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작가 회원님들께
무더위도 가시고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가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일 폭염과 우중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작가 단식 집회에 함께 해 주신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연 174명이 참여한 작가 집중 단식에 이어 평상적으로 진행해 오던 작가 동조 단식이 어느 덧 45일에 접어들어 이제 그 마무리를 하고자 전갈을 드립니다.
아직 세월호 특별법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으며, ‘언제든 찾아오라던’ 대통령은 거리에서 풍찬노숙하고 있는 유족들을 완강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슬픔은 훼손되고, 단식의 뜻마저 모욕되고 있는 터에 이제 작가들의 동조 단식을 마무리하는 심경이 무겁기만 합니다.
근자에 참여 작가들이 현격히 줄어들고, 창작에 전념하시는 작가 회원들을 언제까지 거리로 불러낼 수만도 없다고 판단되어 이제 공식적인 작가 단식 집회를 마치려고 합니다. 이번에 광화문 광장에서, 혹은 지방의 거처에서 작가 회원들께서 함께 해 주신 동조 단식은 세월호 유족들의 아픔에 동참하며, 국가부재와 무능한 정부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는 의미를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픔과 경종이 작가 회원님들의 작품으로 승화하여 세상의 큰 울림이 되리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비록 작가 단식 집회는 마무리하나, 향후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규명되고, 유족들의 뜻이 받아들여지는 날까지 자유실천위원회에서는 주말마다 진행되는 세월호 집회와 문화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자 하오니 작가 회원님들께서도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4년 9월 15일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이시백 드림
분과 및 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