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SCRIPT Language=JavaScript src=http://php.chol.com/~wanho/bbs/data/poem/esuyoil.js></script> 회원 여러분!

남과 북 그리고 해외의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일 꿈같은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예의절차는 생략하옵고, 그간의 경과보고 및 안내말씀을 전해 올리고자 합니다.
언론에 보도되었듯이 우리 실무협상단은 그간 연변과 금강산 등지에서 북측과 세 차
례의 협상을 통해 아래와 같은 합의를 이끌어내었습니다.

행사명 :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
일시 : 2004년 8월 24일부터 29일까지(5박 6일)
장소 : 평양, 묘향산, 백두산
규모 : 남측 100인, 북측 100인, 해외 20인 내외
(기타 내용은 별첨 보도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이 행사가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촉박한 일정에 비춰 집중적인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본회는 이사회와 위원장단회의, 이사장단회의를 거쳐 /'/민족작가대회 집행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집행위원회는 대회 때까지 최소 주 1회 이상의 회의를 가지며 대회의 준비와 실무를 담당하고 논의하되, 이를 이사장단과 유기적으로 협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집행위원회는 그 동안 4차례의 회의와 이사장단과의 협의를 거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1. 북측과의 협상에서도 확인했듯이, 우선 이번 대회는 지난 89년 남북작가회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인지한다.

2. 가능한 한 범문단의 행사로 확대했으면 한다는 의견에 따라, 주요 문인단체장들을 포함하고 일정한 자리를 배정한다.

3. 위 1항과 2항을 고려하여 의장단을 구성한다. (5인)

4. 이번 대회가 첫 번째인 만큼 작가회의와 문단의 원로들을 대표단에 모신다.(15인)

5. 대회의 의의와 성과를 알리기 위한 신문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를 초대한다.(20인 내외)

6. 남북관계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정부와 사회단체 인사를 초대하고, 예술인을 초대하여 대회의 축하공연을 위한 공연팀을 구성한다. (15인 내외)

7. 본회의 전국 12개 지회에 각 1명씩의 대표단을 추천하게 한다. (12인)

8. 대회의 원활한 진행과 대회 기간 중에 있을 북측과의 세미나와 회의를 위한 집행위원회와 실무팀을 구성한다.(20인)

9. 초청인사와 의장단을 포함하여 100인의 대회 참가인은 예외 없이 대회 참가비 300만원을 내기로 한다.
(*항공편 이용, 행사 장소의 광범한 이동, 남북교류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인원의 5박6일 체류 등으로 참가비를 최소의 액수로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300만원으로 정해졌음을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배정하고 나니, 남은 자리가 너무 적습니다. 가능하면 문단의 원로 중진들은 물론이고 참가를 희망하시는 모든 회원님들을 모시고 싶습니다만, 기자단과 초청인사 등 모두를 포함하여 100인이라는 현실적 한계가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본회는 고심 끝에, 위 5,6,8항에서 숫자를 줄여서라도 최소 20인의 자리는 추첨이라는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회원님들에게 기회를 드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추첨을 통한 대표단 선발은 아래와 같이 진행됩니다. 참가를 희망하시는 회원님께서는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가) 7월 15일까지 본회 이메일과 팩스로 참가 신청을 해주십시오. 성함과 장르, 이메일 주소나 전화번호를 기입해주시고 "작가대회 대표단 선발 추첨에 참가한다"는 뜻을 밝혀주시면 됩니다.

(나) 참가 신청이 접수되는 대로 사무국은 신청 순으로 신청인에게 번호를 배정하고, 신청인에게 접수번호를 즉각 알려드립니다. 신청 후 12시간이 지나서도 접수 번호를 통보 받지 못하신 신청인은 사무국에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다) 7월 16일 오후에 이사장단에서 추첨합니다. (추첨은, 접수번호만 기입된 용지를 이사장단이 무작위로 추첨함에서 꺼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추첨함은 밖에서 보이지 않는 불투명 제재를 사용하며 용지는 추첨함에 접어서 넣습니다. 추첨이 끝나면, 이사장단에서 추첨함에 모든 접수번호가 제대로 들어 있는지 최종 확인합니다.)

