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평화, 그리고 생명- 새만금 생명의 시(12)
서울로 가는 개펄
김 수 열
맞는 말이지요
목적이 선하면 방법도 선해야지요
그래서 걸었지요
해창 개펄에서 기어 나와
내가 농게요 한 발짝
내가 갯지렁이요 다시 한 발짝
내가 백합이요 다시 또 한 발짝
여기가 바로 개펄이요 절 올렸지요
쓰러지고 무너지고 고꾸라지고 으깨어졌지요
어리고 여린 것들 눈물로 뒤따랐지요
나도 농쟁이요 한 발짝
나도 짱둥어요 다시 한 발짝
나도 가무락이요 다시 또 한 발짝
우리가 바로 생명이요 큰절 올렸지요
서울 시청에 이르기까지
죽어라고 걸었지요
목적이 선하면 방법도 선해야지요?
정말 맞는 말이지요?
■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와 한겨레신문사가 공동 기획한 정전 50돌 '평화, 그리고 생명' 신작시 프로그램. 참여시인 27인이 7월 한달 동안 날마다 시 한 편씩을 릴레이 형식으로 게재. 이곳을 통해 다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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