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문학의 문체적 특징


박 종 철 (숭실대 국문과 교수)



최근 문학을 논하는 자리에서 중요한 화제중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문학적 글쓰기에 관한 논의들이다. 80년대 이후 개인 컴퓨터가 일반화, 대중화되면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문학적 글쓰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쉽게 읽을 수 있으며, 그 작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작행위 그 자체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무한대의 개방 공간이 사이버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사이버 공간은 실시간대의 글쓰기 행위와 익명성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때나 마음만 먹으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 없이도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학에 관심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글들이 인터넷 공간을 떠돌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매체를 통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문학 활동에 대한 논의도 따라서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한 문학 활동에 대한 논의는 몇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는 새로운 매체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다. 인쇄 매체가 지니고 있는 한계의 극복을 위한 이들의 노력이 어떠한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논의인 셈이다. "산의 웅장함을 묘사한 비트 문자, 강물이 흘러가는 동영상,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새의 음향화일, 드넓은 초원의 디지털 사진 등으로 대체된 인공자연"이라는 " 멀티 미디어 환경이 문학과 만났을 때 텍스트의 형질은 언어의 감옥"(이용욱, /'/인터넷과 문학/'/ 그 현황과 흐름 그리고 전망)을 벗어나 새로운 문학의 양식들이 등장하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멀티픽션 뿐만 아니라 동일한 창작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에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릴레이 창작, 게임 소설같은 새로운 글쓰기 양식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대한 검토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논의는 작품 자체의 문학적 성과에 대한 우려의 비판들이다.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의 인터넷 접속을 통해 이루어지는 그들의 다양한 글쓰기 결과물들이 문학의 질적인 가치평가라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논의들이다. 비전문적인 사람들의 여과되지 않은 작품들이 마구잡이로 발표되면서 젊은이들의 흥미위주, 원색적이고 엽기적인 내용, 청소년기의 유치한 감상이나 잘못된 영웅주의에 의한 폭력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의 비판들인 것이다.
또다른 중요한 논쟁이 글쓰기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다. "기존의 제도로서의 언어와 문학적 언어가 인터넷상에서 차용되었을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젊은 문학 예술인 좌담, "인터넷으로 소통되는 문학의 전개 반향")라는 질문에 대해 "쉽고 간결한 구어체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는 장점"(정진수, 사이버 문학의 부정론과 긍정론을 고찰하며)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지적되고 있는 한편에선 "기존의 표준문법, 즉 문학적 표준문법이든 아니면 일반적인 문장문법이든 그런 것에 이탈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어"(위의 좌담) 글쓰기가 가벼움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컴퓨터라는 기계적 장치를 이용하여 글쓰기를 하면 "사고가 연속적이지 못하고 단절됨으로써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고리가 느슨하고, 문장도 길어지며, 수식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위의 좌담)는 자신의 컴퓨터 글쓰기에 대한 비판적 언급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원고지에 비해 컴퓨터 모니터는 그 집중력이 상당히 떨어지기 때문에 문장이 산만해지고, 문맥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지고, 중복되는 말들, 계속 반복되는 말들이 생기게 된다는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반성적 발언인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이러한 인터넷 글쓰기 중 문학 관련 사이트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들만을 검토하여 이들의 글쓰기 특징에 대한 사실들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1. 다양한 감정표현부호(imoticon)의 사용

요즈음 청소년 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이동전화기와 인터넷 채팅 공간에서의 다양한 의사소통 행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사소통 행위의 특성 중의 하나가 언어에 의한 전달과 아울러 숫자의 배열과 다양한 부호들을 통한 의사소통 행위일 것이다. 이러한 부호를 통한 의사표현 방식이 사이버 문학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음의 예문들을 보자.

맘두 무지 여리구∼ 애기 같아요...*^^*
때론 말두안돼는 때를 쓰기도 하지만..-.-^...
그래두 귀여워요..*^^*
( 울앤은요, 양파. 천리안 이용자 웹게시판 )

 " 이린!! 대체..왜이래?? "
 " =_=.. 모가?? 내가 어때서?? "
 " 우리 따돌리려고 그랬지?? 응?? 응?? "
 " 무.. 무슨 말이야?? ^^;; 은수 너는.. 괜한 트집이야.. "
 ∼
 " 내가 얼마나 너흴.. 사랑하는데.. "
^-^.. 그래?? 당근이지∼∼∼∼우리가 누군데!!!∼ "
(사랑한단 말야 2부, 클로버, Daum 데뷔클럽 )

