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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임술랑
담배꽁초가 버려진 보도블럭 틈새에
새끼손가락만한 참외 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꽁초를 줍다가
그 무슨 오래전에 잃어버린 아이를 찾은 듯
그 싹을 뽑아 들었다
실뿌리까지 고스란히딸려 올라 온
그 앙증맞은 녀석을
청소아줌마한테 주니
그녀는 화단에 그걸 심었다
이 울타리 안에서
물도 주고 북도 줘서
노랗고 달콤한 참외가 열리면
내가 이승에 온 것을
비로소 느끼고
잃었던 現象을 찾은 듯
安堵할 수도 있을 것인가
아님, 참외여!
그대가 나를 찾은 듯 노랗게 빛날 것인가
□ 임술랑
1959년 경북 상주 출생.
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06년 시집 『상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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