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달에게 보내는 연서]
(고요아침, 2007년 5월 15일)
이 시집은 ‘달’과 ‘별’을 비롯한 우주 천체 사물들을 집중적 소재로 한 60편의 서정시를 모은 의욕적 성과이다. 김재석 시인은 1990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하여, 그동안 주목할 만한 시집들을 상재하면서, 지적인 준열성과 짙은 서정성을 견고하게 결합한 시세계를 보여왔다.
그의 시적 생애를 돌아보면, 비교적 늦깎이로 등단하여 첫 시집을 펴낸 후 거의 10년의 상거(相距)를 가진 채 두 번째 시집을 냈다가 그 후로 매우 왕성한 창작적 열의를 보이는 궤적을 밟아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로서는 다섯 번째 시집이 되는 [달에게 보내는 연서]는, 이러한 시적 응집력이 일종의 ‘천체적 상상력’에 의해 발원되고 구성된 하나의 시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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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1955년 전남 강진 출생. 1990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 [까마귀], [샤롯데모텔에서 달과 자고 싶다], [기념사진], [헤밍웨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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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스무 살 적
절의 품에 안기고 싶었지만
세상에 진 부채 때문에
가지 못했다
그 뒤 부채를 탕감 받았으나
산에는 가지 못하고
언어의 사원에서
십 년 가량 정진하였다
잘하면 성불하나 했는데
대퇴부분쇄골절로
결가부좌를 못하니,
다 된 밥에 재 뿌린 격이다
하기야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지금 삶이 덤이니,
성불 못하더라도 괜찮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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