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작품 전체 시 소설 아동문학 에세이 북한문학 은수저 조회 3191 제목 [시] [울산] 병 속의 아우슈비츠 / 유정탁 이름 사무처 병 속의 아우슈비츠 유정탁 확인되지 않은 죽음은 두려운 대상이 된다 영화 속에서 죽었다고 믿었던 상대가 살아날 때 얼마나 섬뜩한가 담뱃불을 끌 때도 목을 확실히 비틀어 꺼야 머릿속 남아 있는 불씨마저 꺼진다 불을 끈다는 건 죽음을 확인하는 일 주둥이 넓은 병 속에 재를 툭툭 털어 넣는데 난데없이 파리 한 마리 뛰어든다 불, 그것이 입술을 향해 각개전투 포복으로 슬금슬금 기어올 때 난 예외 없이 병 속으로 놈을 집어넣는다 머리부터 떨어진 그놈은 아우성치는 병 속에 부어놓은 물 위에서 한 번 더 죽는다 구멍을 찾지 못한 파리는 벽에 머리를 쥐어박으며 울부짖는다 병 속 가득 피어오르는 장송곡 병 속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뭇 죽음의 손들 구멍은 좁다 죽음은 연기로 피어오른다 어느새 파리의 몸부림도 멎었다 꾹! 뚜껑을 눌러 닫으니 연기는 화석처럼 굳어간다 숨 막히는 목을 움켜쥐고 허공을 할퀴던 손들 잠잠하다 아우성도 몸부림도 멎고 병 속에 침묵이 흐른다 유정탁 1968년 경남 거창 출생. 1998년 제8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시집 『늙은 사과』. yj0210@hanmail.net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521 시   수락폭포를 읽는 법 -봄/김완 김완 2013.04.15. 3363 520 시   그해 봄 성두현 2013.03.18. 3363 519 시   강/성두현 성두현 2012.06.20. 4015 518 시   [울산] 무위기 / 장상관 사무처 2012.05.17. 3738 517 시   [울산] 소울메이트(Soulmate) / 이한열 사무처 2012.05.17. 3752 시   [울산] 병 속의 아우슈비츠 / 유정탁 사무처 2012.05.17. 3192 515 시   [울산] 백 년 동안의 고독 / 유금오 사무처 2012.05.17. 3373 514 시   [울산] 신명리에서 3 / 김종원 사무처 2012.05.17. 3288 513 시   [울산] 쥐며느리 / 조숙향 사무처 2012.05.17. 3428 512 시   [울산] 지중해 블루 같은 / 조덕자 사무처 2012.05.17. 3406 511 시   [울산] 의자 / 임윤 사무처 2012.05.17. 3262 510 시   [울산] 연꽃 씨방 / 이제향 사무처 2012.05.17. 3434 509 시   [울산] 짜릿한 배려 / 이규원 사무처 2012.05.17. 2929 508 시   [울산] 가벼운 시 / 이상열 사무처 2012.05.17. 3203 507 시   [울산] 예순 나이에 꾸는 개꿈 / 김태수 사무처 2012.05.17. 3147 506 시   [영주] 시처럼 소설처럼 / 김우출 사무처 2012.04.06. 3222 505 시   [영주] 감나무사다리 / 박승민 사무처 2012.04.06. 3222 504 시   [영주] 팔씨름 / 김주태 사무처 2012.04.06. 2861 503 시   [영주] 오래된 경전 / 김일하 사무처 2012.04.06. 3025 502 시   [영주] 삽질에 대하여 / 권석창 사무처 2012.04.06. 2898 501 시   [양주] 최호일 / 연기자들 사무처 2012.03.05. 3164 500 시   [양주] 나병춘 / 저 구름 꽃밭 속에는 사무처 2012.03.05. 3031 499 시   [양주] 이수풀 / 둥지 사무처 2012.03.05. 2729 498 시   [양주] 임성용 / 어머니의 방 사무처 2012.03.05. 2776 497 시   [양주] 침묵의 자세 / 이정화 사무처 2012.03.05. 2701 [이전 10개]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다음 1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