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장 안전한 곳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이제 갓 입덕한 아이돌 밴드의 노래를 온전히 듣고 싶은 것이다. 힘들게 출근하고 식탐을 부려가며 밥을 먹고 행복한 퇴근을 하며 친구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별것 아닌 것으로 화를 내는 그런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반란가를 들으며 고공이 아닌 땅에서 발 딛고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어떤 공포보다 공포였던 내란의 밤들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다. 광장의 불빛들로 공포의 밤들은 지워져야 한다. 지워진 자리는 선명하게 '기억'해야 한다. 누가 무엇 때문에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는가를, 그리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우리들의 이름으로 노래하고 춤추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목청껏 부른 하루를 온전히 나의 삶으로 채우는 시간을 기다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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