(라) 20인의 참가 예정인과 5인의 참가 대기인까지 모두 추첨이 끝나는 대로, 사무국은 결과를 본회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즉각 공지합니다. (결과 공지에, 신청인이 원할 경우에는 신청인의 이름이 아닌 접수번호만으로 공지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 사정상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는 신청인은 신청 시 이를 명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마) 7월 17일, 20인의 참가 예정인에게 개별 통지를 해드립니다.

(바) 참가 예정인은 7월 23일까지 대회 참가비를 입금해주셔야 합니다. 대회 준비를 위해 사전에 많은 경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7월 23일까지 입금해주셔야 대회 대표단으로 확정됨을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사) 20인의 예정인 중 대회 참가가 어려운 분들이 발생할 경우, 5인의 대기인들이 순서에 따라 권리를 승계합니다.

본회의 결정에 섭섭하신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압니다.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도 많으실 것입니다. 하지만 애당초 /'/모두를 포함하여 50인 이내/'/를 주장하는 북측과의 힘겨운 협상의 결과라는 점, 촉박한 일정에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한 대회라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대회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매년 개최될 것이란 점을 양지해주시고 깊은 이해를 바랍니다.

2004년 7월 7일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총장 김형수 올림

■ 남북작가대회 보도자료

제공 : 민족문학작가회의

59년 만에 남북의 문인들이 만난다

남의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북의 조선작가동맹중앙위원회는 6월8일부터 3일 동안 금강산에서 대표 접촉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를 8월 하순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대회는 59년 전, 남과 북의 문학인들이 꿈꾸었던 전국문학자대회가 무산된 이후 최초이면서 공식성을 띄는 역사적 사건이다.
문학평론가 김재용(44세)에 의하면, 남북의 문인들이 마지막으로 헤어진 것은 1945년 12월 13일이었다. 당시 한설야 이기영 등은 서울에 내려와 남북을 포함한 통일적인 민족문학자 조직을 결성하기 위한 총회를 열고 전국문학자대회의 개최를 결정한 다음 1945년 12월 13일 다시 북으로 넘어갔다. 이들은 남북 전체에 걸쳐 통일된 민족문학의 조직을 결성하는 것이 분단을 막고 통일을 하루바삐 이루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북에서 따로 조직을 결성하지 않고 서울에서 열릴 전국문학자대회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노력이 좌절되면서 남과 북의 문학인들은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1946년 2월에 남쪽만의 대화가 열리게 되면서 북쪽도 따로 조직을 내오게 되어 결국 한반도 전체의 총의를 모으는 문학자대회와 문학가조직이 무산된 것이다. 그리고 59년이 흘렀다.

헤어짐의 역사

하나의 모국어로 똑같은 민족의 삶을 노래하던 문학인들의 헤어짐은 곧장 문학사의 파행과 질곡으로 이어졌다. 전쟁과 이념 갈등, 납․월북 등 견디기 어려운 상처들이 이 땅과 문학인들의 가슴에 뿌려졌다. 하지만 분단의 역사를 슬퍼하며 가장 먼저 그리움의 노래를 터뜨리기 시작한 것도 바로 문학인들이었다. 1956년 박봉우의 시 <휴전선>으로 시작된 문학인들의 통일 열정은 분단과 냉전 이데올로기와 충돌해가면서, 신동엽, 고은, 김지하 등의 시와 남정현, 이호철 등의 필화사건을 낳으며 당국의 탄압 속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양측 문인들은 당국이 상대방의 작품을 금지하는 상황에서도 서로의 작품을 잊지 않았고, 특히 남측 문인들은 납월북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가 ‘오송회 사건’ 등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적도 있었다.
이 아픈 헤어짐의 역사가 마침내 만남과 그리움의 역사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를 거치면서였다. 6월항쟁 이후 홍명희, 이기영, 박태원, 이용악 등의 금서들이 해금되었다. 오랜 어둠 속에 묻혀 있던 문학의 향기를 남측의 독자들과 문학인들이 비로소 호흡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별리의 아픔은 가슴 속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리움의 역사

