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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시낭송의 밤 후기
15시부터 전시된 걸개시화 40여장은광화문 가로수에 길게 걸려
쉬이 볼 수 없는 도심의 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지나는 시민들이진지한 시선으로 격정적인 시어들에 눈 맟추어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섯시가 넘으니 부지런한 작가 몇 분은 자리를 잡고 몇 분은 해장술도
한 두잔 걸치러 가는 모양이었습니다 . 주최측이 얼마니 세심한지
돗자리까지 준비해 왔지요. (파병반대 국민행동의) 약식집회를 짤막하니
끝내고 무대가 저희들에게 넘겨졌습니다. 행사규모나 참여인원을떠나
떨림도 적지 않았습니다만.
다행히 오수연 반전평화위원장의 반전선언문과
이경자 선생님의 진혼시가 분위기를 진중하게 몰아가 그야말로
'시낭송의 밤' 같은 분위기로 금세 자리잡아 갔지요.
노래패 꽃다지는 민중노래패의 리더답게 힘차고 울림있는
노래들로 분위기를 확 띄웠습니다. 청주에서 올라오신 김창규 시인
안동에서 올라오신 안상학 시인, 불원천리 '내가 필요한 곳에
노래 하마!'하시는 그 마음이 읽혀지는 시낭송이었습니다.
소설가 김재영님의 산문 마지막 소절,에밀레야 에밀레야~ 그 목소리가
가여운 넋들이 애닳아 부르는 신음인양 간절하게 들렸습니다.
자칭 문화노동자인 가수 연영석님은라이브 가수의 역량을 ' 간절히' 라는
자작곡을 통해 가감없이 보여주었고요.
손세실리아 시인 황규관 시인의잔잔하면서 밀도있는 시어들은 관객과 호흡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송경동 시인의 단호한 결기의 시낭송도 개성만점이었습니다. 가수 윤미진 님은 단정한 이미지와 깊은 호흡이 느껴지는 노래들로 절정을 향해 치닫는 시낭송의 밤을 달구었습니다.
드디어 정희성 시인이,마하트마 간디와의 상상적 교감을 통해 창작된
' 안경 너머로 그가 나를 쏘아보고 있다'- 맺음시가 낭송됩니다.
마지막 행 '나는 너무 많은 옷을 입고 있다' 는 반성과 그로부터 생성되는
다그침이함께 한 사람들의 마음에 감염되었겠지요.
정말 오랜만에 같이 촛불을 들고 아침이슬을 불렀습니다.
이인휘 민중연대 위원장은
얼마나 흥이 돋았는지 " 내가 가수가 된 기분이었다"고 하셨지요.
'바위처럼' 이란 노래를 청년학생들과함께 부르며 '작가는 청년이다'
라는지키기 쉽지 않은 다짐도 해보았을터,늘 고생하는 청춘들에게
이 작은 모둠과 시어들이얼마만큼의 힘이 되었을지...
얼추 가늠해보니 이날, 김형수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5~60여명의 문인들이
함께 하셨습니다, 광화문 쌍쌍바 호프에 2층을 전세 내 얼큰하게 술을 마셨고, 십시일반 각자의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한 켠에선 노래풀이가 시작되고
계단옆에 앉은 젊은 작가들은 내려가는 분들은 한 두분씩 꼬셔서 술자리의 강도를 높여갔습니다.
아 참 멀리서 오신 여성시인 손한옥 님은 여러 명의 벗들과 일지감치 오셔서 광화문을 복돋아주셨고 뒷풀이도 함께 하셨지요.
경황이 없어 술 한잔 나누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일군의 무리들은 각자의 길로 가셨을테고 핵심대오?는 다시 그 옆 노래방에서열정의 무대를 이어갔습니다. 김별아 김신우 두 분, 춤, 참,잘 추시대요.
안상학 시인은 노래실력이 밤무대에 나가셔도 손색이 없겠고요. 오우! 송경동 오수연 두 분의마주붙어 춤추는 모양도 아름다웠습니다.
여기도 작파하고 마지막에 남은 이인휘 안상학 김창규 르뽀작가 김순천님등이낚지집에서 소주 두어병 비우고드디어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두 분 잘 주무셨는지요.
제가 보지 못한 것이 더 많을 것이니,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더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라도 만나니 참 좋았습니다.
절기마다 해도 되겠다는 형벌 같은 격려도 있었고,
우리가 그저 짧은 시간 광화문에 있어서 좋았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행사진행과 내용이 미진함에도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감읍합니다.
시화는 우리들 진정성의 산물이니 두루두루 쓰여졌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시화를 제작해주신 광주의 송광룡회원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화가 좋게 만들어졌다고 칭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실무를 집행하는 데열심으로 함께 해주신/사무총장님/ 청년포럼/ 사무국장님외 식구들/ 김재영/ 손세실리아/ 송경동/ 오수연 / 이인휘/ 등등의선배님들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작가회가 일은 자주 벌이는 데 마무리 보고가부족하다'
는 회원들의 평에
- 많은 책임감을 갖고 계신 김종광 사무국장의강요 및 읍소에 의해-
자실위말단인 제가 올리게 되었습니다.
평화는 어머니다. 어머니를 죽이지 마라
아들아 이건 사람의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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