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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점에 가서 오늘 구두 한 켤레 샀다.
새 가죽내음이 채면을 걸어와
날렵한 원형(原型)속으로 발을 밀어넣으면
고달픈 내 족적(足跡)만큼의 조임이 아리어 온다.
발등의 눌림이 오면서
마음따라 몸은 가두어지고
불어튼 지난 세월도 아득히 잊고.
밝은 조명보다 더 강하게 쏘는
새까만 광택에 기대어
바닥에서 천정으로 뜀박질하는
허물어진 내 심장이
다시 명품으로 포장되어,
거울보다 더 투명한
긴장의 세월로 조여오는 아픔이여!
언제나 무거운 체온을 버티고 있는 피질(皮質)이여!
한 땀 한 땀의 스티치가 늘어나
모질지 못한 네 원형이 헤지고 부풀 때
가장 편한나는,
또 사랑을 갈아치우리라.
신발점에 가서 오늘 구두 한 켤레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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