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4361 제목 [시] 조성국/ 슬그머니 이름 관리자 슬그머니 조성국 쌀뜨물 받아 생밤의 속껍질을 불리는 동안 숫돌에 반달칼 벼리었다 애비는 조각하듯 곱게 생율 치는 법만 가르치고는 살그머니 없어져선 제 주름 깊은 가슴과 어깨를 짓누르던 생애, 그것을 고스란히 떠받친 발뒤꿈치의 굳은살을 하얗게 갉아내곤 하였다 한껏 등허리를 옹송그려 옹이 같은 각질의 발꿈치를 깎아내다 들킬 때면 겸연쩍은 듯 배시시 감추던 반달 모양의 손칼을 쥐어보기도 하였는데 제삿날이면 나는 그 곤고했던 무게를 떠받치느라 조금씩 닳아 뭉개어진 애비의 신발 들고 살그머니 없어져선 구두수선집을 재게 다녀오곤 했던 일도 넌지시 떠올리며 슬그머니 없어진 자식의 빈자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조성국 1963년 광주 염주부락에서 태어났으며, 1990년 『창작과비평』봄호에『수배일기』연작 7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슬그머니』가 있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371 시   고형렬/ 마천루 러브체인 관리자 2007.12.11. 5466 370 시   문태준/ 문병 관리자 2007.09.15. 7138 369 시   신경림/ 그 집이 아름답다 관리자 2007.08.26. 6733 368 시   차주일/ 수평의 심장 관리자 2007.08.09. 5610 367 시   정완희/ 플라타나스 관리자 2007.08.02. 5253 366 소설   박금산/ 귓속의 길 관리자 2007.07.28. 7228 365 시   유진택/ 꽃등심에 꽃이 피었다 관리자 2007.07.14. 5386 364 시   표성배/ 콤퓨레셔의 울음소리 관리자 2007.07.05. 5456 363 시   고증식/ 회춘 관리자 2007.06.29. 4358 362 시   박남준/ 달과 되새 떼 관리자 2007.06.20. 4762 361 시   박영희/ 즐거운 세탁 관리자 2007.06.05. 4275 360 소설   백가흠/ 전나무 숲에서 바람이 분다 관리자 2007.06.05. 6557 359 시   박성우/ 가뜬한 잠 관리자 2007.05.30. 4174 시   조성국/ 슬그머니 관리자 2007.05.20. 4362 357 시   길상호/ 모르는 척, 아프다 관리자 2007.05.13. 4451 356 시   이성목/ 입춘 관리자 2007.05.02. 4276 355 아동문학   김기정/ 상냥한 여우 씨와 식구들 관리자 2007.04.19. 5430 354 시   강세환/ 봄 꿈 관리자 2007.04.16. 4397 353 시   조 정/ 버들귀 관리자 2007.04.09. 4163 352 시   정낙추/ 즐거운 빚잔치 관리자 2007.03.19. 4407 351 시   김유석/ 소를 모는 노인 관리자 2007.03.11. 4160 350 소설   이나미/ 파묘꾼 관리자 2007.02.28. 7776 349 시   고영민/ 공손한 손 관리자 2007.02.20. 4925 348 시   김사인/ 바짝 붙어서다 관리자 2007.02.14. 6254 347 시   이시영/ 친견 관리자 2007.02.05. 4533 [이전 10개]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