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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 병상일기-마흔아홉의 시
이름 이성준



어머니가 돌아가신 마흔아홉에
나는 조울증을 앓으며
폐쇄병동에서 편안히 지냈다
핸드폰이며 옷가지마저 빼앗긴 채
아침저녁으로
병원에서 조제해준 약을 먹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침대에 누워 잠만 실컷 잤다
마음을 편안히 가지세요
의사는 권고하며 더 많은 약을
좀 더 편안히 쉴 수 있는 약을
감정과 생각을 무디게 하는 약을
잠이나 실컷 자게 하는 약을
알뜰살뜰히도 먹여주었다
날이 갈수록 약만 늘었다

마흔아홉에 돌아가신 어머니
당신에 비하면
나는 눈물겹도록 복 있는 놈이건만
복이 차고 넘치건만
그것만으로도 우울증은 없어져야 하는데
나의 병은 깊어만 가고
세상 모든 걱정 잊고
마음을 편안히 가지셔야 병이 낫습니다
의사는 아무런 걱정도 없이
나의 상태를 점검하며
더 많은 약을 먹였다
약을 먹을수록 돋아나는 걱정들
나는 약을 먹지 않을 생각만
할 일이 태산인데 이럴 수는 없다고
약기운에 딴 생각만 하다가
더 편안히 잠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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