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 불이행 사회적 해결을 위한 실천’ 제안서

□ 취지

○ 주체의 치열한 투쟁과 시민사회의 연대의 힘으로 쟁취한 ‘사회적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한진중공업의 경우 합의 이후 두 명의 조합원이 목숨을 잃었고, 기륭전자는 1895일을 싸워 복귀한 현장에서 또다시 길거리로 내몰려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골든 브리지의 경우도 노사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500일이 넘는 파업을 해야 했고, 유성기업 역시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이 공권력의 비호아래 폭력에 내몰리고 구속되고, 지속적인 해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주들에게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노동자들만 구속되고, 죽고, 다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사회적 합의 불이행, 사회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투쟁 주체와 민교협, 민변, 종교계, 문화예술, 학생, 금속노조등이 참여한 두 차례의 연속 토론이 있었습니다. 법을 넘어선 합의인 만큼 사회적으로 약속을 강제해 낼 수 있도록 사회적 의제화 투쟁이 필요하고,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 투쟁은 주체들과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 권영숙 교수의 발제문 발췌

기륭을 비롯한 한진중공업의 사회적 합의는 제도화된 분쟁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체의 치열한 투쟁과 여러 노동쟁점을 사회적으로 의제화하면서 만든 사회적 연대투쟁이 강제해 낸 합의다. 법을 넘어선 합의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지만 반면 이행을 지연시키거나 파기시킬 때 강제할 구속력이나 강제할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를 강제하는 가장 큰 힘은 사회적 힘이고, 나아가 기업을 둘러싼 사회정치적 문화다. 만약 그렇듯 오랜 불화와 투쟁을 거치고 사회적 주목을 받으며 만들어낸 사회적 합의라는 결과물을 한순간에 파기 혹은 폐기하는 자본에 대해서 이 사회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상식이 만약 사회 저변에 자리 잡고 있다면, 아무리 그것이 개별 사업장의 합의서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쉽게 폐기 혹은 파기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약속을 어기고 합의를 파기해도 괜찮다는 사회적 상식에 반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그래서 새로운 ‘상식’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에 대한 사회적 의제화 투쟁이 필요하다. 투쟁과 연대로 끌어낸 사회적 합의를 자본이 존중하고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사회적 의제화 투쟁이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속의 이행을 실질적으로 강제해 내야 한다.

○ 현재 기업주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륭전자의 경우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고, 한진중공업은 최강서열사의 죽음으로 인해 시민사회의 강력한 항의와 주체의 투쟁으로 간신히 단계적으로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이러한 현실에서 앞서 토론회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사회적 의제와 투쟁을 통해 합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강제가 필요하며 법적으로도 강력하게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합의 불이행 사회적 해결을 위한 실천’은 신자유주의가 지배 체제의 이념 노선 정책이 된 이후 극대화된 자본 편향의 잘못된 사회적 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노동하기 좋은 나라가 되고, 이윤이 아니라 사람이고 생명이 우선이라는 최소한의 양식을 세워보자는 노력입니다. 우리는 지난 십 수년 동안 정리해고 비정규직이라는 생지옥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 속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은 사회법이 아니라 일반법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노조는 파괴되고 단협은 해지되었습니다. 노동자를 노동자로 부르지 못하고 최저법에 불과한 노동법적 권리도 부정당했습니다. 그 사이 인권과 복지를 위한 최소한의 수단이 이윤만을 앞세운 자본의 장애물, 규제가 되었습니다. 이 본말이 전도된 물구나무 선 세상을 바꾸기 위해 판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세상을 근본으로 바꾸는 길의 첫걸음은 당면의 자기의 투쟁을 제대로 전개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회적 합의 불이행 사회적 해결을 위한 실천’을 제안하는 것은 우리가 밀고 온 투쟁의 지점에서 우리가 해 내야 할 최대한의 사회적 투쟁, 사회적 법제화 투쟁을 고민한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에서 우리 사회의 불신의 뿌리를 봅니다. 신자유주의 도입이후 더더욱 천박해진 정치로 체면도 양심도 없어진 정치도 우리 사회 자체의 신뢰에 의한 토대 부족의 이유입니다. 항상 문제가 된 노사정 합의도 노가 사를 믿을 수 없는 경험과 역사가 없는 조건에서 존립 자체가 불가능한 것을 간과하는 견해입니다. 우리는 이윤(소수의 이익이 전체의 불이익이 되는)에 의해 사회적 공동체가 붕괴되는 조건을 용납해서는 민주공화제가 성립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는 ‘사회적 합의 불이행 사회적 해결을 위한 실천’은 사회적 공동체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강력한 사회적 제제, 법 제도적 제제를 가하는 것이 자본가들에겐 최소한의 윤리적 제한을 짊어지게 하고 노동자 민중에겐 투쟁의 결과가 담배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사회적 합의 불이행 사회적 해결을 위한 실천’은 기업 살인법의 제정이나 규제완화라는 이름의 공동체 파괴행위의 저지, 나아가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는 세상을 위한 길이라 생각합니다.

