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제
이시영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누님은 살았을 적 키가 껀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빼닮았다 말하고 그런 누님을 가리켜 나는 젊었을 적 우물가에서 볼우물이 환한 웃음을 웃던 어머니의 옆 얼굴을 그대로 닮았다고 했더니 수줍은 듯 호호 입을 가리고 웃었다. 찌는 듯한 여름 해가 좀체로 지지 않는 전주시 중노송동 노송탕 옆 반지하 셋방. 오랜만에 우리 둘이는 서로의 시큰한 뼈들을 안고.
- 시집 <바다 호수> 중에서 문학동네 刊
이시영 시인께서 <은빛 호각>에 이어 최근 <바다 호수>를 펴내셨습니다
시인은 自序에서 "시가 무슨 '보복'처럼 한꺼번에 몰려왔다. 나는 그것을
밤새워 성실하게 받아적었다. 어느 초라한 시인의 쓸쓸한 생애에도 간혹
이런 축복의 시간은 찾아드는 모양이다."라는 말로 시인의 말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술 고픈 후배들은 시인께 전화 한 통 걸어도 좋을 일이지요.
최근 '불교문학상'과 '지훈문학상'을 수상하셔서 모처럼 지갑이 두둑하실터,
생맥주나 막걸리에 참이슬까지 기꺼이 사주실 게 확실하기 때문이지요.
단, 선생의 건강을 생각해서 너무 늦게까지는 붙잡지 마시기를...
축하드립니다
|
이전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