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화순항 해군전략기지 건설계획 철회 및 평화의 섬 실천을 위한
정부와 제주도의 결단을 촉구한다

화순항은 역사적으로 태풍을 피해 정박하려던 배가 많았을 정도로 항구로서는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주변 절경과 연안경관이 뛰어나 국제적인 미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해군본부가 전략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는 송악산 군사기지 건설계획의 기억을 굳이 되살리지 않더라도 이번 화순항 군사기지 건설계획으로 인한 도민사회의 파장과 이후 나타날 제주도의 미래를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숱한 역사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어오면서 이제 평화와 상생의 길을 추구하는 제주도민들 앞에 또 다시 우리를 옭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 땅에서 유배당하고, 힘으로 안보를 추구하는 행위에 대해서 우리 도민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화순항 해군전략기지 건설계획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충분한 공개없이 진행되는 해군본부의 전략기지 건설계획은 관계당국이 주장하는 내용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많은 의혹이 제기된다. 심지어,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 차원의 추진계획을 그 기저에 두고 해군전용부두라는 이름으로 이를 포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입을 열어야 할 관계당국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제주도민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고서는 결코 이럴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화순항 해군전략기지 건설계획의 당사자격인 해군본부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보공개를 촉구한다. 전략기지 건설이 곧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제자유도시 추진 지원 등을 목적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강조하면서 그 이면의 정보공개는 궁색할 만큼 빈약하다. 만일 이와 같은 계획이 추진된다면 평화의 섬을 지향하는 제주도가 오히려 국제적인 군사지역으로 전락하고, 전시에는 주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짙다.

해양수산부 역시 금번 진행되고 있는 해군전략기지 문제에 대한 정보공개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해수부는 지난 94년 화순항을 국제적인 관광항구로 개발하겠다는 발표를 하였다. 그러나 수년이 흘렀음에도 이 계획은 원칙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계획에도 없던 화순항에 군사기지가 들어설 수 있는 보안항구를 설정해 놓았다. 그렇지 않아도 개발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민원을 사고 있는 와중에 군사기지가 포함 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해군과의 사전 조율이 있었음을 의심케 한다. 또한 항만기본계획에 의하지 않고는 군사기지 건설은 어렵다고 하지만 현재 급류를 타고 있는 사안이 어느 쪽으로 힘이 기울고, 어떻게 돌변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도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제주도의 태도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지난 지방선거 TV토론과정에서 화순항 해군기지에 대한 반대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11일 해군본부 관계자의 설명회 과정에서는 "의견수렴보다는 도민의 이해를 구할 사항"이라고 하여 사실상 해군기지 건설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도지사의 갑작스런 태도돌변은 더욱이 "주민들이 반대해도 계획을 취소할 수 없다"는 해군 측의 논리와 맥이 닿아 있어 사전에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모종의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제주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정리와 단호한 태도로 나서야할 제주도가 오히려 해군측의 논리에 끌려 다닌다면 향후 제주도민의 준엄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번 화순항 해군전략기지 건설 문제를 단순히 일부 해당지역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군사기지의 건설로 인해 해당 지역주민은 물론 제주도민 모두의 삶의 행위에 지대한 영향이 미칠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 차원 이상의 국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크다. 따라서 우리는 해군전략기지 건설의 저지를 위해 기존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 학계,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범도민적 차원의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우선 관계당국에 정보공개 청구 및 공개질의를 통해 이 사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할 것이며, 각 정당 및 8·8재선거 후보들에게도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군사기지 건설 저지에 대한 공론화를 위해 도내 대규모 집회를 상정하고, 사안의 전국화를 위한 운동 또한 전개해 나갈 것이다.

힘으로 평화를 지키려는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대가는 역사가 증명해 보였다. 우리 제주도민들은 평화의 상징인 제주도가 진정으로 평화를 실천하고 화해와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곳이기를 간절히 원한다. 따라서 제주도민과 평화를 실천하는 모든 이의 이름으로 화순항 해군전략기지 건설계획 철회와 평화의 섬 실천을 위한 관계당국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2년 7월 19일

화순항 해군기지 결사반대 도민대책위원회(준)
■ 화순항 개발 및 해군기지건설 관련 경과(1994∼)

1994. 12. 5 제주지방해운항만청, 1995년부터 3단계 화순항장기개발계획이 착수되어 2011년까지 진행된다고 발표.