○ 그래서 투쟁주체와 사회연대의 힘이 만들어낸 합의가 휴지조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미 최동열 고발운동과 관련해선 제안을 드린 바 있지만, 이번에 제안을 드리는 것은 사회적 합의 불이행 문제를 사회적으로 함께 해결하기 위해 고발운동을 포함하여 대략의 고민을 제출하는 것입니다.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제안 내용

1. ‘사회적 합의 파기는 범죄다! 기륭전자 최동열 회장 사기죄 고발운동’

■ 취지

- 최동열 회장은 합의 당시 국회의원과 기자들 앞에서 ‘갈등관계를 종식 시키고 노사상생의 길로 가겠다’며 웃으며 노동조합 대표자와 악수를 했던 최동열 회장은 야반도주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농성하는 그 사람들은 우리 회사 노조원이 아니다’라며 합의를 정면으로 뒤집는 발언을 하며 다시 2010년 11월 1일 이전 상황으로 돌려놓았고, 2013년 12월 야반도주까지 한 상황입니다.

- 기륭의 합의는 개별 노사 합의를 넘어 한국 사회 정의와 연대의 희망을 대표하는 무거운 합의였습니다. 하지만 최동열은 이런 합의를 그저 당면의 책임 회피를 넘어 고의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다 합의 주체를 부정하는 기망행위를 한 것입니다. 최동열의 행위는 사회적 연대에 대한 조롱이자 우리 사회 정의와 신뢰에 대한 파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혹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우리는 이번 고발운동을 통해 사회적 합의 파기는 범죄행위이고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려 합니다. 또한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는 사회적 연대의 소중함을 확인할 것입니다. 나아가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되어 정리해고 비정규직과 지속되는 산재로 무수한 세월호를 만들어 내는 살인, 투기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가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강제하자는 호소를 하고자 합니다.

■ 세부 일정

- 7월 17일 제헌절 국회 정론관에서 사회적 고발운동 선포 기자회견(진행)

- 7월 28일~ 9월 21일까지 고발인 조직 / 전국순회

- 9월 중 / 각 부문 및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총화 문화제

- 9월 27일(토) 고발인 대회/ 200~300명 조직 기자회견 후 집단적으로 고발장 접수 투쟁

■ 고발인 대회까지 기간의 공동행동

- 각 부문별 기륭의 사회적 합의 파기 규탄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제를 요구하는 실천 활동 제안(문화제, 퍼포먼스 등)

-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 토론회 개최

- 언론 기고 글 조직

- 고발인 1천원 모금을 통한 언론매체 광고

- 버튼달기

■ 고발인 모집 방식

- 전국 순회를 통한 고발인 조직

- 별도의 홈페이지 운영을 통해 고발인 모집

* 홈페이지는 단순한 고발인 모집만이 아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한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기업의 사회적 합의 규탄 사례들을 모아내며, 각자 현장에서 진행한 기륭의 사회적 합의 파기를 규탄하는 행동을 총화 하는 공간으로 활용

- 신문광고, SNS 등을 활용하여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

2. 10월 국정감사 대응

- 기륭뿐 아니라 기업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업장들과 공동투쟁 모색

- 사회적 합의 불이행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책 마련 요구

3.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제도등 마련’을 위한 투쟁

- 고발운동과 국정감사등 내용을 종합하여 실질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법제도 마련 투쟁으로 이어가려 합니다.

