역시 나이 지긋한 아들을 껴안고, 백발의 오빠가 역시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누이를 부둥켜안았습니다. 베트남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조선의 그 광경 앞에서 감격하고 기뻐했습니다. 누구나 판문점이라 이름하는 지역을 관심있게 살펴보고, 조선을 잇는 철길이 어디까지 가닿았는지 궁금해합니다. 우리가 왜 그렇게 조선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질까요? 여러분, 그것은 우리 역시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름하여 사상이라 부르는 것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화합하기 어렵다고, 심지어 결코 화합할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긴 세월, 우리 역시 조국이 갈라졌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이 시대는 우리에게 결코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철한 세계관과 인식 속에서 양심의 고동소리에 귀기울이는 우리 붓을 든 이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관점과 이념,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평화 속에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각국의 나라들은 비록 체제를 달리해도 함께 살아가고, 함께 즐기고, 함께 일하고 서로를 방문하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분단국가라 하더라도 더디게 혹은 빠르게 언젠가는 서로 화합하고 통일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바로 인민의 염원이며 역사의 필연이기 때문입니다.
베트남과 한국은 서로 상이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또한 많은 동질성을 갖는 나라입니다. 우선 지리적 외형이 같습니다. 두 나라 모두가 해안선을 끼고 있는 반도 국가입니다. 사람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풍습, 습관 등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따뜻한 가족애를 중요시여기며 부모를 봉양하고 조상을 섬깁니다. 지금으로부터 칠백여 년 전, 베트남인들이 한국에 발을 디뎠습니다. 당시 한국은 난을 피해 배를 타고 표류하던 우리의 이씨 왕조의 선열들을 보호하고 구명하였습니다. 그들은 전쟁에서 공을 세움으로써 그 은혜를 갚고 대를 이어 그곳에 정착하였습니다.베트남과 한국은 역사적으로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전쟁을 겪은 뒤 국토가 분단되었고, 다시 평화를 얻었습니다. 평화가 찾아오고서야 우리는 그것의 소중함을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평화를 얻은지 반세기가 지났고, 아름다운 경제적 기적을 이루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우리 나라는 통일을 이룩한지 28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베트남 전쟁은 너무도 참혹했고, 아주 기나긴 세월을 끌었으며 그것이 남긴 상처가 참으로 가혹했기에 이제야 겨우 그 일부를 재건하였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온힘을 다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여러 해전부터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의 하나로성장하였습니다. 이는 우리들 자신의 노력과 세계 우방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그것은 15년 가까이 시행해온 도이머이 정책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전세계 모든 나라와 친구되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화, 다각화를 추구한 외교정책에 힘입은 바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은의는 반드시 갚아야 하지만, 증오는 풀 필요가 있다". 그래서 베트남에는 이러한 말이 있습니다. "과거는 덮고, 미래를 바라보자". 아마도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최근 우리 조국이 안정을 이룰 수 있었고, 조국 건설과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 데 많은 나라의 투자와 교역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중에는한국의 기업가와 투자가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는 물론 여러분들까지도 참으로 우려하게 만드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곳에 평화가 있다면, 다른 곳에 상실의 위기가 있다 - 그 다른 곳이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이웃이라는" 사실입니다.이것이 오늘 우리가 이 만남의 자리에서 나누고자 하는 얘기이며 또한 이 자리에서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의 문학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언제라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위기의 도화선이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바로 우리의 아시아에 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내가 이 몇 줄을 쓰고 있는 동안에, 어쩌면 내가 이 글을 채 읽기도 전에 그곳에서는 전쟁이 터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전혀 의심할 여지 없이 그 전쟁은 고상하거나 고귀한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않으며, 단지 아주 단순한 이유, 그곳에서 석유의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기 때문일 뿐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세계 평화 또는 아시아의 평화를 지키는 데 있어 문학의 역할을 제기하는 것은 새로운 인식과 책임감을 불러일으키고, 함께 생각하고 논의하기 위함일뿐 그 해법이나 방식을 찾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우리는, 총알은 아주 빠른 반면 우리의 문학은 느리고 그저 잠재되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소하기 이를 데 없는 글자와 그 글자들을 꿰맞추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등이 굽고 말이 없는 시인과 작가들... 이럴진대 문학이 전쟁의 위기를 줄이는 데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문학의 이러한 사명이 결코 간단치 않다는 것도 잘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차분하게 다시금 살펴보면, 만약 우리가 냉담하지 않고, 수수방관하지 않고, 우리 작가들이 용기를 가지고 진리의 편에 서서 전쟁을 일으킨 자들과 맞서 투쟁한다면, 우리의 문학이 결코 무력하지만은 않고, 어쩌면 사태를 이롭게도 하고, 해롭게도 할 수 있는 큰 힘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문학은 우리 조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늘 진실의 편에 서고, 무고한 양민들 특히 여성과 노인과 어린이들을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입니다. 작가는 각자의 종이를 채우는 지식으로써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길밖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소설을 통해서, 시를 통해서, 산문 등 모든 문학적 형식을 통해서 그 일을 해낼 수 있으며, 그 일의 이로움과 해로움에 대해 정론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가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베트남의 모든 문예 신문과 잡지가 이 시대의 가장 뜨거운 시사 문제에 대해 항상 평론을 싣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밖에 또 제기되는 문제는 넓게는 아시아의 작가들이, 좁게는 한국과 베트남의 작가들이 이제 긴밀하게 교류하고 연대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의 만남은 서로 창작과 번역을 논의하고, 서로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동시에 양국 작가들 사이에 단결의 정신을 높이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강고히 하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한국에 와서 여러분과 만나고,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리와 많은 면에서 너무나 닮아 있고 친숙한 나라, 고대의 정취와 찬란한 현대성이 함께 숨쉬는 실로 아름다운 한국에 우리를 초청하고, 방문을 조직해주신 한국 민족문학작가회의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한국의 작가회의를 실로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베트남-한국 외교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하여 양국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두 작가회의에서 보다 창의로운 의견들을 제시하고 솔선하는 태도를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생각에 이러한 태도는 서로 보다 가까워지기를 희망하는 것이며, 바로 여러분들이 주동적으로 그 첫걸음을 열어온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우리의 우정과 평화에 기여하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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