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희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어둠을 불사르는 사랑]
(시선사, 2007년 7월 31일)
화살나무는 시인의 자화상처럼 읽힌다. 시인은 예언자 혹은 전령사에 가까운 운명이므로 결코 전장을 지배하지 못한다. 이름은 공격적이지만 기실 누구에게도 위해를 가하지 못한다. 어쩌면 외부의 공격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화살을 가지에 단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화살나무도 공격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가슴이다.“누구의 가슴을 관통하려고/ 화살나무 되었느냐”고 서두를 시작하는 것은 그러므로 매우 알맞은 표현이다.
시인의 무기는 감동이기 때문이다. 가슴을 관통하면 몸 전체를 지배한 것이다. 비록 키 작아 가로수도 되지 못하고 어깨를 맞대지 않으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작은 존재들끼리 뭉쳐서 한 계절, 누군가의 한으로 저무는 가을을 오롯이 지킨다. 화살나무는 밖에 있는 누군가를 겨냥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비를 맞고 서 있는 나무는 바로 시인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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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희
1958년 충남 서천 출생. 경남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삼일오 시동인'으로 시를 썼으며 2005년 <작가마당>에 '칡넝쿨을 자르며' 외 2편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으로[어둠을 불사르는사랑]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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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이십오년 세월의 강을 건너 한 권 시집을 내 놓습니다.
시가이 시대를 살아갈 양식은 되지 못하지만 척박한 길을 가는 이들에게
목을 적셔주는 한 모금 이슬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살고 그렇게 쓰고 싶습니다.
2007년7월 정완희
::추천글
정완희 시인은 단정한 용모와 눈빛을 하고 있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척도尺度에 갇힌 듯이 그의 시는 세상을 단정하고 바른 현실로 이끌고자 하는 고통과 괴로움을 말한다. 평등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분노는 그의 시를 80년대를 관통해 나온 민중시인의 모습을 보이게 한다. “왜 진실은 피가 묻어 있으며 죽음으로 눈 뜨는 지를“말하는 분노에는 감추어진 슬픔이 있다. 고해로 가는 인생의 여정에는 강으로 흐르는 시간의 풍경들이 있다. 그 풍경을 희로애락이라는 시의 거울로 비추어내는 시인의 무기는 진솔함이다. 정완희 시인의 시적 진솔함이 벼린 창과 칼이 되기를 기대한다.-김백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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