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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등단 20 년이 된 소설가 임상모 씨의 첫 창작 소설집이 나왔다. 그동안 ‘창작과 비평’ 등을 통해 발표된 작품을 비롯, 한두 편의 미 발표작을 포함한 단편소설 9편, 중편 1편, 콩트 1편을 묶은 창작집으로 출판사 ‘국학자료원’에서 펴냈다.
80년 해직언론인이기도 한 작가는 해직 이후의 소외됐던 기간의 삶을 자양으로 하여 불의한 사회적 지배구조에 대한 투쟁과 도전을 값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격변하는 시대에, 어쩌면 지나간 사회적 현안들까지도 오늘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역량을 발휘하여 참여소설로서의 현재적 의미를 고스란히 살려냈다는 평가다.
가축의 정령과 인간의 정령이 소통하는 작품 [잿간말랑의 돌남이]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양극화된 분단 정서를 하나로 묶어낸다. 소설가 현기영의 말대로 이 작품은 ‘지금껏 누구도 시도해보지 못한 특이한 세계이다.’
독재자가 뿌려놓은 악행을 민주화정권 시대에 와서도 주민에게 여과 없이 행사하는 일선 관리자의 무지막지한 행태를 그린 [통장님의 권세]와 [도토리 줍기]는 서글픈 면이 있으면서도 희극적이어서 웃음을 그치지 못하게 한다. 반면에 최고 통치권자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으로 순진한 어린이를 멍들게 하는 이야기 [디어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기존의 우리네 고정관념을 새롭게 변화시킨다.
현대인이라면 자유로울 수 없는 우울증환자의 세상 살기, [분신의 목소리]는 자식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리얼리즘 작품의 극치라는 평을 받는다. [구슬들의 유희에 관한 논증]은 작가의 등단작으로 광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처참한 가정을 보여주어 독자로 하여금 숙연케 한다.
특히 표제작 [미꾸라지]는 발표 당시 계간 평에서 ‘우리 시대의 김유정’이라는 극찬이 나올 정도로 평자들의 가슴을 흥분시켰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에서 드러난 힘차고 해학적인 문체는 찬탄을 자아낼 만큼 경이롭다는 독자들의 반응이다.
그런가 하면 고고학적으로 탐구한 애모소설 [연보정], 또 [유기준 교장의 개안]을 통해서는 전교조와 얽힌 국가권력 및 교육계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무모하다 싶으리만큼 종교적 본질을 구명하고자 시도된 중편소설 [쉬파리 날다]는 진솔한 휴머니티를 갈망한다.
마지막으로 간단히 읽는 콩트 한 편, 오도된 포퓰리즘에 의하여 암살당하는 비판자의 모습을 통해 보수 기득권 언론의 현주소를 상징화시켜 보여준다.
<저자 소개>
 임상모
충북 진천에서 태어남
충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가작선
충청일보서 해직당함
단편소설 '구슬들의 유희에 관한 논증'(민족문학선집)으로 등단
시집 '어떤 극장'
두 번째 시집 '도적맞은 하루' 출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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