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온라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게시판의 글 중에서 임의적으로 선별하여 정리한 글들이다.




*3월 14일, 평회원, <쓰디쓴 모멸감>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는 장면을 제 두 눈으로 지켜보던 어제,
가장 크게 몰아치던 감정은 쓰디쓴 모멸감이었습니다.
좋습니다. 대통령 탄핵 제도란 게 원론적으로만 되는 거라면 얼마나 훌륭한 제도입니까.
박정희, 전두환을 그렇게 몰아낼 수만 있었다면 우리는 수많은 생명들을 구하고, 그 깊은 고통과 절망의 세월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조선일보의 조갑제는 독재정권을 의회민주주의의 힘으로 몰아냈다고 만세를 부르더군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입니다.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치가 떨리는 모멸감을 맛봅니다.
그 한 가지는 말할 것도 없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모멸감입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국민의 대표로 뽑힌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이라는 사소한 죄목으로 탄핵을 했다는 건, 그리고 그 역시 다수결의 원칙 아래 국민의 뜻을 대변하라고 국회로 보낸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중대한 결정에 대해 국민 전체의 여론과 상관없이, 진지한 토론 하나 없이쪽수의 힘만으로 깡패처럼 몰아붙여 그런 일을 해치웠다는 건 그야말로 국민 전체를 발톱에 낀 때만큼도 안 여겼다는 말이니까요. 그 안하무인의 작태 앞에 아무리 세상사에 눈 감고 사는 평범한 국민이라도 어찌 치가 떨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개인으로서 노무현을 지지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또 한 가지는 말을 다루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의 모멸감입니다.
독재 정권, 민주주의.....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그 말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보십시오. 말의 의미가 모욕을 당했다는 건 글쓰는 사람으로서 능멸을 당한 것과 같습니다. 광주폭동이 광주민주화항쟁으로 자리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피눈물이 뿌려져야 했습니까.
솔직히 저는 정치에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습니다.
가능한 세상사에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은 게 저의 바람입니다.
저는 젊은 시절, 운동권이긴 했습니다만 광주민주화항쟁처럼 인간의 존엄성이 극도로 훼손되는 일이 없었다면 결코 그 길로 나서지 못했을 나약하고 소심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 일은 바로 그에 준하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모욕을, 이런 능멸을 그대로 넘길 수는 결코 없습니다. 그러기엔 그 길에 바쳐진 생명이, 노고가, 피눈물이 너무도 거대합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는다면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그 모든 생명을, 노고를, 피눈물을 우리 자신이 모욕하고, 능멸하는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조용히 앉아서 글만 쓰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번잡한 세상사에 잠시 끼었다 와야 될 듯 싶습니다.

 

