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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8회 세계작가와의 대화: 김지하 발제문
이름 관리자
첨부 아시아의_平和와_文學1.hwp (29.3K)


                                        [한?베트남 문학 심포지엄 발제문]

 아시아의 平和와 文學

김지하

 

 참다운 평화는 수렁 위에 비치는 달빛이 아니다.
 참다운 평화는 한 세상 사람들이 각기 나름대로 매일 매순간 소망하고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평화로운 삶의 전 세계적 관철과정이다. 그것은 고요가 아니라 차라리 혼돈이로되 혼돈 나름의 결코 깨부술 수 없는 참다운 질서다.
 그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온 지구와 주변우주의 뭇 생명과 무기물까지도 포함하는 크고 깊은 역동적 균형이다.
 우리는 입으로 끊임없이 평화를 말하고 외치면서도 삶과 사유에서 끝없이 투쟁하고 있으며 끝없는 일대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것은 저것이 아니고 저것은 이것이 아니다/'/라는 형식논리이거나 /'/이것과 저것은 서로 모순되며 둘은 투쟁과정에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이기고 병합한다/'/는 변증법을 매일 매순간 생각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논리의 전쟁, 전쟁의 논리 속에서 살아가는 한, 근원적인 평화는 없다. 어느 순간에 투쟁과 전쟁 속에 휩쓸려 버린다.
 여기에서 사상과 철학, 특히 문학의 책임은 막대하다고 할 것이다.
 아시아의 평화는 세계의 평화다.
 아시아의 평화가 없으면 세계의 평화도 없다.
 지난날 아시아는 전제적 억압과 제국주의 식민주의의 침탈 밑에서 그로부터의 해방과 평화를 위해 온몸을 던져 싸워왔고, 오늘날에는 가난과 낮은 삶의 질로부터의 해방과 평화를 위해 역시 온 마음을 다해 싸우고 있다.
 싸움이라는 점에서 과거의 아시아도 현재의 아시아도 자유롭거나 평화롭지는 못하다. 비록 평화를 위한 싸움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고착적이고 이념화되는 한 평화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
 그것은 먼저 논리적 평화, 평화의 논리로부터 시작된다. 우리의 매일 매순간의 삶이 인간의 내면과 외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논리적 평화, 평화의 논리 속에서 진행된다면 억압과 침탈에 대한 저항 자체도 증오를 동반하지 않는 진리의 행동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비록 무장투쟁이라 하더라도 지난날 베트남의 장구한 민족해방운동은 이와 같은 진리의 행동에 매우 가깝다.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로서의 논리이며 그것이 근거한 철학 또는 문학적 세계인식인 것이다.
 그렇다면 참다운 평화에 관한 한 인류의 어느 누구에게도 아직 면죄부는 없는 셈이다.
 참다운 평화는 이제부터가 그 시작이다.
 한 조짐이 나타났다.
 그것은 극단적으로 대립하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접근이며 두 체제를 한 사회 안에서 이중적으로 교호결합하는 아시아에서의 실험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바로 극과 극 사이의 통일성이 갖는 항구적인 평화의 논리 말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 시대적 징표일 따름이다. 차라리 세계는 사회경제적 세계체제에 대한 아시아의 새로운 창조적 대응을 기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유럽적인 좌우간의 중도는 중요한 조짐이긴 하지만 역시 하나의 상식에 속한다. 이 중도에는 생명생태계, 즉 환경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과 인간의 영적 평화에 관한 진지한 관심이 배제되어 있다.
 우리는 최근 아메리카 인디언들 속에서 인격교환으로서의 제사경제(祭祀經濟), 즉 /'/포트라치/'/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아시아의 고대에는 농경문명의 산물인 교환시장 이외에 유목문명의 기틀이었던 계꾼들의 이동시장, 즉 /'/互惠市場/'/으로서의 /'/神市/'/가 광범위하게 발전해 있었음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교호결합의 실험 자체를 위해서도 이제부터 다가올 새로운 세계체제의 가능성이 있는 /'/교환과 호혜의 세계적 이중시장의 비전/'/에 의해 그 실험 자체를 추동(推動), 비판, 견제, 조율함으로서 서서히 교환과 호혜의 이중시장, 정착농경과 이동유목의 이중문명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도래를 희망하고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영적인 평화와 상호소통, 그리고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사회경제시스템 안에서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삶과 세계의 근본적 평화는 없다.
