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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녀들을 선택했는가
박혜란
유치원 교사가 꿈이던 제시카 린치 일병
전투 중 이라크 군에 붙잡혔다 구출되어 돌아온
그녀의 행운에 미국은 열광했고
매스컴은 그녀를 전쟁영웅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철도 노동자의 딸인 린디 잉글랜드 일병
기상학자의 꿈을 가지고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군에 지원한 지 4개월만에 그녀는
인간을 짐승처럼 부리는 악녀가 되었다
누가 그들의 배역을 선택했는가!
스물 한 살의 선량한 시골 출신인 두 여성을
한 사람은 영웅으로
또 한 사람은 세계적인 악녀로 바꾸어버린
이 전쟁의 시나리오는 누가 쓰고 있는가
"지옥을 맛보게 하라!"
는 명령을 따른 병사 몇 명에게
그 지옥의 결과를 책임 지울 수는 없다
누가 그들을 지옥에서 웃게 했는가
고통받는 포로들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사진 찍기를 즐기고
민족적 우월주의에 젖어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하게 만들었는가, 누가
미제국주의!
전쟁옹호론자들!
더 이상 그들을 위해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을 죽음의 골짜기로
내 몰 수는 없다
박혜란 시인은 해남에서 태어나 <땅끝문학>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해남에서 일하며 시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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