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510 제목 [시] 우리 심장은 아직 뜨겁습니다 이름 강수경   우리 심장은 아직 뜨겁습니다 / 강수경   금빛 멸치 떼로 보이는 낙엽이   가로등 불빛을 받아 반짝이며   몰려 옵니다   금어기가 풀려   바람골로 몰려 옵니다   바람그물 가득 파닥입니다   붉은 멸치떼가   내리막 바람길을 따라   빽빽이 몰려듭니다   오르막으로도 바람이 붑니다   바람은 비悲를 몰고 옵니다   씨줄날줄로 겹치고 겹치며 엉깁니다   겹겹이 쌓입니다   뒤엉킨 실타래   죽음의 산이 됩니다   아비규환 속에서   공권력에 호소한 절박한 절규들   여기... 죽을 것 같아요. 빨리 좀 와 주세요.   여기 사람 깔렸어요. 사람. 사람 너무 많아서 깔렸어요.   압사 당할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여기 이태원인데요. 살려주세요. 제발요. 살려주세요.   사람들이 다 죽어가고 있어요.   참사는 사고   희생자는 사망자   영정도 위패도 없는 거짓 분향소   조문도 조의도 없는 검정리본   정부지침에 따른 영혼 없는   공 무 원   국민을 위해 쓰라는 공권력은 개나 줬단 말인가   4.16 세월호 대참사 이후   더 이상 젊은이들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촛불을 들었는데   10년도 안돼 10.29 이태원 대참사라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죽은 자식을 찾아 헤매는   유족들의 애끓는 절규가 들립니다   희생자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서로 연대할 수 없게 정보 공유도 안하고   수도권 이 곳 저 곳으로   희생자들을 흩어놓았다는 말도 돕니다   보호막을 친 듯 숯 칠하고   두 손만 합장하면 모든 것이 되돌려지는 게 아닙니다   너무 찬란해서 더욱 아픈 이 가을,   바람에 떨어진 낙엽들이 뒹구는 것만 봐도   숨이 막히는데   얼굴 없는 영령들이   억울해서 잠들 수 없다고 흐느껴 우는데   소시민인 나도 내 한 몸 내어주고라도   젊은 넋들을 어루만지고 위로하고 싶은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습니다   이미 불은 놓아졌습니다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들불로 번져 나갑니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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