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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산과 들은 잠들어 있는가>>>
더워도 너무 덥다
아름들이 감나무 고목들
이파리 하나 꼼짝을 않고
바람 한 점 없는 8월의 한낮
천지만물이 모두 잠들었는가
까마귀 한 마리 울고 간 뒤
고요에 싸인 적막강산
잠자리 한 마리 파르르 날아오고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그토록 시끌 벅적하게 울어대던
논바닥의 개구리들은 다 죽었는가
밤낮 울어대던 뻐꾸기들도 잠잠하고
8월의 태양은 활활 불타고 있는데
천지만물은 깊은 낮잠에 빠져 들고
지금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져 가는가
남극의 어름산들도 흐물흐물 녹아 내리고
저 8월의 햇볕에 저 북녘땅도 녹고 있는가
얼어 붙었던 마음들도 다 녹아 풀어지고
사나운 투쟁의 아우성- 전쟁의 바람도 잠들고
저 8월의 같은 태양 아래 같은 평화는 깨어라
어느덧 시원한 밤은 찾아 온다 북에도 남에도
낮에도 잠들었던 산과 들은 밤에도 잠들었는가
풀잎 위에서 손톱만한 청개구리들은 잠이 깬다
내리는 이슬이 보인다- 받아 먹는다- 청개구리들
새도 개구리도 풀벌레도 모두가쥐죽은 듯 잠잠한데
이슬이나 맞으면서 걸어나 볼까-이 밤이 다 가도록
하늘에는 달도 없는데 별만 총총 깜빡깜빡 졸고 있고
8월의 산과 들도 이슬을 흠뻑 마시면서 졸고 있는가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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