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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의 실체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것
살아 있는 생물 중에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밑바닥 인생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밑바닥을 사는 생물은 하늘, 땅, 바다에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밑바닥도 부족해서 바닥을 파고 그 안에 사는 생물도 허다하다 밑바닥 그 이상을 살아도 인간처럼 밑바닥의 개념이 없다
인간만이 밑바닥을 싫어한다
생물 중에 이 녀석은 언제나 바닥에 달라붙어 사는 것이 천성이다 그래서 식도락가에게 인기가 좋은지 모르겠다 밑에서 밑으로 달라붙는 것을 계산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 녀석은 바다의 끝을 상상하지 않는다 이 녀석에게 바닥은 밑바닥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아 기식氣息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밑바닥이 있다 바닥을 제대로 알고 밑에서 밑으로 낮추는 것은 결코 허우적거리는 밑바닥이 아니다
이 녀석은 오늘도 밑바닥을 긴다
진짜 위협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터득했기에
위험이 닥칠 때면 언제나 밑바닥과 하나가 된다
아래로 낮아지는 것을 거부하는
유식한 고등 생물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사악한 무법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밑바닥에 언제나 밀착한다
바닥에서 바닥으로
내닫는 것은 한계상황이 아니다
온몸으로 순응하는
온 바다를 회유回遊하다, 언제나 돌아오는 고향이다
오늘도 정작 밑바닥을 사는 고등한 동물들은 모든 것 위에 군림하기 위해 언제나 혈안이 되어 있다 양의 탈을 쓴 이 위선자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른다 개중에는 자신이 위선자인지 모르는 이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완벽히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위선자가 언제나 밑바닥을 흉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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