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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교향곡
성군경
하늘 꽃잎 하얀 눈이 내린 화순 고인돌에
부드러운 입맞춤의 희열이 있다
고성 상족암 공룡 발자국이 지구의 장자임을 외친다
공중에 외줄이 매여 있다
시계추처럼 좌에서 우, 우에서 좌
버선발로 조심조심 외줄 밟는 남사당 되어
우리도 중간쯤에서 합창을 연주하고 싶은데
배달인은 압록강변에서 아리랑 춤을 추고 싶은데
아직은 템페스트를 연주해야 한다
개평 없는 큰 무대에서 피폐한 건반을
능청스럽게 두드리며 폭풍을 찾아서 넘어야 한다
철조망에 둘러싸인 임진강 털게처럼
ㄱ걸음으로 북으로 노닐고 ㄴ몸짓으로 남으로 주유하고 싶다
· 은 하늘, - 는 땅, l 는 사람
사슴 발톱 녹도문이 바삐 오가는 말발굽에 으스러질 때
홍익인간의 서사시는 거북등 갑골문을 넘어 가림토문으로 새겨졌다
지금도 남북은 '한' 글로 되어 있다
북이 자음 되고 남이 모음 되어 개벽 아리랑 불러보자
한겨레 몸속에는 ㄱ, ㄴ혈류가 영원히 용솟음칠 것이다
□ 성군경
1989년 『흔들리지 않는 건들바위』로 작품 활동 시작, 『영천댐 옆 삼귀리 정류장』외,
영남일보 건강칼럼 연재(의사),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장, 대구신문 "좋은시를찾아서" 시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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