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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들의 세상을 향한 작은 신호, '작가회의 통신' 시작
-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한국작가회의가 매주 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담는 ‘작가회의 통신’을 29일부터 시작한다. 성명서나 논평으로는 담을 수 없던 주제에 대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매개로 독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사회적 발언의 경로를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작가회의는 이날부터 매주 월요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와 세상을 향한 작가들의 말을 담은 에세이를 매주 월요일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밝혔다. 받아보기 원하는 이들은 메일링 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우선 작가회의 집행부로 구성된 집필 위원들이 매주 사회적 주요 이슈에 관해 자유로운 형식의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첫번째 통신자인 김은경 시인인 쓴 짧은 에세이 ‘담배 한 개비’는 최근 담배세 증세와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는 담배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다. 시인은 어릴 적 내키지 않는 담배 심부름을 시키던 외삼촌의 과거사를 뒤늦게 들었다. 동네 건달로 살던 외삼촌은 5공 시절 삼청 교육대에 끌려갔다 온 뒤,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살게 됐다고 했다.
“나이 서른도 되기 전에 아내를 잃고, 이유도 모른 채 공권력에 의해 삼청교육대로 끌려가고, 하나 있는 딸애마저 스스로 건사하지 못한 채 살던 마흔 줄의 사내에게 삶은 얼마나 형벌 같은 것이었을까. 형님네농사일을 거들어주고 받은 푼돈으로 가끔 소주나 한 병 사마시고, ‘솔’ 담배를 태우는 게 유일한 낙이었을 게다. 함민복 시인이 ‘담배는 영혼의 뜸’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에게 담배는 평생 아물지 않는 통증을 잠시나마 허공으로 띄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끈이었을 게다.
스물세 살, 처음으로 담배 한 모금이 내 흉골 속으로 들어와 어지러움과 슬픔이 섞인 묘한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던 날, 나는 외삼촌의 담배 피던 모습을 떠올렸었다. 항상 먼 데를 향해 있던 그의 텅 빈 두 눈이 생각났고, 내 슬픔이 그때 그의 슬픔과 다르지 않은 색(色)이라 여겼었다.”
작가회의 정우영 사무총장은 “이 통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둡고 힘든 구석구석을 때로는 날카롭게 비판하고, 감싸안으며 돌아보고자 한다. 반갑고 기껍게 읽히는 글이 되고 소소한 일상을 덥히는 따뜻한 안부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사 원문 링크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9291038521&code=9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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