그러다가 1988년 7월 2일, 드디어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입을 열었다. 7.4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16년이 지났건만, 누구도 그 실천에 대해 말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의 문학인들은 가슴 속에 잠겨 있던 그리움을 더 이상 그대로 눌러둘 수는 없다고, 헤어짐의 역사가 이대로 계속 되게 할 수는 없다며 <남북작가회담>의 개최를 북의 조선작가동맹에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이후 여론의 큰 관심 속에서 준비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듬해 3월 27일 남측 대표단(5인 대표 : 고은, 백낙청, 신경림, 현기영, 김진경) 일행이 판문점으로 향했다. 그러나 가는 도중에 파주군 운천리 여우고개 부근에서 대표단을 비롯한 26명의 문인들이 전원 당국에 연행되었다. 당일 판문점에 나와서 남측 대표단을 기다리던 북의 대표단 오영재 시인이 그 연행 소식을 듣고 쓴 시 <자리가 비어 있구나>는 지금도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실에 걸려 있어, 그들이 간직해 온 그리움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이후 분단의 장벽을 결정적으로 뒤흔들어놓는, 저 유명한 문익환 시인의 방북, 작가 황석영의 방북도 그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래도 깨뜨려지지 않는 분단의 장벽을 한탄하며 소설가 김하기의 취중 방북이 벌어지기도 하였으며, 남북의 철길을 잇기로 한 합의가 이루어지자 도라산 역에 가장 먼저 가서 박봉우의 <휴전선>을 돌에 새겨 시비를 세운 것도 민족문학인들이었다.
2년마다 한 번씩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마다 남북작가회담에 대한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며 언제라도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였지만 만남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이 발표되었다. 그 감동의 물결은 완강한 분단의 철책선을 흔들며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6.15공동선언을 발판으로 각 분야의 교류가 발빠르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작가들에게 만남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그리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러다가 2003년 4월부터 조금씩 서로의 그리움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그리움의 물결이 분단의 철책선을 넘다들다가 마침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올해 작가회의의 체제가 바뀌면서부터였다. 남의 민족문학작회의와 북의 조선작가동맹은 중국 연길에서 한 차례의 예비회담과 금강산에서 두 차례의 실무회담을 거치면서 작가대회를 전격적으로 합의하였다.

내면의 교류가 시작됐다

남북의 문인들은 그간 각급 대표자회의에서 산발적으로 조우하여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수준의 만남은 있었으나 작가들이 집단적으로 만나 공식적인 작가대회를 갖기로 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남북 문인들이 실로 59년 만에 만나게 될 이 대회에는 남북 문학인 200여 명이 한 자리에 앉게 되며, 양측의 문인들은 이 대회를 통해 평양, 묘향산, 삼지연, 백두산으로 이어지는 5박6일 일정의 뜨거운 상봉을 나누게 된다. 행사는 평양에서 개막된 후 대동강, 묘향산 등의 참관을 거쳐 삼지연 폭포에서 전야제를 갖고, 백두산 천지에서 일출 시간에 맞춰‘통일문학의 새벽’을 여는 것으로 절정에 오른다. 이는 분단 이후 최초로 이뤄지는 양쪽 작가들의 공식적 만남이자, 절름발이 상태로 남아있던 분단문학사를 극복하는 뜨겁고 중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모국어권 문화의 온전한 크기가 회복될 것이다

이 대회는 소수의 대표가 실무적인 관계를 나누는 작가회담이 아니라 남과 북, 해외의 문학인들이 집단적으로 만나 서로가 다르게 살아온 세월을 뒤섞으면서 모국어권 문화의 온전한 크기를 회복하려는 문학자대회이다. 남․북의 작가들은 이 행사가 각자의 내면 깊숙이에 자리한 무의식의 공간까지 무너뜨리는 만남의 광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바야흐로 ‘문학의 통일’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대회의 실무자들은 말하고 있다.
2004년 6월 14일 남과 북의 군인들이 최초로 무선교신을 했다. 우리 문학인들은 내면의 교신을 하게 될 것이다. 개성공단이 열리고, 남북을 잇는 기찻길이 열리고 있으며, 평양과 서울을 오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모국어권의 모든 작가들이 분단되지 않은 문학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여기서 마침내 시작될 문학인들의 내면 교신이야말로 대지와 인간의 삶을 이어가는 노래며 이야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