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가면 다양한 목소리와 만나게 된다. 하늘에 다양한 이름의 깃발이 나부끼듯, 여러 삶의 터전에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나누기 위해 모인 이들이 그곳에 있다. 때로는 내란 우두머리의 신속한 파면이나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와 함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린다거나 우리 사회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실상을 전하는 목소리들도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광장은 그렇게 다양한 목소리들을 듣고 또 나누는 공간이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배제하고 입을 틀어막기 위한 움직임에 맞서 증오의 벽을 무너뜨리는 (시인 김남주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랑의 기술'을 실천하는 장소이다. 다른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우리는 사랑의 기술을 배우고 또 이행할 수 있다. 사랑은 무엇보다도 다름을, 타자를 긍정하는 일이다. 그와 함께 자기 자신 역시 다르게 되어가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함께 산다는 건 그렇게 서로의 다름을 듣고 또 나누는 일일 테다. 서로의 다름을 나누며 함께 달라지는 가운데에서만 또한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관련 언론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