 경제체제로서의 /'/신시/'/ 이외에도 직접민주주의와 전원일치제의 씨앗인 /'/화백(和白)/'/이나 영성과 물질성, 정신과 감각의 통전문화로서의 /'/풍류(風流)/'/ 등을 아시아 공동의 고대에서 검토해보아야 한다.
 이미 역사에서 자취를 감춘 고대의 신화들이 새로운 과학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제껏 서양의 정신적 샘물이었던 희랍과 발칸의 고대는 그 새로운 계시를 그친 듯하다. 이제 인류의 눈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의 고대다.
 중국문명의 중화중심주의가 솟아오르기 이전의 아시아 여러 민족들, 또는 중국문명과 역동적으로 접촉 병행하면서 지탱되어온 바, 중국인들 표현으로 한다면 이른바 /'/오랑캐(夷)/'/들의 고대사와 중세사 그리고 신화와 구비문학 속에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있는 생명과 평화의 세계관, 그리고 그곳에 기초한 여러 문화와 정치경제적인 여러 기틀을 재검토 재탐색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철학사상과 문학에까지 아직까지도 질기게 남아 있는 이 같은 세계관에서는 이른바 /'/이것은 저것이 아니고 저것은 이것이 아니로되 동시에 이것은 저것이고 저것은 이것이다/'/와 같은 상생(相生)과 상극(相克), 그리고 이것과 저것의 상호보완성을 이미 넘어선 공생(共生)과 기생(寄生)의 생태를 포함한 광범위한 카오스의 문화가 나타나고 있는바 이것들이 가진 평화에의 기여도와 현대에 있어서의 문화적 창조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고대의 근대적인 부활이었던 19세기 한국의 동학사상사 안에서 後天開闢論과 함께 "드러난 차원과 숨겨진 차원 사이의 /'/아니다, 그렇다/'/와 같은 생명변화의 교차논리, 모순어법, 역설" 등은 역시 미래의 평화에 기여하고 새로운 창조를 촉발하는 넓은 의미의 문화적 전통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일각에서 제기되고 유지되고 있는 소위 /'/아시아적 가치/'/는 낡은 중화중심주의적인 권위주의와 억압적 문화의 산물이다. 아시아적 가치의 내용이 바뀌어야 한다. 19세기에 이미 제기된 후천개벽론이나 이제부터 새롭게 혁신되는 아시아 여러 민족들의 고대, 그 생명과 평화의 가치관, 세계관에 과감한 해석과 과학적 규정/'/을 거쳐 아시아적 가치의 내용을 전면 바꿔야 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물론 중국까지도 포함한 아시아 모든 민족들이 고대의 공동의 모태문화(母胎文化)와 신화 및 역사에 대한 본격적인 공동탐색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는 평화의 근원을 찾아내기 위해 아시아 나름의 문학, 아시아 나름의 크고 깊고 높은 상상력을 전면에서 작동시켜야 하며 아시아가 찾는 참다운 평화와 그 평화의 문학은 곧 세계의 평화와 새로운 세계문화, 세계문명을 건설한다는 큰 사명감 아래 연대해야 할 것이다.
 화약고로서의 아시아는 인류문화와 모든 문명의 시원답게 인류의 오랜 지혜인 생명과 평화, 극단과 극단 사이의 모순과 통합, 그리고 드러난 차원과 숨겨진 차원 사이의 /'/아니다, 그렇다/'/의 생명적 교차원리라는 새 사상, 새 문학의 또 한번의 발상지요 시원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아시아문학은 두 가지의 전 아시아적이고 전 세계적인 시급하고 지속적인 공동행동을 바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세계와 인류와 지구는 인간, 사회, 자연 세 방면의 대혼돈, 빅 카오스에서 해방되기를 애타게 갈망하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는 두 가지의 쌍방향 행동으로 대답해야 한다.
 그 하나는 아시아의 공동의 고대에 대한 전 아시아인의 대문예부흥(大文藝復興, 르네쌍스)을 일으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인류의식과 정신 속에 온 인류 생명과 뭇 유기·무기생명의 미래의 삶에 대한 전 세계적 생명의 문화혁명(文化革命)을 동시에 일으키는 것이다. 전자는 과거에로의 복고적 지향이며 후자는 미래에로의 변혁적 도약이다. 둘은 그 주체가 된 신세대 속에서 쌍방향유통의 대비약으로 나타나야 한다.
 아시아의 고대로부터 탐색된 지혜와 삶의 여러 기틀 위에 과감한 해석과 상상력을 가하여 다가오는 세계사와 지구문명, 그리고 인류영성의 지평선에 새로운 태양으로 떠오를 또 하나의 아시아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문화·문학 행동을 동시에 일으킴에 있어 한국과 베트남이 먼저 굳게 연대하는 일이야말로 두 나라의 지난날의 악한 인연을 선한 평화의 인연으로 바꾸는 논리적 평화, 평화의 논리의 시작이 될 것이다. 바로 이 출발점이 모든 아시아문학의 새 정신이요 새 전개가 되리라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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