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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체게바라切揭坡羅
청라 장효문
-영웅 체게바라의 시체를 간호사가 씻고 군인과 경찰이 시체해
부를 위해 포르말린을 주입할 것을 강요한 시간 라 이게라의 성
당에서 수많은 농부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미사를 올리던 로저
실러 신부는 저주의 말을 내뱉는다. 「이 죄악은 절대로 용서받
지 못할 것이다. 죄를 지은 자들은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다」
현고대형체게바라신위顯考大兄切揭坡羅神位 청사초롱靑莎草
籠 밝혀들고 신명으로 춘다. 살풀이춤을 춘다. 대추나무, 땅으
로 가장 낮은 곳에 한 가지로 검정베레모에 별을 달고 파이프
를 물고 선 체게바라切揭坡羅 성씨의 텃밭을 세운다. 혁명가는
무덤이 없는 것, 시신 또한 하찮은 것, 고흥 용정 유정리柳井里
장기산 밑 994번지에 관향貫鄕을 세운다. 체게바라, 그는 날마
다 살아나 우리에게 온다. 사람을 위하여 사람에게 온다. 낮은
음조의 아쟁이 소리로 우리들의 가슴을 타고 흐른다. 어두운
밤 푸른 별로 떠오른다. 수수밭 이랑을 지나 풀잎의 살 떨리는
바람으로 우리들의 발목을 감싸 안는다. 두 팔을 벌리고 스스
로에게 죽음을 허락하며 죽고 나서 자신의 주검을 보고 있는
적들을 바라보며 웃는다. 환한 미소로 웃는다. *라 이게라에서
다시 태어나 웃는다. 유정리에서 태어나 일어선다. 영혼靈魂의
순례자巡禮者. 그는 하늘로 오르기 위해 사다리를 들고 달린
다. 위성이 달에 착륙하기 이전부터 그는 우주를 끌어안고 달
려왔다.
가슴으로 농부를, 사람을 끌어안는다. 사람들을 끌어안기 위해
그가 입는 옷에는 언제나 단추가 하나도 없다. 체게바라는 사
람을 위해 단 한 번도 눈을 감지 않았다. 농부들은 돌에서 생명
이 솟듯 언제나 체게바라가 가슴에 불을 달고 눈부신 빛으로
돌아오리라 믿는다. 사람이 사는 곳은 모두 나의 조국, 내가 돌
아가야 할 곳, 사람답게 살아갈 꿈을 꾸는 사람이 사는 곳은 나
의 조국. 불꽃, 그 치열함으로 그는 사람을 위하여 허리춤에 주
검을 차고 총을 들고 하늘로 간다.
* 체게바라가 처형된 볼리비아 지명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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