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는 베네치아에서였다.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떨어져 몹시도 고단했던 내 눈에 역광장에 주질러앉아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대로 지나치기엔 그녀와 나, 너무 오래 눈을 맞추었다. 그녀는 악명 높은 이태리행 밤기차에서 배낭을 통째로 도둑맞았단다. 순박해 보이는 그녀의 간청하는 듯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어 우린 동행이 되었다. 베네치아의 낭만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나그네의 고독과 여독이 달콤한 여수와 애수를 불러일으킨 걸까. 어쨌거나 나는 가진 것 없는 가련한 그녀에게 한껏 방만해져 있었다. 여행 중에 내핍했던 돈을, 산 마르코 성당 앞의 호화판 카페에서, 바가지 요금이 득실거리는 레스토랑에서, 거리의 악사에게조차도 마구 집어 주었다. 그녀는 처음엔 몸둘 바를 몰라 하며 한동안은 일단 사양하는 척했다. 그러나 그것은 인사치레에 불과할 수밖에없지 않겠니? 여자에게 있어 그 정도의 자존심은 기본이니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다만 배버스를 타고 무라노 섬으로 갈 때, 해풍을 잔뜩 맞아 부풀은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내 코를 간질였을 때 생각했다. 이 여자의 몸을 가져도 되겠다. 그녀는 무일푼의 처지도 잠시 잊고 마냥 행복해 했다. 왜 그런 생각을 그렇게 쉽게 했는지....... 너도 짐작하다시피 나는 사랑에 미숙해.다만 돈도 없이 이국 땅에서, 허리춤에 여권이 들은 지갑 하나만 달랑 찬 앳된 동족의 여자. 그녀를 마음껏 유린하고 싶어하는뜻밖의 야수성.

 우리가 성당 앞 광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땐 베네치아에 밤이 내리고 있었어. 한껏 달착지근하고 비릿한 밤공기가 물의 도시를 안개처럼 감싸고 있었다. 우린 선착장에 팔을 괴고 앉아 정박한 곤돌라가 얕은 물살에 간지럼을 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지.

 그러나 내 오랜 망설임과는 달리 호텔에 들었을 땐 그녀 쪽에서 나를 급습하더구나.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서 말이지. 그녀의 허리춤엔 쓰고 남은 반 타스의 콘돔이 방패처럼 갖춰져 있더라. 두 개의 콘돔을 적신 그 밤, 그 밤이 지나자 그녀는 빚을 갚은 채무자처럼 당당해지더구나. 아니 승자처럼 뻔뻔해지더라. 그 다음 날도 나는 그녀를 위해 수놓은 아사 냅킨이 깔린 레스토랑과 검은 곤돌라에서 만돌린 연주를 들으며 풀꽃 같은 그녀의 체취에 취해 있었구나.

 베네치아의 물길을 굽이굽이 돌아온 밤바람이 커튼을 휘날리는 밤이 오면, 그녀는 또 자신의 몸을 열어 주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치 그녀의 몸에 문이 있었던 게 아니라 내 몸으로 그녀의 몸에 길을 내고 있는 느낌. 온통 어둠뿐인 길을 무언가에 쫓기며 달리는 느낌. 어딘 가로 꼭 치달리고 있는 절체절명의 귀소(歸所). 그 길의 막다른 골목엔 어김없이 하얗게 웃고 있는 네 모습.......

 새벽녘에 그녀가 돈 몇 푼을 집어들고 사라진 것을 알았다. 후에 들으니 코 옆에 점이 있던 앳된 모습의 그녀는 주로 배낭 여행의 남학생들을 노리는, 그런 여자였나 보더라.

 그녀가 떠난 날은 베네치아에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마치 우리의 그 마지막 밤처럼. 조건 반사된 개처럼, 나는 방안에서 혼자 수음을 하며 매번 네 하얀 웃음을 떠올렸다. 아니 네 웃음이 떠오를 때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벌떡벌떡 일어서는 내 살덩일 달랠 수가 없었다. 나는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오래된 골목길을 미친 듯 달렸다. 내 안의 불을 끄기 위해.그러다 그만 남불로 향하는 기차를 집어타게 된 거다. 내 피를 달군 게 간절한 그리움이었는지, 야수성이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저 다친 암컷의 상처를 핱아주며 한낱 짐승의 수컷으로만 살아도 어떤가 하는 생각뿐.

 웃기는 얘긴지 모르지만 널 그제야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너. 김서현이란 이름을 가진 동갑 나기, 스물 두 살난 여자를. 네가 즐겨 쓰던 '만인의 여자'가 아닌 '나만의 여자'로.

