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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의 파리
마주 않아 빈 가슴을
쓸어 내며 그럴 수 있어 하던
그런 사이
외길로 걸어 온길
젊었을 적에는 별도 따고
달 도 따서 이고 들어오더니
푸짐히 울던 개구리 소리 들으며
밤잠 설치며 기다리던 빈 공터
아버지 등허리로 조여 오던 그리움을
이고 지고 오던 아 고국이여!
공항에 내리니 후르메리아 꽃잎이
반기며알로하 했다.
사진 신부 팻말을 들고 맞이하는
사탕수수 밭에 익은 붉은 얼굴들이
손을 흔들었는데
저녁노을처럼 잦아들던 심심을
누이던 쉼터에 별이 뜨고 달이 지고
그렇게 가라던 세월
인제는 다정한 이웃들이 되어
텃밭에 심은 오이가 영글고
길가로 코스모스를 심어 바람에 일면서
차츰 길들어 가는 국제 시장
허옇게 바랜 사진틀에
새파랗게 젊은 날이 위로 한다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밀고 하이하고
고향 앞마당으로 젖어지는 저녁연기가
내리는 그런 사이
같이 가는 길
빛 무리가 깃들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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