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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새떼 훨훨
함진원
마음 산란하면 우리나라 지도를 펴요
알싸한 꽃향기 전해오는 남도 끝자락 내 고향
찬찬히 살펴보면 훤한 길 따라
아, 거기가 여기에 있었구나
무릎 타악 친다 금방 가슴을 열어 보이는
그리운 얼굴 바우아제
금분례 고모야 그 동안 잘 계셨지라우?
모두들 맘 편히 잘들 있었지라우.
윗뜸 고샅길 따라 쭉 들어가면
원추리꽃 능소화 웃음 달고 가웃이 손 흔들던
만태 삼춘까지 허허허 웃고 서 있구나
어깨 맞대면 그리움이 자라는 곳
평양아짐 얼굴위로 소식 물어오는
지금은 갈 수 없는 땅 되새떼 훨훨
거기도 봄물 들고 있을까
인사 나누는 민통선 어깨 위로
산그늘 내린다 봄부터 겨울까지
꽃바람 불면 우리나라 지도를 봐요
여기는 당숙네 집 키큰 미루나무 살고요
저기는 정순이 할머니 집, 탱자 울타리 보이구요
갈 수 없는 고을고을마다 환장하게 꽃들
피어나지요 이쪽 저쪽 소식 물어 나르는 산새들
보기 좋구나 오늘은 꼭 돌아온다는 정순이 할머니
꽃물든 얼굴 사이로 인공 때 소식 끊긴
뒷꼭지가 지애비 닮은 막내 아들 흔들리고요
무릎 걸음으로 서늘한 바람 만나는 그곳
온 가족 밥상에 둘러 앉아 우리나라 지도를 펴요
서로서로 이것 먹어 봐라 저것 먹어 보거라
왔다 갔다 경계를 넘나들며 젓가락질 잘도 하는데
갈 수 없는 땅, 되새떼 훨훨
민통선 산 그림자 예까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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