위의 예문들 중 첫 번째는 시의 형식을 빌린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소설의 형식으로 발표된 글이다. 그리고 두 예문 모두에 "*^^*, -.-^, =_=, ^^;;, ^-^" 등의 부호문자가 사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부호문자들은 통신 언어에선 흔히 사용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부호문자들을 통신 언어에서 자주 사용하는 까닭은 "종이와는 달리 모니터 상의 디지털화된 텍스트는 집중해서 읽기에 불리한 시각 환경을 갖고 있다. 따라서 작가들은 독자들의 관심을 텍스트 끝까지 지속시키며, 집중과 정독이 힘든 시각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통신만의 독특한 언어를 만들어내지 않을 수 없다."(다매체 문화와 사이버 소설, 최병우 외, p. 192, 푸른사상사)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부호문자들은 등장 인물의 심리 상태를 문자언어에 의한 것보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즉 /'/멋적은 웃음/'/ 대신에 /'/*^^*/'/이나 /'/^^;;/'/으로, /'/흐뭇하게 웃는 모습/'/ 대신에 /'/-.-^/'/이나 /'/^-^/'/의 부호문자를 사용하여 그 의미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표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특수 부호문자를 사용하는 계층은 10대들에 한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글에선 이러한 예들을 찿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러한 특수 부호문자가 아직은 보편화되어 있지 못하고 10대들만의 고유한 은어적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특수 계층에서만 사용되던 은어들이 속어로 일반화되듯이 이러한 특수 부호문자들도 계층을 넘나들면서 그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0대들이 통신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이러한 부호문자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언어도 왜곡시키거나, 일상의 규범적 문법 질서를 일탈시킨 그들만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와같은 통신 언어상의 일탈현상은 그들이 창작하여 발표하고 있는 작품들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2. 문법적 규범의 일탈 현상

10대들이 통신상의 언어에서 사용하는 문법적 규범의 일탈현상은 맞춤법의 의도적 무시, 음소나 음절의 축약과 탈락, 은어나 비속어의 남발, 새로운 조어에 의한 의성 의태어의 무작위적 사용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러한 일탈현상은 그들이 창작한 작품들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ⅰ) 맞춤법의 무시
 " 이씨...너 주거서 그레이스!!! " ( 에이씨, 너 죽었어 그레이스! )
 " 이잇-. " ( 에잇- )
 " 내 사랑스런 동생한테 찍접거려? " ( 내 사랑스러운 동생한테 집적거려? )
 " 뭐 이따구로 긴지...;;" ( 뭐 이따위로 긴지. )
 " 븅∼∼신∼∼∼-" ( 병신 )

위의 예들은 맞춤법 규정을 무시하고 그들의 현실 생활에서의 발음 현상을 그대로 문자로 옮겨놓은 예들이다. 위의 예들 외에도 "가야쥐( 가야지 ), 바붕아( 바보야 ), 아부지( 아버지 ), 아포( 아퍼 ), 엉아가( 형이 ), 오세여( 오세요 ), 이뇬이( 이년이 ), 잘꼬야( 잘거야 ), 하이간( 하여간 ), 하자너( 하잖아 )" 등 많은 수의 의도적인 음운변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ⅱ) 음소나 음절의 축약과 탈락
 " 시간이 쫌 남아." ( ∼ 조금 ∼ )
 " 넘넘 멋있었어." ( 너무너무 ∼ )
 " 열라 잼있다." ( 몹시 재미있다. )
 " 구치! 구치! " ( 그렇지! 그렇지! )
 " 뭐함서 놀지?" ( 뭐 하면서 놀지? )

위의 예들에서 /'/넘, 잼/'/은 /'/너무, 재미/'/에서 음절말 모음을 탈락시키고 단음절화시킨 것이다. /'/쫌, 뭐함서/'/는 /'/조금, 뭐 하면서/'/에서 중간의 자음과 모음을 탈락시키면서 음절을 축약시킨 예이며, /'/쫌/'/은 또한 첫 자음 /'/ㅈ/'/을 요즈음 젊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발음 현상인 된소리화를 거친 것이다. /'/구치/'/는 /'/그렇지/'/에서 첫 음절의 모음을 변이시키고, 두 번째 음절의 /'/어/'/와 /'/ㅎ/'/을 탈락시키고 /'/ㅎ/'/의 영향으로 /'/ㅈ/'/을 /'/ㅊ/'/으로 변이시킨 예이다. 이러한 예들 외에도 "갈켜(가리켜), 근대(그런데), 글쿤(그렇군), 내비두고(내버려 두고), 드뎌(드디어), 바이트(아르바이트), 섭(섭섭), 아녀(아니요), 앤(애인), 일케(이렇게), 잰(저 아이는), 젤루(제일로), 존심(자존심), 훨(훨씬)" 등의 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는 /'/ㅋㅋㅋ(크크크)/'/, /'/ㅎㅎㅎ(흐흐흐)/'/처럼 모음 없이 의성어들을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예들과는 달리 "맛탱이가 갔다", "이런 둔팅아", "죽는당", "바붕아" 등처럼 일상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음운이나 음절을 삽입하여 그들만의 고유한 언어의 멋(?)을 살리려는 표현들도 상당수 발견할 수 있다.