 *3월 16일, 신용목 <논의의 양성화를 원합니다.>
 
호남사람, 참 맑은.. 님께서 올리신 글 잘 읽었습니다. 대중들이 감정적 판단에 휘말려 있을 때, 지성인다운 이성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는 근래의 저를 돌아보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귀하의 분별과 판단을 귀하가 가진 하나의 권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의 입장을 타자인 개인이 매순간 심판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자 하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귀하를 모르긴 하오나 글의 전후로 보아 귀하의 삶과 문학이 도달한 고매한 지점은 저 같은 어리고 모자란 시인이 다다를 수 없는 위치가 아닌가 흐릿한 의문 속에 어림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어떤 관행과 상대적 가치 판단으로 특정 사태와 현안을 바라보려는 귀하의 견해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관행과 상대적 가치란 시대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고 변화하며, 따라서 늘 재창조된 형태로 우리 곁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평가와 현재적 지평이 늘 새로운 국면을 맞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그에 비추자면, 귀하께서 중점 제기한 문제인 젊은작가포럼의 /'/김영환 시인 제명 건의/'/는 귀하와 달리 접근할 여지도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각자의 의견과 판단이 중요한 것처럼 누구나 생각을 나누고 교환하고 조율하여, 공동의 가치를 지향할 권리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기로 젊은작가포럼에서 논의한 내용은 귀하께서 더없는 우려로 바라본 것처럼 현 정치권의 이권과 연관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6월 항쟁을 비롯해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맞바꾼 민주주의를 수구 세력이 폭력적으로 갈취해 갔다는 논지가 주요했습니다. 그래서 정치적 /'/규탄/'/의 측면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항쟁/'/의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모든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달리 말해, 김영환 시인의 제명 건의에 찬성한 후배들의 생각은, 현 시국의 절박성은 민주주의를 향한 반민주 세력의 폭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폭행에 적극 가담한 김영환 회원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모든 선배들의 뜻과 그것을 받드는 후배들의 도리에 비추어 제명을 건의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데 닿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후맥락을 밝히는 저는 특정한 주장을 귀하께 강요하거나 어떤 차이에 대해 시비를 논할 의도도 재간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다만, 귀하의 깊은 사려를 함께 나누며 풀어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칠 따름입니다.
교묘한 양비론을 피하기 위해 제 생각의 토를 좀더 달자면, 저는 성숙한 시민사회에 뿌리를 둔 작가의 건전한 창조성은 그 역량을 다시 시민사회의 발전으로 환원시켜야 하는 내재된 사명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지상주의에 의해 날로 위협받는 작가정신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작가회의 내에서의 가치 수립은 불가피한 필연성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패한 정치세력이 정략적 차원에서 국민의 주권을 훼손하고, 수구 연대를 통해 자행한 전래 없는 탄핵사태를 좌시하는 일은 작가회의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이며, 그러한 반역사적 행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회원에 대한 징계는 당연한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작가회의에 신뢰를 보내는 이유는, 그동안 수없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사안들마다 작가적 지성이 논리의 최전선을 개척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어떤 반론은 논의 결과를 견고하게 만들어왔습니다. 귀하의 의견도 그러한 애정의 부분에서 출발했으리라 추측됩니다. 그럼에도 그 논의가 음성화되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귀하께서도 논의의 음성화를 통해 획득되는 그 무엇을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양성화된 논의로 발전의 한 전망을 보태주셨으면 하는 것이 아직 배울 것 많은 후배의 바랍니다.
 


*3월 17일 신용목, <귀하! 송구하오나 여기가 아닌 듯하옵니다.>

‘자를 들고 곡식을 재려 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곡식은 되로 되어야 합니다.’
먼저, 제가 올리는 글들은, 작가회의는 물론 젊은작가포럼이나 그 외의 어떠한 작가회의 소모임과의 입장이나 논의에 의한 것이 아님을 밝혀둡니다. 어린 저의 언사가 본의 아니게 작가회의 어른신들께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귀하와의 약속 때문에 종로까지 갔다가 서둘러 다시 지하철에 올랐습니다. 귀하께서 /'/편안히 올리/'/라는 말씀이 계셨음을 알았더라면, 좀더 여유를 가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집이 이사를 갈 계획이므로 인터넷이 원할치 못해 늦어졌습니다. 용서하시길...

아르바이트 장소를 급히 빠져나오느라 뒷글들은 물론, 귀하가 제게 쓴 글도 프린터를 해서 읽으며 와야 했습니다. 거기에는 제게 주어진 책임의 중압이 작용했을 터입니다. 제가 밝힌 이름 석 자가 그 책임을 강제하고 있었지요. 귀하께서는 /'/넷명/'/의 유효함을 주장하셨지만, 사실 그것은 필명이 그러하듯 실생활과 넷 생활을 구분하여,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부분이나마 구속하지 않게 하기도 합니다.

