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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는 확립된 권력과 이데올로기의 이익을 위해 역사상의 사실들을 왜곡하는 행위를 ‘역사적 공작’이라 불렀다. 필요하다면 진실마저도 감춰버리고 나아가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왜곡하기를 서슴지 않는 미국의 본성을 지칭하기 위해 그가 조합한 용어이다.
역사적 공작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를 찾겠다는 핑계로 이라크를 침략했지만 그들의 속셈이 석유에 있었다는 건 이제 비밀이랄 것도 없다. 또한 역사적 공작의 주체에는 제약이 없다. 비열한 지도자를 국부로 숭상하고 살인마에 독재자였던 자를 원로로 대접하는 게 우리 현실 아니던가. 광주민중항쟁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던 존 위컴은 우리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은 근성을 지녀서 누가 지도자가 되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복종할 것이며 그들에게는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
위컴이 선구자는 아니다. 위컴의 선배 격인 미군정사령관 존 리드 하지도 이런 말을 했다. “그들(한국인)보다 더한 멍텅구리들은 없을 것이다. 그들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그들은 기회만 있으면 강간하고 강탈하고 살인을 했다. 그들은 사람 때리는 것을 좋아한다.” 이방인의 입에서 나온 평가들이라 더욱 씁쓸하다. 그들의 편견과 무지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완강히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의 편견과 무지를 거스르고 이만큼의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물과 피를 쏟았는지 우리는 안다. 민주주의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획득해야 하는 것임을, 그러기 위해 고통을 감내해야 함을 또한 우리는 안다.
역사적 공작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서도 비열한 역사적 공작이 진행 중인지 모른다. 나만 그럴까. 위컴이 들먹인 들쥐가 이처럼 새삼 뼈아프게 여겨지는 건.
<2010.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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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in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