 ⅲ) 은어, 속어의 남용
"괜찮아∼ 오늘 태정이가 쏜대∼"
"그래? 그럼 빈대 붙어야지! "
기분이 꿀꿀했다.

위의 예에서 /'/쏜다/'/는 /'/한턱 내다/'/를, /'/빈대 붙다/'/는 /'/따라가 공짜로/'/를, /'/꿀꿀하다/'/는 /'/기분이 좋지 않다/'/ 정도를 뜻하는 10대들의 속어들이다. 이러한 은어나 속어들은 그들의 일상적 언어 생활에서 상당한 빈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며, 이러한 어휘 사용법은 그들이 창작하는 글들에서도 마구잡이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어휘들로는 위의 예들외에 /'/갈구다/'/(약올리다), /'/갑빠/'/(체면), /'/구라/'/(거짓말), /'/깔, 깔다구/'/(여자친구), /'/꼬불처논/'/(감춰둔), /'/꼬장/'/(짜증), /'/니주가리/'/(못생긴 여학생), /'/닭살/'/(소름 돋는), /'/둔팅아/'/(둔한 녀석아), /'/범생/'/(모범생), /'/빨다/'/(술을 마시다), /'/뻘쭘하다/'/(머뭇거리다), /'/뽀대/'/(폼), /'/영계/'/(어린 소녀), /'/짜가/'/(가짜), /'/짜바리/'/(형사), /'/짱박혀/'/(숨다), /'/찜했으니까/'/(점찍다)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은어나 속어 외에도 /'/씨댕아, 씨방새, 씨파, 씹새, 조지다, 좆나게, 좆빠져라/'/ 등의 비어 내지는 욕설이 거침없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언어 사용법은 국어 순화의 측면에서나, 청소년들의 언어 정화의 측면에서도 심각하게 반성해야할 문제인 것이다.

 ⅳ) 의성 의태어의 남용
 "으휴∼ 무서바라"
"총알처럼 피융∼하고 여관 밖으로 달려나갔다."
"우어어어- 자유!!! 탈출!!! 크아아악-!"

사이버 공간에 글을 발표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글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의성 의태어의 무제한적인 조어와 지나친 사용이다. 위의 예들에서 /'/으휴, 피융/'/은 일상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어어어/'/나 /'/크아아악/'/은 모음의 길이에서 일상적인 글에서는 찿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만화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의 과잉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기교로 보이며, 이것을 그대로 모방한 것처럼 보인다. 이들 외에도 "우∼웅∼∼(응하는 대답), 욱..웩...(역겨움),쿠쿠쿠, 풋하하, 히히히!, ㅋㅋㅋ, ㅎㅎㅎ" 등 다양한 의성 의태어의 예들을 찿아볼 수 있다.

 ⅴ) 외래어 및 외국어의 남용
위에서 지적한 특징들 외에 또 하나 언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 외래어, 외국어의 남용이다. 물론 우리의 일상어에서도 많은 외래어를 찿아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굳이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음에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간은 풀 취침이 보장된다."
"자고나면 모든 수업이 깨끗이 클린되어 있다."
"아직도 키스를 못한게 천추의 한이다. but 오늘이 기회다.!!!"
"야!!! 븅신 지랄 초 울트라 업그레이드 꼴깝떨지 말구!!!"
"나는 딜리트 키를 누르듯 간단히 그녀의 존재를 지워버렸다."

 위의 예들은 "완전한, 그러나, 지워져, 엄청난, 삭제" 등으로 표현해도 그리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 외에도 "게임 에너지, 드라마 스토리, 메가헤르츠, 미스테이크, 베일리스 커피, 스타일링, 쏠로, 오마이 갓, 오픈 스탠스, 페스츄리 빵, 하드 왁스" 등 외래어나 외국어를 즐겨 사용하는 것은 무언가 멋이 있어 보이는 것들에 대한 무조건 적인 따리하기거나, 현학적인 표현에 대한 과시적 추종일 것이다.