1995. 9. 17. 해군 전략사령부를 2000년에 제주에 신설한다고 기사화 됨.(중앙일보 9/18 김민석·최상연기자)

1998. 12. 30. 화순항 1단계 개발 실시설계 용역 최종 보고회.

1999. 7. 14.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주도 권역 연안통합관리계획 시안에서 화순항 등 어항개발사업이 대부분 해양경관 보전과는 어긋나는 만큼 과도한 개발로 인한 연안경관 손상 방지를 위해 사업규모의 적정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힘.

2001. 7. 해군본부, 해양수산부를 상대로 화순항에 해군전용부두 수용여부 타진.
2001. 7. 12. 해수부, 현재 시행중인 전국 연안항 기본계획 용역결과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회신.
2001. 7. 화순리 주민(리장 박순영), 개발위원회 반발.

2002. 5. 16·17 함상토론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과 해양안보]에서 외교안보연구원 이서항 교수가 전략기동함대 기지 제주건설을 제안.
2002. 6. 8. 우근민 후보, 안덕면 화순리 홍마트 인근 거리유세에서 "화순항은 물류·미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입지조건을 갖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
2002. 6. 2차(2002-2011년) 연안항 항만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계획(안)에 여객·일반화물 부두로 계획됐던 화순항 북·서쪽이 보안항구로 변경.
2002. 7. 5. 제주참여환경연대 성명발표.
2002. 7. 10. 전교조 제주지부 성명발표.
2002. 7. 11.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연합 성명발표, 환경연합 도청앞 1인시위(∼12)
2002. 7. 11. 해군본부, 도지사 면담에서 해군전략기지 건설 공식화.
2002. 7. 12. 한나라당 제주도지부 논평, 화순항 군사기지 백지화 요구.
2002. 7. 12. 민주노총 제주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제주환경연합 성명발표.
2002. 7. 13. 제주경실련, 도민긴급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군전략기지 건설 반대 29%, 찬성 39%.
2002. 7. 15. 제주민중대회위원회 성명발표.
2002. 7. 16.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입장을 발표한 단체간담회를 통해 대책위원회 결성 추진을 결의하고 사업방향에 대해 합의함.

■ 도민대책위 향후 사업계획

□ 범도민적 대책위원회 추진
- 7월말까지 참여단체 확대 및 대책위원회 조직체계 마련
* 7월 23일 실무책임자 회의 예정 중
- 지역주민 대책위와의 연대 및 공동대책위 구성 추진
* 8월3일 3시 장소 : 화순 해수욕장(도민궐기대회-계획중)중 도민대책위가 참여하는 대규 모 집회 추진

□ 정보공개 청구 및 공개질의 활동
- 해군본부, 해양수산부, 제주도에 정보공개 청구 및 공개질의

□ 8·8 국회의원 재선거 대응
- 선거 후보자에 대한 공개입장 요구 (낙선운동 고려)
- 여·야 정당에 대한 입장표명 요구

□ 해군기지 건설 저지와 평화보장 촉구 시위 및 현장·홍보활동
- 화순항 현장(해수욕장 등)에서의 해상시위
- 화순항과 도내 주요지역에서의 집회, 도민홍보 활동
-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 범도민 서명운동
- 도민토론회 등을 통해 "제주 평화의 섬" 방향 및 실천 공론화

□ 전국적인 공론화 및 연대 사업
- 전국 여론화 사업
- 평화관련 국내 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전국연대 추진

□ 해군기지 철회 대정부 촉구활동
- 서명등을 통한 도민 탄원운동 전개
- 대정부 상경투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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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관련하여 2002년 8월 3일 화순항에서 오후3시에
도민 궐기 대회가 있습니다.
회원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