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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제42회
북어의 꿈
김 광 선
뜨거운 창자
어디쯤에서 버려졌을까
한 고비 쓴 고비 수분이 바래
각질의 야윈 잔등태기
미지근한 물이라도, 불려지면
튼튼한 힘줄 살아날까
대리석보다도 차갑게 지킨 세월
아가미 깊숙히
화살로 박힌 꿰미가 욕되어
구역질 할 때마다 일탈하던 뼈마디
경직된 몸으로는 누구에게도 다가갈 수 없다고
푸른 지느러미 다소곳 접었었네
어디쯤에서 버려졌을까
찬 물굽이 거스르던 삶의 흔적들
도시 어디에서도 내장은 채울 수 없고
끝없는 갈증에 물을 마셔도
근육이여 세포여 체온이여
끓어오르지 않는 나의 바다여
파라핀 냄새 등천하네 마른기침
추운 날 골목길로 휘도는 바람
미이라는 녹지도 얼지도 않아
먼지처럼 걸린 잿빛 하늘에도 눈시울 붉어지는데
뉘라서, 한 때 심연의 바다
뭍에서 굳은 화석이라 믿을까
끝까지 퍼덕거려 보리라
물에 불려져 굳어버린 근육 두드릴 때
심장이 살아나고 기어코 신경이 돌아오면
한 때는 연하고 통통했던 삶
결코 어디에도 휩쓸리지 않으리
네온싸인 마주보며 눈짓으로 껌벅이는 세상에서
내내 감지 않은 채 굳어버린 눈
잠들지 않으리라고
내 결코 잠들지 않으리라고
김광선(시인) --------------
민족문학작가회의 대전충남지회 회원. "젊은시"동인. 시집 "겨울 삽화"(2000,
갈무리).
처음 올린 날: 2002년 5월 15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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