다른 말로 바꾸자면, 실명은 본인의 /'/글/'/뿐 아니라 생활에까지 그 책임의 무게를 드리웁니다. 하지만 넷명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함은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전적으로 내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가능성으로 인해 책임의 무게로부터 언제든 자유로울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러므로, 공개된 제가 한 줄 한 줄에 책임감을 느끼는 반면, 귀하께선 비교적 그로부터 자유로우실 수 있겠지요. 어쩌면 이 글을 마친 뒤, 제가 곤한 나머지 서둘러 잠자리를 찾을 때에도 귀하께선 가벼운 어깨로 좌판을 유영하시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러나 비열하게 /'/그래서 불공정한 논쟁이 아니냐/'/는 식의 우회는 하지 않겠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논객 행세를 하게 되었지만, 사실 저는 시를 쓰(고 싶어하)는 개인일 따름이니까요. 또한 귀하도 그러하시고, /'/이존갈비/'/ 님도 거친 글을 스스로 지우신 것처럼, 후에 남기신 글부터는 격양된 어휘들이 많이 사그라들었으니, 굳이 그것을 고집할 필요도 미략해진 것 같습니다.

만원의 버스 속에서 귀하의 글을 읽으며 저는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비웃음이나 어떤 상황을 초월해서 나오는 그런 교만한 웃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귀하와 저와는 굳이 목소리를 키워가며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겠구나 하는 안도의 웃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 이후로는 굳이 이 홈페이지에서 소란할 필요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하께서 피력하신 내용의 대부분은 사실 저나 젊은작가포럼, 민족문학작가회의에 대한 내용이기보다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분노와 개탄이었습니다. 단지 제명 건의 건과 맞물려 그 방향이 이쪽으로 흘렀을 뿐이지요. 물론 그 분노와 개탄이 탄핵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로 인해 빚어진 김영환 회원의 제명 건의로 이어진 것이니 전혀 관련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명 건의에 참석했던 저의 짧은 소견으로 미루어봐도, 젊은작가포럼은 김영환 의원의 의정 활동에 점수를 매겨 그것을 지탄하거나 단순한 정치적 전망을 달리하는 데 착안하여 제명을 건의했던 것이 아님을 유념해 주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작가포럼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회원 김영환 시인의 민족문학작가회의의 회원으로서의 자격 여부에 관해서 논의했을 뿐입니다. 물론 이 말을 듣는 귀하는 답답하실 것입니다. 아직 대전제 하나를 생략하고 있으니까요. 또 그것이 귀하께서 그토록 길고 열정적인 글을 올리신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그 대전제는 이미 제가 앞서 올린 글에서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귀하와 저는 바라보는 곳이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래서 귀하의 언어와 저의 언어가 다릅니다. 소통할 수 없습니다, 라고만 말한다면 그 또한 무성의한 교만에 지나지 않겠지요. 그래서 간략하나마 필요한 구절에 한해서 귀하의 주장을 맞세워 봄으로써 그 차이를,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것을 가늠하는 것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먼저, /'/아이피를 차단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에 대해 앞서 관리자가 밝혔기에 부연할 필요는 없겠지만, 오전엔 저도 접속이 되지 않았으니 간접적인 해명을 보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작가회의가 가졌다는 /'/저속한 파시즘/'/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귀하의 말씀대로 /'/아무리 한 조직이라고는 하나, 모든 사안에 대해서 동일한 사고를 하고, 행동해야 한다면/'/ 정말 /'/저속한 파시즘/'/입니다. 그러나 귀하께서는 부분적이겠지만, 혹은 너무나 격양된 나머지 그리하셨겠지만, /'/파시즘/'/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계시거나 어떤 사안을 서둘러 일반화시키려는 경향을 가지고 계시는 듯합니다.

저도 이 대목에선 귀하가 느끼셨다는 /'/그 수준 낮음에 대한 절망/'/이 스쳐갔으나, 단지 어휘 사용의 오류라고 여기기로 했습니다. /'/파시즘/'/을 중심에 놓고 귀하의 말씀을 살피자면 /'/한 조직/'/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실종되어 있고, 귀하께서 누차 명명하신 작가회의라는 /'/한 조직/'/을 염두에 두고 보자면, /'/파시즘/'/이라는 말과의 병렬이 부적합합니다.

