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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꾸짖던 '작가회의' 30주년
[중앙일보 2004-11-09 21:14]
[중앙일보 신준봉 기자] 1974년 유신 정권에 맞서 김지하씨 등 양심수 석방과 헌법개정을 요구하며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출범했던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오는 18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작가회의가 지나온 길은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민주화를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다. 70~80년대 간단없는 성명 발표와 시위.투쟁은 곧장 탄압을 불렀다. 초대회장을 지낸 시인 고은씨는 YH 사건 등으로 네차례나 구속됐고, 80년에는 핵심 구성원 30여명이 한꺼번에 잡혀가는 바람에 84년까지 문을 닫아야 했다.
'실천문학''민족문학' 등 기관지들은 폐간되거나 압수되기 일쑤였다. 한 회원은 "80년대에는 따로 행사를 가질 필요 없이 농성장에서 매일 만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때문에 '안전해진' 요즘 작가회의의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의 의미는 작지 않다. 작가회의는 18일 기념식을 시작으로 12월 중순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펼칠 계획이다.
18일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최고령 회원 김규동(81)씨와 최연소 회원 김보영(23)씨가 함께 기념식 개최를 선언하고, 작가회의의 역사.필화사건 등을 담은 10분 길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된다.
17일부터 23일까지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는 사진전, 시를 써넣은 도자기전시회와 시판화전 등이 열린다. 김남주 10주기 기념 행사도 마련되고 작고한 채광석 시인에게는 명예 사무총장직이 추서된다.
이밖에 작가회의 법정 변론을 도맡았던 홍성우 변호사, 80년대 10여년간 구속 문인들의 가족을 남모르게 보살폈던 소설가 김원일씨, 회원 문인들에게 술 인심이 후했던 탑골주점 주인 한복희씨 등에게는 감사패가 전달된다. 02-313-1487.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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