 네 웃음을 지금도 아프게 기억한다....... 네가 처음 대학내 써클인 '시인과 촌장'에 들어오던 날을 기억한다. 재작년 봄이었던가....... 요즘도 고리타분한 그런 써클에 다니느냐는 비아냥거림을 받으면서도 나는 너보다 한 학기 먼저 회원이 되어 있었지.전통적으로 시인이 많이 나온 우리 학교의 창작의 산실 같은 곳이었지, 그곳은. 어쨌든 법대생인 내가 거기 발을 들여놓은 건, 별 다른 취미가 없는 나의 일종의 숨구멍트기랄까, 뭐, 그런 거였지. 입회가 까다로운 그곳에 형의 소싯적 시들을 슬쩍슬쩍 손보아 회원 자격을 얻은 나완 달리 넌 이미 대학 내에 문명(文名)을 날리고 있었구 말야. 선배였던 옛시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뿐 아니라 학보와 교지에도 줄곧 네 시들이 실렸으니까. 거기다 너는 불문과의 수석에, 미인이란 프리미엄까지 달고 있었으니....... 우리 동아리들의 기대와 설렘을 너, 짐작할 수 있겠니?

 그 화려한 소문에 나는 가시 돋친 도도한 장미꽃 한 송이를 떠올렸다. 그러나 웬걸? 너는, 치켜 깎은 숏커트에 낡은 청바지, 보풀이 인 검은 색 아크릴 스웨터, 구두끈을 매는 갈색 단화로 언뜻 뒤에서 보면 체수 작은 남학생의 모습이었다. 같은 2학년의 공주 병에 걸린 짙은 화장의 여대생들 속에서 오히려 튀었지. 거기다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에 줄곧 피워 대는 줄담배. 그 담배 연기가 이지적으로 뻗은 코의 강낭콩 같은 두 콧구멍 속에서 굴뚝 연기처럼 마구 뿜어져 나올 땐 사실, 좀 질렸다.

 그러나 보이쉬한 게 지나쳐 터프 함을 과장한 듯한 그 모습에도 나는 따뜻한 여성성(女性性)의 샘을 찾은 기쁨을, 오래지 않아 곧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너의 웃음 때문이었다. 넌 정말 '푼수처럼' 잘 웃었지. 웃음에 관한 한 넌 연금술사야. 거칠 것 없이 고른 잇속을 드러내며 낭랑하게 웃는 함박꽃 같은 웃음. 볼우물이 깊게 패이며 입술을 열지 않고 웃는, 깊고 그윽한 미소.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샐쭉 웃는 눈웃음...... 말로써 표현해 내지 못하는 어떤 미세한 것까지도 가능했던 그 웃음.

 일주일에 한 번 모이던 우리들 모임에서 작품 발표와 함께 자평(自評)을 하는 경우가 있었지. 결코 말이 많지 않았던 넌 네 현학적이고 좀 난해한 시를 얘기할 때도 말이 막히면 소리 없이 웃기만 했지. 그러면 된 거였다. 네 웃음의 마력....... 시도 인생도 아주 간단하게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던 그 느낌.......

 그렇다고 웃음 하나로 모든 걸 얼렁뚱땅 넘길 너는 아니었지. 그 뒤에 차돌처럼 단단한 네 지성의 무기. 계통이 잘 세워진 철학. 고전서부터 현대문학까지, 특히 보들레르, 랭보 등 이름만 듣던 시인들의 시를 줄줄 꿰차는 너. 그래도 말많은 애프터 모임에서 커다란 두 귀를 종긋 열어 놓고 미소 띤 조용한 얼굴로 경청하는 너. 아니면 조용히 한구석에서 낮은 목소리로 토론을 하던 너. 늦은 밤까지 홍일점으로 남아, 주는 술은 다 받아 마시던 너의 잘 익은 볼. 넌 누가 건들지만 않으면 정물화처럼 조용히 앉아있곤 했지.

 내가 너와 일주일에 한 번씩 밤데이트를 한 건 선배들의 배려였지. 배려라기보다 내 집과 너의 하숙이 가깝다는 이유로 내린 에스코트 명령이지. 자정도 넘어 거나해진 술판에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것'이, 생전 취하지도 않는 것이, 앉아 또록또록 눈망울만 굴리고 있는 게 민망해서였겠지. 그 비약과 은유가 종횡무진하는 어떤 음담패설에도, 다른 여자 애들이 통 감 못 잡은 백치 같은 얼굴이 될 때, 넌 한술 더 떠서 친절하게 해설까지 해주는 애였으니까. 내숭떠는 여자 애들과는 확실히 달랐어. 그 뿐이니.......어디든 다 끼었잖아. 보신탕을 먹을 때도, 산낙지를 먹을 때도, 시 낭송의 밤이 끝난 걸판진 뒤풀이 후의 여관에서의 합숙에도, 심지어 한 선배의 입영 환송 기념으로 색시가 나오는 미아리에 갈 때도. 선배들이 문전에서 결국 나를 딸려서 너를 내쫓았지만.......