자칫 정치권에서 유행하는 말꼬리 잡기로 흐를 염려가 있으니, /'/파시즘/'/에 대한 논쟁은 비끼는 것이 합당할 듯합니다. 다만, 아동폭력예방을 위한 단체를 예로 들어봅시다. 꼭 아동폭력예방단체가 아니라 다른 동호회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여기서 또 우려가 앞섭니다. 너희들이 주장하는 /'/민족/민주/'/라는 단어가 /'/아동/'/으로 은유되는 것이냐고 재인용을 통해 오해를 확장시킬까 봐……. 그러나 은유의 본질을 아시리라 여기기에 그냥 잇겠습니다.― 아동을 치명적으로 학대한 사람을 계속 그 단체의 회원을 둘 수 있겠는지요. (은유를 하고 보니 더 큰 우려가 생기는군요. 그럼 그 아동이 /'/노무현/'/이냐는 식의 반론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본질이 정략적인 이유에 있지 않다는 걸 아는 이상, 그러지 않으시리라 믿습니다.)

그 뒤로부터 이어진 귀하의 말씀은 모두 현 정계의 내부와 관련된 것입니다. /'/노무현 탄핵이 어떻게 해서 /'/민주주의 파괴/'/가 되는지를 해명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귀하, 분명 저는 귀하가 원하는 대로 김영환 회원의 탄핵 건의를 /'/정치적 사안/'/에 귀착시키지는 않을 작정입니다. 제가 보기에 귀하가 줄기차게 걱정하시는 /'/친노세력/'/의 확장과 총선에서의 영향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노무현 탄핵과 더불어 탄핵된 국민의 주권/'/에 비한다면 말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논리의 부재에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설령 /'/노무현 탄핵/'/에 귀착시켜 이야기를 연장하더라도 탄핵 대상과 탄핵의 주체에 대해, 그리고 탄핵의 사유와 그 환경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귀하,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걸 논하는 자리는 여기가 아닌 듯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 대목을 건너뛰어 귀하께서 /'/국회에게 부여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한 일이, 민주주의 파괴이고, 193명이 가표를 던져 통과시킨 탄핵안을 군중의 힘으로 눌러 취소시키려는 노력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노력이라고 고집한다면, 문성근의 말마따나 소가 웃을 일일 겁니다/'/라는 지점에 착안했으면 합니다.

저는 여기서 의심을 품었었습니다. 혹시 귀하께서 민주당 당원이 아니신가 하고요. 그렇다고 해서 잘못될 것은 없습니다만, 어찌 귀하의 논리와 민주당의 논리가 하나의 곡선을 그리는지 의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의 논리가 조금의 오차도 없이 치밀하게 재인용되는 데 놀라기도 하면서……. 마치 제가 여당의 당직자로서 야당의 당직자인 귀하의 글을 읽는 듯한 착각을 가졌으니까요.

행여 귀하께서 그 국회에 부여되었다는 /'/본연의 임무/'/와 /'/당리적 책략/'/을 혼돈하고 계시지는 않는지 걱정됩니다. 국회에 부여된 본연의 임무가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데 있는 것인지요. 혹 국민의 대의(代議)기관인 국회를 대의(大意)기관으로 잘못 알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그리하여 대의(大意)답게 대강 대강 당원들의 뜻을 살펴보니 탄핵하라고 해서 탄핵한 것인지요.

그러나 그 다음 구절이 저에게 선사한 절망감에 비한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다음 구절은 어감만 바꾼다면 제 생각과도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이니, 귀하와 저와의 본질적 차이는 여기에 있으며, 그 사이가 멀지 않음을 알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름아니라 /'/193명이 가표를 던져 통과시킨 탄핵안을 군중의 힘으로 눌러 취소시키려는 노력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노력이라고 고집하는 것/'/이 그것이지요.

