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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제45회
눈곱
김 민 형
눈곱을 떼며 그가 문득
알리바이를 성립시켰다
모든 게 사실이 되었고
잠든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증거를 제시했다
어쩌면 눈곱 같은 것인지도 몰라
사랑은, 그게
꿈이며 희망이라고 강요했다
사람들은 다시 그 위에 눕곤 했다
눈곱이 두려워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은 없었으므로
가위눌린 꿈은 현실을 지탱해주고
아무 형식도 없이 눈물을 재현했다
저 촛불이 가물거리며
有에서 無를 창조하듯이
분노나 아픔이 열정이라고, 불꽃이라고
깨어나면 일은 해결되었지만
일은 닥친 후에야 알리바이가 생겼고
해몽을 하며 정체는 확고해졌다
김민형(시인) --------------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경향신문 시당선.
처음 올린 날: 2002년 6월 8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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