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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미꾸용이 출현했다는 전설을 들으신 적이 있스신지요?
아주 어릴적 소년중앙에서 연재되었던 박수동 화백의 명작
'뻔데기 야구단'
아 바로 그 추억속에 아직도 삼삼한
뻔데기 야구단을 상징하는 깃발에는
야구공을 입에 꽉 처문 미꾸용이 그려져 있었더랍니다.
설 어느 구석 외진 달동네 연탄가게옆
조그마한 옹달샘 개천에 미꾸라지 한 마리 살았더랍니다.
천년을 살아온 영물인지, 백년을 살아온 귀물인지,
아니면 십년을 산 괴물인지 혹은 고작 일년 된 미꾸라지인지
그런건 사실 잘 모르겟구요.
하여튼 어느 여름 장마비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방수 공사 부실한 연탄가게 천장 온통 비가 새서
가게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찢어진 우비를 뒤집어 쓰고
연탄이 젖지않게 하려비닐을 덮어씌우느라
허겁지겁 부산하게 움직이는 와중에
아이구 번개는 번쩍번쩍, 천둥은 우루루쾅쾅 치고
생후 십일된 갓난 아기는 천둥 소리에 놀라
경기 들린듯 기겁을 하며 으아아아앙 울어 싸대고
전기까지 갑자기 뚝 하고 나가버려 아저씨는 돌아버리겠는데
아주머니는 정신을 놓고 바닥에 주저앉을 지경인데
그 틈을 타 미꾸라지는 훠얼훨 용이 되어 폼나게 날아가더랍니다.
깜딱 놀라 발을 헛딛어 그만 개천에 머리를 처박은
아저씨 왈
"니에미 개천에서 정말 욕 나오네"
라고 말 하셨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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