여기서 귀하께서 /'/군중/'/이라고 말씀하신 것을 /'/국민/'/이라고 바꾸기만 한다면 틈 없이 저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곧 국민 대다수의 뜻을 저버린 193명의 의사에 의한 탄핵안을 다시 국민의 힘으로 무효화시키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 수호의 길이지요. 바로 선배들이 6월 항쟁을 통해 기어이 일궈낸 주권의 실체를 다시 회복하는 길이 아니겠습니까.

그 다음 대목은 귀하께 서운함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귀하께서 /'/여러분들/'/이라고 호명하셨으니, 넓게는 작가회의 모든 구성원이 될 수도 있겠고, 더 나아가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 전체가 될 수 있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겠으나, 글의 제목이 /'/신시인께/'/이니 저에게 한 말이라 여겨둡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미쳐 있습니다. 확신합니다. 되돌아 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이성을 상실하셨습니다./'/

이 세 개의 문장을 놓고만 보자면, 귀하께서는 논의나 논쟁을 위해 글을 남기시는 게 아닌 듯합니다. 부분적이나마 이 책임은 익명의 장막에도 있을 터이니, 저의 실명 요구가 무리인 것만은 아니었겠지요. 순간, 저는 이 문장들을 고스란히 귀하께 되돌려주고픈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달리 풀겠습니다.

위의 문장들이 증명하는 바와 같이, 귀하와 제가 의견을 교환할 때 더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쪽은 분명 저일 터입니다. 제가 인내하기 때문에 제가 미친 건가요? 이를 통해 본질을 호도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왜냐 하면, 귀하께선 이후의 모든 문장을 /'/김영환 회원의 작가회의 제명 건의 건/'/이 아닌 정략적 논리로 풀어내고 계시기 때문에, 저 또한 같은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이성을 상실한 쪽/'/이 가져야 할 /'/되돌아봄/'/도 귀하께서 먼저 행할 몫인 것 같습니다. 굳이 뒷 대목들을 빌자면, 탄핵무효 운동을 /'/대통령 사면/'/으로 빗대어 국회에 의한 /'/비리의원 사면/'/ 건과 견주는 것은 사리분별이 정지된 흥분상태인 것 같습니다. 귀하! 정말 귀하의 이성에선, 비리의원 체포동의안 부결과 구속의원 석방동의안 가결이 국민의 탄핵 무효 운동과 같은 층위로 보이시는지요. 앞선 두 가지 사안은 1등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맞물려 1, 2등을 다투는 16대 국회 수치 뽐내기가 아니던가요?

자, 이제 본질로 돌아올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다음 대목에 잠시 김영환 회원 제명 건의 건에 대해 언급했으니, 이 정도로 정리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귀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시인인 한편 당인이기도 한 사람이 행한 정치적 행위에까지 조직의 뜻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회원자격을 운운하는 처사는 최악의 파쇼 하수인이거나, 최소한 조폭의 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귀하께서는 한 단어를 빠뜨리셨습니다. 그는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이기도 하지요. /'/파쇼/'/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귀하도 상식을 가지신 이상, 회원이 회의 규정을 준수할 의무를 지닌다는 걸 상식적으로 알고 계실 터입니다. 그 규정이란 아는 바와 같이 /'/민주화를 위해 헌신/'/이라는 구절에 귀속됩니다. 말씀하신 내용들로 보아 작가회의에 많은 관심이 있으신 것 같으니 전후의 사정은 아실 듯합니다.

모르신다면 이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온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계승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쉽게 아실 수 있으실 터이니 몇 개의 질문을 던질까 합니다. 혹, 귀하께서는 6월 항쟁을 부정하실 작정이 있으신지요? 아니면 김영환 의원님께서 그토록 자랑해 마지않는 80년 광주를 민주화를 위한 과정이 아니라고 매도할 자신이 있으신지요? 그 선배들이 흘린 피가 주권을 쟁취하기 위한 국민들의 몸부림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지요? 국회가 앗아간 것이 노무현의 권력만이 아님은 앞서 언급했으니 생략하지요.

