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룡을 찾아서
박남인(목포작가회의)
6500만년 전 백악기와 쥬라기 시절
한반도를 비롯해 지구별 어느 곳이나 공룡이 살았다
화석을 통해 알려진 공룡시대는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무자비한 살륙자를 비롯
하늘과 땅과 바다까지 무적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오늘날 우리 인류는 유독 공룡에 대해 집착한다
해남 우항리의 화석지에는 천천히 늪지를 향해 걸어간
거대한 발자국들이 만두모양으로 파져있다
백악기말에 번성했던 하두리사우루스가
살았다는 아메리카 골짜기들을 고고학자들은
줄을 이어 뒤지며 이빨과 골반과 등뼈조작들을
모아 꿰어 맞추는 작업을 계속한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제국 아메리카 합중국은
유일하게 지구상에 남은 공룡처럼 위태롭다
왜 공룡이 멸종했는가 누구는 대충돌론을 주장하고
어떤 이는 우습게도 알을 갉아먹는 쥐 때문이라는
학설을 펼치기도 한다.
수십만년 전 직립으로 이 지상을 거닐때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가장 번성한 영장류로
남극에서 북극까지 달에서 화성까지
끊엄없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선두주자인 미국은 불을 뿜는 무기와 핵을 자랑하며
모든 분쟁지역에서 제국의 위엄을 내세운다
공룡이 없는 시대에 공룡처럼 군림하는 미국은
그들의 종말에 대해 일말의 불안감을 가진듯
오늘도 그랜드케년 협곡과 사막을 뒤지며
공룡의 종말이 어떻게 왔는지 연구에 골몰한다
임종을 예감하는 눈빛처럼 그들이 부드러워질 것인가?
|
이전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