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깊은 악의 뿌리는 도대체 어디까지 얽혀 있는가.
-내란동조 국무위원 전원을 탄핵하라
처단! 수거! 사살!
지난 12월 3일, 우리는 우리의 인식을 초과하는 이 시대착오적인 잔혹한 언어들의 제물이 될 뻔했다. 서투른 것으로 보였던 그들의 계획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소름끼치도록 치밀하고 조직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단어에 함의된 공포를 압도하는 시민들의 용기와 헌신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시간은 지금과 분명히 다를 것이다. 우리는 국가적 폭력의 가두리에 갇힐 뻔했던 동지이자 생존자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윤석열과 내란세력들에 대한 심판절차는 한덕수와 국민의힘을 위시한 내란의 실질적·심정적 동조자들에 의해 교란되고 지연되고 있다. 한덕수는 국민이 준 기회를 걷어차고 자신의 권한을 일탈해 내란을 지속시키고 있다. 보수를 참칭하는 정당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보신에 급급하여 요설과 궤변으로 헌정질서를 끊임없이 교란하고 있다. 혼돈의 시간에서 차기 대권과 관련하여 개인의 사적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사태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하는 일부 정치인들도 사태의 진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도려내어도 또 다시 새로이 생겨나는 이 깊은 악의 뿌리는 도대체 어디까지 얽혀 있는가.
지연된 정의로 인해 국민들의 일상은 언제 다시 훼손될지 모르는 살얼음판처럼 위태롭다. 윤석열과 그 친위세력들은 심판의 시간을 늦추며 여전히 반격의 음모를 꾀하고 있다. 그것이 실현된다면 그들은 더욱 잔혹하고 교활한 방식으로 귀환할 것이다. 그러므로 윤석열과 동조자들을 신속히 심판하는 것보다 시급한 질서회복의 방도는 없다.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자들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리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언한다. 국헌을 문란하고 지연시키는 자들에 대한 관용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헌법재판관 임명을 비롯하여 헌정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절차는 국무위원의 권한이 아니라 의무이다. 한덕수를 시작으로 내란에 동조하거나 이를 지속시키는 자들은 국민이 국회에 위임한 권한으로 모두 탄핵되어야 한다.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지금은 요청할 때가 아니라 싸워야 할 때이다.
우리는 말과 글로, 그리고 행동으로 이 겨울의 광장을 나갈 것이다. 죽이려는 자들 앞에서 살고자 했던 사람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광장을 지킬 것이다. 우리의 심장에 총검을 들이밀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고자 했던 자들에 저항하여 보란듯이 민주적 공동체를 회복할 것이다. 역사의 판결에 시효가 없듯이 우리는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자 했던 자들과 그 동조자들의 언행을 기록하고 되새길 것이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산다.
2024년 12월 30일
한국작가회의
성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