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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표성배
그곳에도 꽃이 피는가
흐를수록 슬퍼지는 한강에 발을 담그고 나는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을 꿈꾼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꽃피운 옛 사람의 얼이 숨쉬는 강은 오늘도 역사의 중심을 흐르고 있다
모래바람 뚫고 열화 우라늄탄을 가득 실은 미 제국주의 전폭기가 바그다드 밤하늘에 불꽃을 수놓자 붉은 장미를 꽂은 아이들의 가슴에 핏빛 비가 내린다
유프라테스여
티그리스여
꿈꾸는 강이여
정녕 그곳에도 꽃이 피는가
성조기만이 신나게 펄럭이는 한반도에서 미군들의 불꽃놀이가 한창인 바그다드 밤하늘을 생각하며, 한강이 밤새도록 열병을 앓아 누운 날,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이 온통 핏빛이구나
표성배 1966년 경남 의령 출생. 제6회 '마창노련문학상'을 받았고, 시집으로 <아침햇살이 그립다>가 있다. '객토' 동인이며, 경남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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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