뒷부분은 친노와 반노 구도에 대한 끝없는 강조와 노무현 세력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이니, 여기서는 논의하지 맙시다. 귀하와 제가 바라보는 곳이 다르다 함은 곧, 귀하께서 당장의 당리에 구속되어 모든 논리를 몰아가는 반면, 저는 우리의 민주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바, 젊은작가포럼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물론, 귀하께서 그렇게 친노와 반노 구도를 강조하시는 절박함이야 잘 알고 있습니다. 사연이야 어쨌든 철저히 민주당의 입장에서 피력하시는 그간의 입장처럼 귀하께서는 반노의 정서에 기대어 기우는 당세를 붙잡고 싶으시겠지요.

그러나 저희는 더 큰 걸 보려고 합니다. 아니 이렇게 말씀드리면 의도와 달리 귀하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으니, 말을 바꾸겠습니다. 어디선가 귀하께서 잣대를 말씀하셨더군요. 귀하! 옷감을 재는 자로 곡식을 재려 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곡식은 되로 되어야 합니다. 더는 자를 들고 곡간에 들지 말아 주십시오. 자는 옷감이 많은 정당 게시판이나 정치색 짙은 홈페이지에서 쓸모가 많을 겝니다.

귀하의 글의 마지막 대목은 무자비한 독설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김영환 의원을 처단할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고 봅니다. 오히려 김의원에게 당당하게 걸어 나오기를 권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문협이 되어버린 민문협을 무슨 미련이 있다고 지키겠습니까... 하하... 저 같으면 침이라도 뱉어주며, 당당하게 걸어나올 겁니다..!!!/'/
저도 차라리 그러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니 미리 탈퇴를 하고 탄핵 절차에 가담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아마 귀하의 말씀이라면 김영환 의원께서 들어주실 것 같습니다. 그렇게 탈퇴를 권해 주십시오. 그러나, 노파심에서 곁들입니다만, 귀하께서 더 크게 비하하신 문협에서도 김영환 의원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군요.

앞글에서 언급한 바라 다루지 않았습니다만, 다시 정리하면, 젊은작가포럼에서 김영환 의원 제명 건의를 한 것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다는 목적을 지닌 작가회의의 존재 이유와 직결된 것입니다. 이를 끝없이 정략적으로 호도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정도면 귀하의 관점과 제 관점이, 귀하의 언어와 제 언어가 소통되지 않는 이유를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은 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없이 써내려 이야기가 잘 전달되었는지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더는 귀하와 논쟁을 이을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귀하께서는 작가회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실 게 아니라 다른 홈페이지를 찾아가셔야 하겠기에……. 귀하가 바쁘실 것 같아 한 인터넷 신문에 올라온 기사를 첨부합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월 17일, 신용목 <참 맑은 님께 드리는 마지막 글>
 
강물에 밀반죽을 하여 흐름을 멈추실 작정이신지요

참 맑은 님, 귀하의 충고는 깊이 담지요. 제 독해력을 질타하시는 귀하의 밝은 눈으로 제 글의 맥을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주셨다면, 제가 귀하께서 전한 물음의 세목들을(적어도 귀하께서 제게 물었던 것에 대해)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음을 아셨을 텐데, 안타깝습니다. 여기서 그 답을 되풀이하는 것은 낭비겠지요. 그래서 귀하께서 누차 힘을 주신 부분에 대한 해명만 좀 더 보강할까 합니다. 이유는 귀하께서 조금만 더 제 글뿐만 아니라 세상에 쏟아지는 의견들에 대해 열린 마음을 지닌다면 오해의 반복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그 오해는 다름아니라 귀하께서 끊임없이 반복하시는 노무현의 잘못과 김영환 의원의 선정에 있습니다. 제가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님은 귀하도 알고 계시리라 여깁니다. 중요한 역사적 시기마다 김영환 의원이 행한 행동은 저희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탄핵이 전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노무현의 잘못도 많은 부분 공감하며, 그에 대한 개탄이 저에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거듭 반복한 바와 같이 그것만으로 탄핵이 시대와 역사의 요청이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까지 동어반복을 잇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느낌이 듭니다.