 ⅵ) 비문법적 문장
가. 1. 그것은 아주 약간 매우 잠시 동안의 느낌일 뿐이다.
 2. 뭔가 문득 불현 듯 아주 잠시 잠깐 머리를 스쳤다.
 3. 잠을 자고 있을 때 드려오는 모든 소리는 소음으로 드렸다.
 4. 너무나 털털해서 누구나 편하게 대하는 털털한 성격으로 보였다.
 5. 바닷바람 냄새 가득한 강한 바람.
나. 1. 프리드리히 대장님이 보신다고 한다.
 2. 몇겹이나 껴 입었을지 모르는 동생의 양말이 몇걸음 움직이더니,
 3. 난 가끔씩 우울했고 또 자주 우울했어요.
다. 1. 대충 옆에서 얘들 하는 듣고 대충 감을 잡았다.
 2. 난 학교를 바로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사기 위해 서점을 찿았다.
 3. 죽은 어머닌 아마 아직도 내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가의 예들은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는 수식어나 단어들이 중복되어 단어들 사이의 지시관계가 불명확하거나 의미 전달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있는 예들이다. 즉 가의 1에서 "아주, 약간, 매우 잠시"나 2의 "문득, 불현 듯, 아주 잠시, 잠깐" 등은 같은 의미의 수식어구가 반복되어 그 지시관계가 명확치 못하고, 4의 /'/털털하-, 바람/'/은 동일한 단어가 중복된 통사오용의 대표적 예들이다.
나의 예들은 문법 규칙을 잘못 적용시켰거나 의미론적 모순을 보여주는 예들이다. 즉 1은 "대장님이 (너를) 보시겠다고"로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고, 2는 양말이 움직인다는 의미론적 결함을, 3은 /'/가끔씩/'/과 /'/자주/'/라는 반대되는 의미를 동일한 형용사 /'/우울하-/'/의 수식어로 사용하여 의미론적 모순을 범하고 있다.
다의 예들은 꼭 필요한 문법적 성분을 누락시키거나, 필요 없는 성분이 삽입되어 오류를 범하고 있는 예들이다. 즉 1은 "(이야길) 듣고"로 /'/이야길/'/이 첨가되어야 하며, 2는 "바로 집으로 가는"에서 /'/집으로/'/는 삭제되어야 한다. 3은 "모르고 있다."가 아니라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정도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3. 대화체의 수용과 정서적 기능의 확대

어느 정도 전문성을 띠고 있는 작가들의 글과 청소년 예비작가들의 글에서 보이고 있는 차이는 대화체의 표현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음의 예문들을 보자.

"가족은?"
잠깐 사이를 두었다가 그녀가 메마른 소리로 되받았다.
"없어요. 떠나왔잖아요."
"떠나오면 가족이 깜쪽같이 없어지나?"
"글쎄, 없다고 했잖아요.
문득 억양이 고조돼 더 이상 묻지 않았다.
( 윤대녕, 미란, 문학과 지성사.)

그때 정아의 귓가를 스쳐가는 이 소리는...
/퍽/
/으....ㅋ../
/띠발...이 새끼가 쳐돌았나.../
/하....하......../
/퍽.푹!!/
(kiss하까?, 그녀석과 동거중, Daum데뷰클럽)

 첫번째 글은 구어로 이루어지는 대화 사이사이에 그 대화의 분위기나 발화자의 심리적 상태와 같은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주변 상황에 대한 서술이 이루어지고 있어 글의 분위기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되고 있다. 그러나 아래의 글에서는 대화의 음성적 실현만 기술될 뿐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나 발화자에 관한 아무런 정보도 주어지지 않고 있다. 미학적 가치나 문학적 성과라는 면을 도외시하고 문체적인 면만을 말한다면 서술의 속도를 줄 수 있다는 점은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래 예문의 경우 대화의 내용에 대한 서술자의 정서적 느낌을 문장 부호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즉 말줄임 부호를 사용하거나, 감탄 부호를 여러개 찍어 화자의 감정의 강도를 강화시키고 있는 기술태도를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 양식은 사이버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4. 결 론

이제까지 인터넷 상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언어적 특성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문법적 일탈 현상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탈 현상을 보이고 있는 글들은 대부분 문학에 대한 전문성이 아직은 미숙한 10대들의 글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러한 예들만을 거론하여 사이버 문학 전체를 미숙한 글쓰기라거나, 언어적 규범을 무시하는 작가들의 공간이라고 질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10대들이 쓰는 글들은 원고지라 해서 예외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도 문학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문법적 질서를 준수하게 될 것이다. 결국 문학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전문성을 갖춘 기성 작가나 학자들이 자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가령 " 책방에 가보거나 인터넷 여러 사이트에 글을 읽어보면 글쓰기 기본이나 문법의 기초는 물론이고 주제나 문체의 조악한 나열이 많이 보인다." ( 김인구, 글쓰는 사람들에게 독자가 쓴소리 한마디 했습니다, Novel.21 )는 질책은 비전문적 글쓰기 작가들 뿐만 아니라 기성 작가들이나 학생들의 교육과 연관되어 있는 모든 사회인들이 겸허하게 반성하고 수용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