 하여간 취중에도 그 임무는 점점 내게 설렘과 즐거움을 주었지. 주객이 전도되어 술이 약한 내가 네 부축을 받으며 길거리에 토한 적이 더 많았지만. 가만가만 내 등을 토닥여 주는 네 손길에 눈물이 삐져나온 게 아마 진저리쳐지는 구토의 뒤끝만은 아니었을 거야.

 나는 점점 술의 양을 조절했지. 너와 심야 카페나 편의점이나 포장마차에서라도 2차를 하며 널 독점하려는 심보로 말야. 우리들의 화제는 늘 싱거웠지. 내가 주변머리가 없어서 말이야.

 그러나 오랫동안 말없이 앉아 있어도 난 참 좋았다. 사실 난, 긴 자주색 손톱에 담배 가락을 끼우고 아주 섹시한 입술 모양을 만드는 여자 애 따윈 질색이었으니까. 다만 사철 변함없는 통바지 블루진에, 너의 트레이드마크인 복학생 같은 머리 스타일이 좀 마음에 걸려서 내 앞의 너를 상상 속에서나마 분장을 시켜 보곤 했었지.

 그래도 잘 익은 네 귓볼을 훔쳐보는 설레임. 헐렁한 네 남방 속의 가슴께 볼륨과 청바지 속의 단단한 허벅지 살에 슬근슬근 눈을 주면서 바라보는 즐거움은 아주 감칠 맛 났지. 볼수록 넌 매력적이었어. 짧은 머리칼 속의 잘 생긴 뒤통수, 유연하게 뻗은 흰 목덜미, 삶은 계란을 까놓은 듯한 말갛고 촉촉한 작은 얼굴. 단아한 이목구비. 꾸미지 않은 입성이지만 네 타고난 미모는, 오히려 그로 인해 보석처럼 빛나는 듯 했어.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어느 광고 문안처럼, 그래 산소 같은 여자였지.

 너는 또 더할 수 없이 상냥했지.나와의 2차를 한 번도 거절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거기다 내 말에 늘 사려 깊은 고개 짓을 하며 그윽이 날 바라볼 땐, 난 그걸 사랑이라고 믿으며 혼자 애태워 보기도 했지.

 그런데 너의 그 태도들에는 너무 맺힌데가 없었어. 너무 시원시원하고 싱거웠어. 왜 저 애에겐 저 또래의 처녀들이 갖고 있는, 장미의 가시 같은 것, 일종의 긴장, 어떤 도사림이 없는 걸까....... 그래 그런지 상상 속의 열정과는 달리 네 앞에만 있으면 뜨거운 욕조 속에 있는 것처럼 혼곤한 기분이 되곤 했지.

 맞아....... 딱 한 번 거절한 적이 있긴 있다. 언젠가 버스에서 내려 하숙집 근처의 포장마차로 내가 이끌자, 네가 처음으로 명쾌하게 거절했지.

 "미안해, 형민아. 오늘은 안되겠다. 비상사태에 돌입했어. 아주 준비도 없이 지금 방금 멘스가 터졌어!"

 언제부턴가 회원들이 나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어.

국문과의 뺀질이 유상준이 생각나지? 그 녀석이 어느 날 도서관의 휴게실에서 내 어깨를 툭 치며 빙글빙글 웃었다.

 "잘 돼 가냐, 임마?"

 "뭐가?"

 "이 새끼....... 닭 잡아먹고 오리발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너만 독식하지 말라구. 선배들이 벼르고 있어. 특히 이경철이 선배. 곤조통이잖아. 금요일 밤마다 누리는 재미가 어때? 뼈가 녹고 살이 타는 2차 말이다."

 그제서야 금요일 밤의 너의 에스코트에 생각이 미쳤다.

 "야, 그건 무슨 오해가......."

 내가 변명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그가 정색을 하며 내 말을 자르더라.