저는 첫 글에서,

“어떤 관행과 상대적 가치 판단으로 특정 사태와 현안을 바라보려는 귀하의 견해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관행과 상대적 가치란 시대에 따라 새롭게 제기되고 변화하며, 따라서 늘 재창조된 형태로 우리 곁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평가와 현재적 지평이 늘 새로운 국면을 맞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귀하의 생활과 귀하께서 호소하는 많은 문장들의 뜨거운 밀착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기에 다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김영환 의원의 지난 행보는 저 역시 많은 존경과 동경을 지니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매순간 새로운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줍니다. 그렇다고 하여 과거를 전적으로 부정하려는 작태는 아닙니다. 한 사람의 고귀한 행보가 귀감이 되고, 그로써 진전된 상황들을 현재의 우리에게 안겨주었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과거 전력이 그의 현재적 과오까지를 조건 없이 합리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하여 제가 거창한 무언가를 한다는 뜻은 아닙니만, 분명 우리는 오늘의 역사가 부여한 과제를 매순간 묵묵한 일상 가운데서 짊어지고 가고 있으니까요.

노무현의 잘못에 대해서도, 구태여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앞서긴 하지만, 세상의 가치는 뭉뚱그려 몰아세우기에는 그 서열과 무게가 다름도 간과하셔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같이 강바닥에 가라앉는 모래라고 하더라도 무거운 것은 더 위쪽에서 더 깊은 곳에 가라앉을 것이며, 가벼운 것은 더 아래쪽까지 흐르고 얕은 곳에 자리를 틀 것입니다. 그렇다면, 상대적 잣대를 끊임없이 들이대어 경중에 대한 판단을 주관화시켜 오로지 다 같은 하나의 가치만을 지닌 것처럼 몰아세우는 것은 분명 이치에 맞지 않을 것입니다.

달리 말해, 경중과 역사의 흐름을 무시한 채, 그 모든 것을 하나의 반죽 속에 뭉뚱그려 비벼 넣으려는 귀하의 생각은, 귀하의 말씀대로 독해력이 떨어지는 저로선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분명 강물엔 흐름이 있고, 그 흐름의 수심에는 숱한 모래와 자갈들이 자신의 무게를 안고, 가라앉을 것은 가라앉고 뜰 것은 떠서,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현실이 현재와 뒤섞이며 일궈내는 역사가 아닐는지요.

귀하께서 말씀하시는 김영환 의원의 공과와 노무현의 실정들은 모든 거대한 흐름 속에 있는 현재적 중요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모두가 살필 수 있는 경중으로 구분되는 가치적 서열을 부정하고 계신다고 생각지는 않으신지요. 그렇게 역사의 흐름과 가치의 엄정함을 부정한 채 귀하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게 귀하의 말씀들은 거대한 강물에 밀반죽을 해서 모든 것이 앞뒤와 아래위 없이 섞여 있게 만들고 있으며, 급기야 강물의 흐름조차 막으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수많은 이야기들 중, 이것만을 되짚는 것으로 저는 참 맑은 님과의 대화를 그만하려 합니다. 저와 귀하와의 대화가 동문서답으로 영원한 동어반복만을 거듭할 것 같아서입니다. 안면도 모르는 귀하의 심기를 제가 불편하게 함도, 또 저로서도 귀하로 인해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승철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분적인 오차와 해석의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저는 아직 덜 여문‘젊은작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분명 경험으로 한정되는 제 생각이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지적은 제게 더 많은 생각의 터울을 주셨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참 맑은 님께 원했던 것도 이승철 선생님의 글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 다 헤아리지 못하신 뜻은, 평소 후배들을 살펴주시는 것처럼, 언제든 기회가 닿으면 술잔이라도 기울이며 어린 제 생각으로 고집도 부려보고, 또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제 생각을 교정받기도 하는 그런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분명 그것은 정체 모를 귀하와의 막막한 주고받기와는 다를 것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공간에 글을 올리는 데 무척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젊은작가포럼의 결정은‘건의안’상정이었으며, 그것은 한결같이‘존경하는 선배의 얼굴’을 갖고 싶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몇몇 언론의‘취재’에 의해 공개되고, 반대하시는 분들의 논리가 제가 판단하기에 정체성 부정으로 이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앞섰습니다.

