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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선
최기종
넘지 못할 금기가 되어서
우리 산하를 횡으로 갈랐던
노란선을
처음에는 문익환 목사가 맨발로 지웠고
황석영이도 임수경이도 문규현 신부도
통일노래 부르면서 손에 손잡고
뒤꿈치로 그 배딱지 질끈 밟았더니
그것들, 서슬 푸른 기세 다 어디 갔는지
한냉전선 물리고서 납작 엎드리데
그래서 소 떼도 넘어가고
구호물자도 건너가고
노무현대통령 내외도 북녘 나드리 나섰는데
한반도기 흔들면서
기념사진까지 찍게 했던
그 노란선이 변덕부리며
피도 눈물도 섞지 않고
건너지 못할 허방을 만들어서
경계의 눈초리 번뜩이며
초병의 잠도 빼앗아데
이젠 퍼주기식 안 한다며
상호주의 한답시고
경제제재 동참하고
금강산 나드리도 막아버리고
오직 표 되는 일에만 올인하던
그 노란선이
한상렬 목사를 만났는데
감옥 가는 것이 즐겁다고
탈바가지 웃음꽃 활짝 피우면서
당당하게 금지선을 넘어 오니까
저도 생각이 있었는지
헛기침하면서 쪽문을 내어주데
반세기가 지나도록
남남북녀 떼어 놓던
그 노란선이
그 어느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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