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조회 746 제목 자동차도 감정이 있다 이름 최기종 자동차도 감정이 있다 / 최기종   그날 처음으로 자동차도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냥 쇠붙이일 뿐인데 어떻게 제 갈 길 간다고 옹니 부렸을까 너무 놀라웠다.   5.18 묘역으로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질끈 제동을 걸었더니 아, 이놈이 말을 듣지 않았다. 미끈 중앙선을 침범해서는 아무리 핸들을 조작해도 나와는 따로 놀았다.   꼭 발정난 백말처럼 어긋나게 이쪽으로 몰면 저쪽으로 가고 저쪽으로 몰면 이쪽으로 가고 낭떠러지로 빠지려는 것 어렵사리 돌려 놓으면 그땐 전봇대를 치받으려고 하니   이거야 죽기살기로 핸들을 바투 잡고 완강하게 거부하는 감정을 쇳소리 요란하게 눕혀야 했으니 그날 처음으로 자동차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 것을 알았다.   로그인 하신 후에 의견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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