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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다
구멍 속엔 뭐가 있을까
국민학교 때
진흙투성이 도랑에 내려가 하수구 저쪽 구멍을 본 적이 있다
동그란 구멍 속의 세상은 참 희한했다
가끔은
비 오는 날 그 구멍 속으로 들어가
붕어나 미꾸라지를 훌치기도 했다
어둠의 자식인 박쥐도 네댓 마리
구멍 앞에선 왠지 망설여졌다
뭔가에 들어간다는 것이 설레기보다 무서웠던 어린 때
구멍 속엔 뭐가 있을까
지금도 구멍 속엔 희한한 세상이 있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구멍으로 들어가면 무섭기보다 설렘이 많아졌다
진흙투성이 하루를 끝까지 걸어가면
조그마한 구멍에서 햇빛이 새어 나온다
어제 볼 때 보다 오늘의 구멍이 늘 더 좁아져 있다
탄력이 좋은 건가
대체 구멍 속에 뭐가 있나
이젠 아예 팔을 걷어 부치고 도랑에 내려와
붕어도 키우고 배스(bass)도 키운다
물론 박쥐는 이제 없다 어둠의 자식은 딴 놈이니까
가끔
몇 몇이 모이면 한 밤중에 구멍을 찾으러 다닌다
‘굴에서 나와 또 구멍이라...’
갈 之자 걸음 몇 번 하면 이젠 고민할 필요도 없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게 구멍이 된다
지금도 하고 싶어
가만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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