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봉산
성두현
새벽안개같이 아득한 젖무덤이 손끝에 닿아 배경이 되어 그리움에 머물러 있다. 숨 가쁜 걸음으로 올라서면 봉긋한 처녀의 유두가 손끝에 닿아 혼절하듯 사면이 아련하다. 저 멀리 서해안의 해초 내음이 여인의 속살에 배여 풋풋한 신비로움으로 처녀성의 아픔에 눈을 뜨고 가쁜 숨을 고르고 있다. 살진 보름달이 쌍봉산 위로 소리 없이 오른다. 자맥질에 바쁜 구름과 보름달 사이로 천진한 소년의 추억을 핥고 간다. 눈 시리도록 그리움 품은 모습이다. 어디로 다 숨어버렸을까? 눈 맞추려 깨금발로 용(庸)을 써 보지만 물안개만 자욱이 내리고 있다. 그녀의 젖무덤에 내 사랑이 새겨져 있을까 ?
쌍봉산 (경기도 화성시 조암면 소재)
회원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