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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를 꿈꾸는 문청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소설 쓰는 재능, 그러니까 흔히 우리가 천재라 일컫는 그런 사람에게만 이 일이 허락되는 게 아니냐는 의미의 질문이다.
물론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젓는다. 만약 재능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소설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능력이라고 답한다.
그러나 깊은 밤 홀로 원고지 앞에 앉아 한 줄의 글도 쓰지 못한 채 흐르는 시간을 붙잡지도 못한 채 어두운 세상으로 눈길을 돌리노라면 과연 내게 재능이라는 게 있는지, 재능도 없는 주제에 너무 오랫동안 이 일에 매달렸던 건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런 회의 끝에 찾아오는 건 당연하게도 왜 사느냐, 더 살아 무엇 하느냐, 식의 절망뿐이다. 매일처럼 그렇게 원고지 앞에서 거의 죽다가 살아난다.
되살아난 이유는 갑자기 영감이 찾아와줘서도 아니고 없던 재능이 샘솟아서도 아니다. 나의 무능력이 애틋해서다.
무능력한 부모를 한 번이라도 원망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무능력 때문에 고통받는 배우자와 자식들 생각에 한 번이라도 스스로를 원망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 무능력한 이가 바로 그들을 그리고 자신을 가장 사랑해주는 사람이라는 걸. 자신의 일에 무능력하다고 해서 누군가를 사랑할 능력마저 없는 건 아니다.
나의 부모는 무능력해서 평생 가난했던가. 아니 당신들은 부유한 자들이 지니지 못한, 기꺼이 가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던 거다. 적어도 그들보다 죄를 덜 짓고 그들보다 덜 탐욕스러웠던 거다.
무능력을 원망하기 전에 사랑할 능력을 잃어버림을 경계하라고 일러주었던 당신들에게 한 번쯤은 이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용기, 그게 바로 재능이다.
<201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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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in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