- 불법을 해도 기업주들은 거의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기륭의 경우 불법파견을 했음에도 그 처벌이 겨우 벌금 500만원 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 불이행은 그나마 어떤 처벌 조항도 없다는 것입니다. 형사처벌이 강력하게 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산업재해의 경우 기업 살인법 제정을 요구 하고 있고, 파견법상 징벌적 처벌조항을 삽입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기업주들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불관용의 사회적 문제의식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4. 위와 같은 실천을 위해 ‘공동행동’ 기구를 구성하려 합니다.

- 고발운동을 시작으로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공론화와 실질적 강제를 위한 법제도 마련까지 지속적 실천 투쟁을 벌여 가려 합니다. ‘공동행동’에 함께해 주십시오.

<별첨> 7월 17일 고발운동 기자회견문

사회적 합의 파기 ․ 먹튀행각

기륭전자 최동열 회장 ‘사기죄’ 혐의 전사회적 고발운동을 제안 합니다.

사회적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리고, 시가 1000억대의 회사를 6,400만원짜리로 만든 희대의 사기꾼 최동열 회장을 ‘사기죄’혐의로 고발운동을 시작합니다.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쟁취한 현행법을 넘어선 ‘사회적 합의’는 우리 사회 민주와 인권의 미래입니다. 하지만 현재 이를 지키지 않아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진중공업의 최강서열사가 목숨을 잃었고 현재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 파기는 반사회적 범죄입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떤 약속에 대한 신뢰도, 관계에 대한 낙관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셨던 분들과 함께 사회적 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고발운동을 결심했습니다.

기륭전자는 2010년 11월 1일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 투쟁을 한지 1895일 만에 국회에서 합의 조인을 했습니다. 합의 당시 최동열 회장은 국회의원과 기자들 앞에서 ‘갈등관계를 종식 시키고 노사상생의 길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야반도주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최동열은 ‘농성하는 그 사람들은 우리 회사 노조원이 아니다’라며 합의를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트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기망 또는 기망행위라 함은 허위의 사실을 표시하거나 진실을 고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에게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최동열 회장이 합의 시 신의 원칙을 말하다가 이제 와서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기망행위가 될 것이고, 그 결과 기륭전자는 축소됐지만 최동열의 개인적 배임 횡령 등은 능히 의심되는 바, 재산상의 이익도 분명함으로 사기죄 성립이 충분합니다. 이러한 전반적 상황을 볼 때 최동열 회장은 처음부터 합의를 지킬 생각은 없고, 당시 상황만 모면하고 노사간 합의를 이용하여 투자유치, 주가부양 등을 꾀한 것입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은 불법 파견임에도 어떤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었던, 그래서 비정규직 파견 노동이 노예노동임을 확인 한 사건입니다. 민주공화국에서 사람위에 사람이 있을 수 없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권리와 의무가 단절될 수 없기에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00여일의 투쟁을 통해 비정규직의 인간적 존엄을 되살렸습니다. 이 투쟁의 역사적 의미는 사회적 연대와 정치적 연대보증이나 다름없는 국회에서의 조인식을 통해 확인 된 것입니다. 기륭의 합의는 개별 노사 합의를 넘어 한국 사회 정의와 연대의 희망을 대표하는 무거운 합의였습니다. 하지만 최동열은 이런 합의를 그저 당면의 책임 회피를 넘어 고의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다 합의 주체를 부정하는 기망행위를 한 것입니다. 최동열의 행위는 사회적 연대에 대한 조롱이자 우리 사회 정의와 신뢰에 대한 파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혹한 일벌백계가 필요하다 고 봅니다.

우리는 이번 고발운동을 통해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는 사회적 연대의 소중함을 확인할 것입니다. 나아가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되어 정리해고 비정규직과 지속되는 산재로 무수한 세월호를 만들어 내는 살인, 투기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가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계기를 강제하자는 호소를 하는 것입니다. 이 고발운동이 사람보다 이윤을 앞세워 결국 세월호의 아픔을 만들어 낸 잘못된 대한민국 호를 바로잡는 작지만 단호한 정의의 첫 발자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바로 헌법의 날입니다. 우리는 이 고발운동이 헌법적 가치가 이윤에 의해 무너지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는 길이라 믿습니다.

2014년 7월 17일

기륭전자 고발운동 제안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