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오마이뉴스

/'/문인 1천여명 DJ실정 공개비판(?)/'/
"동아 기사는 명백한 날조, 왜곡이다"
작가회의, 성명서 내고 보도행태 규탄


홍성식 기자 hss@ohmynews.com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 이하 작가회의)는 6월21일 동아일보 A30면에 보도된 /'/전국 문인 1천여 명 DJ 실정 공개비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사실관계를 현저하게 왜곡, 날조한 것/'/이라며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21일 오후 발표했다.

작가회의는 성명에서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즈음한 2001 전국민족문학인대회 행사 안내에 대한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보냈는데 유독 동아일보만이 이 행사에 대한 일체의 안내 없이 보도의뢰의 취지를 자의적으로 왜곡, 편집했다"면서 "본회의 입장과 상반된 기사 제목을 달고, 아울러 그 기사 내용도 이 행사의 전체의 내용과 취지에 걸맞지 않는 보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에 보도된 기사는 아래와 같다.

전국 文人 1천여명 DJ실정 공개 비판

김대중(金大中) 정부 하에서 전국의 문인들이 처음으로 정권 실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다. 1000여명의 회원을 가진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玄基榮)는 23, 24일 인천에서 ‘2001 전국 문학인대회’를 갖고 현 정권의 무분별한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을 비판하는 내용의 ‘인천 선언’을 발표키로 했다.

문인들이 집단적으로 정권 비판의 전면에 나서기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집권기인 1997년 1월 노동법과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 항의 가두시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선언문 초안은 최근 노사문제에 대해 ‘대우자동차 폭력진압 사태 및 효성 강제진압’과 ‘대우자동차의 굴욕적인 매각협상’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노동자의 희생
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구조조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초안은 또 남북문제에 대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남북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하고, 정부는 분명한 통일의지를 담은 정책안을 하루 속히 국민에게 발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냉전적 사고의 결과’로 파악하고 부시 정권의 냉전적 대북관의 시정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현 이사장은 “이번 인천선언은 문인들이 현실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문학적 실천을 다짐하기 위해 중지를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위 기사에서 작가회의가 문제삼는 부분은 크게 3가지.

첫째는 작가회의가 각 언론사로 보낸 보도자료의 의뢰 취지를 자의적으로 왜곡, 편집하여 작가회의의 입장과 상반된 기사 제목을 달고, 기사 내용도 행사 전체의 내용과 취지에 걸맞지 않게 보도했다는 것.

둘째는 한국사회의 제반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한 내용을 적절한 시기에 발표한다는 것이 /'/인천선언/'/의 취지임에도, 이 행사를 DJ의 실정을 공개 비판하는 행사인 것처럼 자의적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 행사에 참여할 문인들의 순수한 의도와 취지가 정략적으로 이용됐다는 것이 작가회의의 주장.

아래는 작가회의가 각 언론사 문화부 문학담당 기자들에게 발송한 보도자료의 전문.

안녕하십니까?

(사)민족문학작가회의와 인천작가회의는 국제공항 개항과 더불어 동북아시대의 중심지로 부상한 인천에서 「전국문학인대회」를 6월 23∼24일 1박2일 일정으로 개최합니다. 특히 이번 문학인대회에서는 전국에서 문인들이 대거 참가하여 당대 현실에 대한 책임 있는 문학적 실천을 다짐하는 /'/인천 선언/'/이 있을 예정이오니 귀사의 많은 관심과 취재 바랍니다.

1. 주요 행사
- 문학기행 및 세미나
- 공항 행사
- 민족문학인 /'/인천선언/'/

2. 세부 프로그램
문학기행(6/23 토요일 오후2-6시)
오정희 소설 /'/중국인 거리/'/의 무대인 청관거리 자유공원 일대 답사를 시작으로 김남주, 고유섭, 배인철, 현덕 등의 문학적 발자취를 따라 인천항과 도크, 월미도(작약도), 영종도 등 인천의 섬들을 둘러보게 됩니다. 강사는 장석남, 방현석, 박영근, 이현식, 이희환 작가가 맡게 됩니다.

세미나 (6/23(토) 오후8-10시)

1부 : 21세기와 문학
-비행기와 문학-모더니즘 전개과정에 나타난 문학사적 현상(정명환)
-통일시대의 민족문학(최원식)
-21세기 문학의 행로-지역과 문학(김승환)

2부 : 지역＋지역
-지역문예지 편집인 및 전국사무국장단 회의
-작가토론

공항 행사
-살풀이(조진숙 인천민예총 춤위원회)
-시낭송(민영, 이재무, 정복여, 나희덕 외)
-노래로 듣는 인천문학(가수 전경옥)

<인천선언>

다음과 같은 국내외의 문제를 가지고 활발한 토론을 벌여 민족문학인들이 안고 갈 사명과 문학적 고민을 /'/인천선언/'/의 형식에 담아 밝히고자 한다.

-남북문제 : 2차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미국 부시정권의 냉전적 대북관 시정 촉구,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 확대, 민간교류 확대 등
-환경문제 : 새만금 개발에 대한 입장
-노동문제 : 대우자동차, 효성에 대한 강제 진압 등 현정권의 노동탄압 비판,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무분별한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한 입장
-기타 : 제주 영어공용어화에 대한 입장, 인문학의 부흥, 인터넷 확대에 따른 모국어의 문제 등
발표형식 : 추후 결정

/'/경악스러운/'/이란 극단적 용어까지 사용하며 작가회의가 마지막으로 문제 삼은 부분은 소속 회원이 1000여임을 무리하게 인용, 적시해 마치 작가회의 1000여 명 회원 전체가 한자리에 모여 DJ 정권을 공개 비판할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작가회의 강형철 상임이사는 "사무국장(전성태)이 직접 정정보도 요구문을 동아일보에 전달할 것"이라며 정정보도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작가회의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