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3261 제목 [시] 이종형/ 수액 주사 이름 관리자 수액 주사 이종형 응급실 간호사는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진 나무의 정맥을 좀처럼 잡아내지 못하고 자꾸만 허둥거렸다 앙상한 가지 깊숙이 푸른 수액이 흘렀던 통로가 어디쯤이었는지 붉은 피는 자꾸 역류하는데 저 뼈와 뼈 사이 제 살점이 다 파먹히도록 비명 한번 지르지 않던 나무의 맥박은 끊어질 듯 가늘고 중심이 위태롭다 한때 푸르렀던 세월을 아름드리로 훔쳐왔던 것이다 나는 입원 서류에 서명하면서 병든 나무의 보호자가 되었다 나를 키워준 깊고 서늘한 그늘이 걷힌다는 것 척추 어딘가에서 관절 몇 개가 우드득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늙은 어머니의 몸 속으로 흘러드는 몇 방울의 수액 주사 숲에는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봄날 오후였다 이종형 제주출생. 2004년 <제주작가> 신인상으로 등단.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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