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원탁회의

- 강심江心에 대하여

최기종

주제  강심江心

부제  4대강 사업 중지

참석자  공자, 아자, 자공, 자로, 증자, 맹자, 자사, 순자, 장자, 노자 등

녹취자  강이 바로 사람이다 모임

공자 : 강심은 만물을 공경하는 것입니다. 예를 다하여 몸을 낮추고 낮은 곳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아자 : 대지에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 위하여 흐르고 흐르는 게 강심이지요.

자공 : 강심은 부귀를 바라지 않고 넓은 세상으로 가는 겁니다. 하늘의 이치대로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겁니다.

자로 : 대나무는 누군가 바로 잡지 않아도 스스로 곧게 자랍니다. 강심도 이와 같아서 스스로 자라서 넓은 세상으로 가는 것입니다.

증자 : 하루에 세 번 내 몸을 살피듯이 바위돌과 자갈과 모래에 씻기면서 수신하는 것이 강심이 아닐까요?

맹자 : 하늘의 뜻을 어기지 않고 어진 자가 되기 위해서 지혜로운 자가 되기 위해서 인의예지 씻는 것이 강심이겠지요.

자사 : 군주의 잘못을 지적하는 자가 진짜 충신이듯이 강심도 우직한 충정으로 강 아닌 것과 싸우면서 드넓은 세상으로 흐르는 게요.

순자 : 악한 본성을 선하게 만드는 것이 강심이지요. 더럽고 추한 것을 버리고 만물일체의 세상을 위하여 흘러흘러 바다로 가는 것이지요.

장자 : 하늘에서 부여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서 자유로운 상태를 만들려고 하는 것, 태초의 자연으로 회귀하려고 하는 것이 강심이에요.

노자 : 인간이 짓는 탐욕이 자연을 파괴하지요. 그러한 탐욕을 지우고 또 지우면서 원래의 자연성을 회복하려고 하는 것이 강심인 거지요.

공자 : 강심이란 앞으로 나아가지만 제자리에 머물지 않지요. 근본을 공경하고 위로하면서 세상을 정화시키는 거죠. 이것이 예의의 길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예의를 벗어나서 큰일이죠.

아자 : 예의가 사라지면 강에 사는 뭇 생명들이 위험해집니다. 생태계가 파괴되어서 너무나 많은 공력을 치르게 되는 거지요.

자공 : 부귀에 눈 먼 무리들이 부모를 버리고 자식을 버리고 나라를 버리는 겁니다. 그래도 우리의 강심은 흘러 흘러서 자자손손 뻗어 나가야 합니다.

자로 :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현실을 바로잡는 해법입니다. 군주는 예의를 알아야 하고 시국을 알아야 하고 강심보다 더 낮게 몸을 낮추어야 합니다. 강이 저절로 흐르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증자 :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은 얼마 못 가서 썩어 버리지요. 그런 썩은 물이 고이고 고여서 환경재해를 부르지요. 우리부터 /'/일신, 우일신/'/ 해야 합니다.

맹자 : 인이란 본래 타고난 본성을 회복시키는 것인데 군주가 그에 반해서 하늘의 뜻을 어기고 있으니 불벼락이 떨어질 것이지요.

자사 : 모든 물생의 몸 속에서 피가 돌듯이 뭇 강에서는 강물이 흐르는 게 자연의 이치지요. 강에서 예의가 사라지면 강심은 죽은 거나 다름없을 게요.

순자 : 사람의 본성은 원래 악한데 학문을 통하여 수양을 쌓고 욕심을 버리면 선하게 되지요. 그런데 말없이 베풀기만 하는 강에게 못 쓸 짓을 하고 있는 위정자들 때문에 강심이 죽어가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군요. 예의를 숭상하도록 군주께 상소를 하고 강심에게 석고대죄를 청해야겠지요.

장자 : 만물에서는 차이에 의한 차별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지요. 강의 섭리에 따라 강을 강답게 만드는 일이 시급한 것이지요. 이게 바로 강심을 바로 잡는 길입니다.

노자 : 있는 것으로 有가 있으면 없는 것으로 無가 있고 앞이 있으면 뒤가 있듯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하지요. 강도 그렇게 처음과 끝이 있고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야 하지요.

공자 : 군주가 강심을 버렸군요. 강바닥을 파헤치고 보를 쌓아서 물길을 막아대고 있으니 천지만물이 어찌 애통해 하지 않으리요.

아자 : 이렇게 사리사욕만 채우는 군주라면 우리가 아무리 예의를 보여 준다고 해도 뉘우치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나서서 백성의 힘을 보여 줍시다.

자공 : 강심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삼보일배나 고공농성, 단식투쟁도 마다하지 않으며 끝까지 싸워야겠지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도 우리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후대에게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스승은 그 때 어디에 있었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자로 : 나라의 주인은 백성입니다. 강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벽보를 붙이고 북을 두드리고 깃발을 들어서 최후의 순간에 백성이 나서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증자 : 항자는 대안 없는 반대는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강심에게는 대안이 필요치 않습니다. 치산치수가 필요한 곳은 따로 있습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것입니다. 군주에게 삼천배를 드리는 게 대수입니까?

맹자 : 군주가 강심을 틀어막으면 왕도가 흔들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신하들이 나서서 간해야 하는 것이지요. 감옥에 갇히고 밥줄이 달아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지요.

자사 : 강을 강 아니게 하는 사행심을 막아야 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불충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우는 아이가 떡 하나 더 먹는 겁니다. 울고 떠들고 애원해서 강심을 살립시다.

순자 : 사통팔달이라는 말이 있지요. 강에게도 사통팔달이 되도록 막힌 것은 뚫고 맺힌 것은 풀어야 하겠지요. 그래야 강심이 바르게 되고 천지만물의 근심이 사라지겠지요.

장자 : 물론 자연이 스스로 풀어내는 게 우선이지요. 하지만 군주의 무지를 그대로 놓아두고 나중에 되돌리려면 너무나 많은 것을 잃게 되지요. 우선적으로 죽어가는 것들을 살리는 일부터 합지요.

노자 : 군주에게 권해야 할 것은 자연성 회복이지요. 자연을 역행하는 군주 밑에서는 미물들만 죽어 나가지요. 인과응보라고 자연이 당한 만큼 인간이 돌려받게 될 거예요. 군주가 어서 빨리 그것을 깨달았으면 해요.

공자 : 강심이 아니면 보지를 말고 강심이 아니면 듣지를 말며 강심이 아니면 말하지도 말라고 했지요. 우리 군주도 어서 빨리 강심의 마음을 읽어서 상생의 길을 가도록 해야 합니다. 강심을 따르지 아니하면 온나라가 절단납니다. 군왕이 예의를 다하여 여민동락하시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