 "야, 내 충고하는데, 너같은 얼뜨기 순정파가 상처받을까 싶어서 말이야. 걔 소문이 안 좋아. 사귀는 남자가 한 둘이 아니야. 지금도 학교앞 카페나 술집 어딘가에 한 놈 꿰차고 앉아 술잔을 기울일 거다. 늘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걔 넘보는 자식들이 어디 한 둘이야? 거기다 서현이, 걘 통금도 없는 기집애 아냐? 지가 무슨 프리섹스론자라구...... 난 아무리 이뻐도, 오는 놈 마다 않고 가는 놈 붙잡지 않는 그런 헤픈 앤 질색이야."

 모욕감보다는, 널 짝사랑하는 맘을 숨길 수 없었던 나는 그게 거짓말 같았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나 또한 어느 카페의 어둠침침한 구석에서 널 보게 되었다. 넌 맥주를 앞에 두고 마주 앉은 남학생의 손을 두 손으로 모아 쥐고 애틋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더랬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웃음으로 아는 척까지 하는 널, 난 울컥 참을 수가 없었다. 넌 참 알다가도 모를 여자 애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땐 이상한 소문까지 동아리들 사이에 퍼지고 있었다. 유상준과 네가 함께 술을 먹고 야심한 밤에 둘이 여관 앞에서 서로 싸우는 걸 봤다는 둥, 철학과의 이병선이 네게 귀싸대기를 맞았다는 둥, 아침에 어느 호텔에서 선글라스 낀 젊은 사내와 나와서 외제 스포츠카를 타고 떠나는 너를 봤다는 둥, 백동렬 선배가 술먹고 꼭지가 돌아 너의 하숙으로 쳐들어갔었다는 둥.......

 동아리들의 대부분이 인문대쪽이라 나는 늘 소문이 춤을 추고 난 다음에야 귀동냥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널 붙들고 내 마음을 고백해 보려고 단단히 벼르던 내 속에 서서히 분노의 피가 들끓었다. 하지만 늘 변함없이 천연덕스런 네 얼굴을 보면, 나는 이상하게 기운이 빠졌다. 혹성과 혹성간의 거리....... 천만년을 두고도 좁혀 볼 수 없을 것 같은 절대적인 그 거리감......

 그러다 기말 고사를 앞둔 어느 날. 나는 우연히 학교앞 대머리네 소주방에서 동아리 친구 셋을 발견하게 되었어. 반가운 마음에 끼여드니 그들은 왠지 심기가 불편한 모습이 되더라. 빙빙 화제가 겉돌더니, 결국 내게도 털어놓는 말들이, 그들 모두가 널 무척이나 짝사랑하고 있었다더구나. 그들 각자도 같은 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안 건 바로 얼마 전이었다고. 나는 내심 놀랍고 씁쓸했다.

 "형민이 너도 닭 쫓던 개 아냐? 지붕에 이경철 선배가 입을 딱 벌리고 버티고 섰더라, 이거야."

 "개는 이경철 선배다. 모두 죽 쒀서 개 준 꼴이니."

 "경철이 형이......?"

 내가 어눌하게 묻자,

 "등잔 밑이 어둡다고, 얘 이거 깜깜 절벽이네. 빙신 중에 상빙신은 바로 이 자식이네. 따먹을 기회야 이 자식이 제일 많았을 텐데."

 지청구부터 먹였다. 나는 할 말을 잃고, 떠드는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경철 선배, 요즘 방방 뜨잖아. 선배 말이, 가을쯤에 식 올린다구,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구 으름장이 대단하더라. 그 선배 요번에 코스모스 졸업이잖아. 한다면 하는 카리스마 아니냐, 그형. 악명 높은 개병대 출신 아냐!"

 "그 선배, 여자 후리는 솜씨야 많이 들었잖아."

 "이해할 수 없는 건 서현이야. 난 걔가 날 정말 좋아하는 줄 알았거든....... 함께 술 먹고 내가 여관으로 유인해 가는데 까진 성공했지. 그런데 약방에 뭘 잠깐 사러 나갔다 온다고 하던 애가 그냥 뺑소닐 쳤잖냐. 아깝다, 아까워."

 "야! 그런데 이경철 선배가 그러더라매? 서현이가 그때까지 아다라시였다고......."

 "야, 임마! 넌 그걸 믿냐? 소문 대로 라면 걸레같이 밑이 너덜너덜 해졌을 앤데. 경철이 형이 수 쓰는 거지 뭐.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하고 자신의 위상도 올리고 싶겠지 뭐."

 그때까지 가만있던 나는 아무래도 믿어지지 않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다그쳐 물었다.

 "야! 또 헛소문 아냐? 확인 된 사실이냐구?"

 그러자 내게 돌아온 말은 단 한마디였다. 그것도 세 사람 모두의 합창으로.

 "벼엉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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