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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라는 것
박정애
오래된 당산나무 금줄은 그렇다 치고
나락가마 등겨 섬지기 힘 실어 묶은 서발새끼
절로 삭아 풀어지고 허리38, 넥타이 조인 너
오십 중반을 넘었으니 팔다리 어깨
옆구리까지 저리겠다
홑적삼 조선두루마기 관대는 못 차도
3.1 만세소리 같은 꽃 그늘아래서면 온 몸
더운 강물이 산을 안고 굽이쳤지
봐라! 저 마른논이 얼마나 목이 탔으면
멱통을 열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걸
착 가라앉아 하나된 찰진 우리의 황토
옷을 벗어도 부끄럽지 않은 맨살이다
염전 고무레질 소리로 찬란한 별 밭을 갈고
도끼눈 뜨고 돌아선 초생달도 돌아서면
북 장고 날라리 앞세운 징잡이 상모 돌리는
보름달같이 풀잎에 이슬이 둘 모여 하나되고
도랑물이 강이 바다에 이르듯 서로가
서로에 스며 얼싸안고 춤추는.
박정애 :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등단
시집 『개운포』(1995) 외 다수부산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
부산민족문학작가회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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