또한 그분들이 누구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글을 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항상 이름을 세상에 내걸고 살아야 하는 문단인으로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잘잘못을 떠난 솔직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혹여, 저의 어린 언사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이 계셨다면,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3월 18일, 안이희옥, <냉철하게, 그러나 열정적으로>
 
작가회의 게시판이 다양한 의견들의 토론장이 된 것이 반갑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감정적인 상호비방이 많아서 좀더 냉철해지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아시겠지만 분단국가 한반도의 역동은 친노, 반노 싸움으로 단순하게 도식화할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다양한 계급, 성, 세대 간의 갈등이 비등점에서 들끓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열강의 다툼 속에서 한민족의 주도권을 지키면서 남북 관계를 평화롭게 풀어가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아주 힘든 위치에 있지만,
동시에 이 작은 한반도에서 위기에 처한 지구 문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평화의 씨앗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이해 관계가 상충할 때의 조정능력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 대화로 개혁하고, 대화로 설득하고, 대화로 협상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서민 대통령 당선을 승복하지 못한 세력들이 구시대적 힘의 논리로 한판 싸움을 걸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지지층은 역시 힘의 논리로 거리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거리에서, 인터넷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토론과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오죽하면 아버지는 한나라당이고, 어머니는 열린우리당이고, 아들은 민노당이고, 딸은 여성당 만들자고 한다는 말이 나돌겠습니까?
대화와 조정, 토론과 협상이라는 게 아주 힘든 일인 거 같습니다.
작가회의 게시판 역시 그렇습니다.
비판, 지지, 비방의 격분한 어조가 많고
나는 누구고 어떤 이해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인데, 라는 소개조차 없이 익명으로 상호비판만 한다면 우리는 아무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싸움만 하다가 총선을 맞게 될 것입니다.
솔직히 각자의 처지와 바라는 바를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한 후 합의를 도출해야 하지 않을까요?
돈, 이권,권위 등을 이용한 선거풍토는 더이상 가능하지 않으리라 전망하는데,
돈, 이권,권위 등을 이용해서 권력을 추구해온 버릇을 포기하지 않아서,
그리고 돈, 이권 등을 받아서 살아온 버릇을 청산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거 아닙니까?
누구를 지지하거나 비판하거나 거리를 두거나 국민들 모두가 자신의 입장을 당당히 밝히고 다양한 세력의 다양한 의견들을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하며 자신의 입장을 최종 선택하는 광장으로서 촛불 집회가 필요한 것 아닐까요?
누가 누구를 동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계급 구분도 모호해서 단순한 투쟁으로 사람들 마음이 움직일까요?
고학력 빈민, 파출부, 택시기사, 전직 공무원, 군인, 상인.... 등등은
과연 계급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요?
머리는 부르주아이고 이념은 보수우익이고 신분은 하층인 사람들에게 작가들은 그 동안 어떤 담론을 제공해 주었나요?
민중, 노동자, 농민, 룸펜 프로레타리아...
6.29까지는 그 도식이 얼추 맞아 6월 항쟁, 7.8,9월 투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망해서 빈민이 됐다가
흥해서 잘살기도 하고,
박사들이 저임금 시간 강사로 근근히 살고,
비정규직 문제, 실업자, 신용불량자 문제가 누적되어 왔습니다.
그 풍랑 속에서 기득권을 꾸준히 지켜왔던 재벌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위기가 오자 엄청난 역풍을 일으킨 것입니다.
저는 탄핵의 역풍으로 촛불시위가 일어난 게 아니라
노통 개혁의 역풍으로 의회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봅니다.
분배와 개혁,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민주화, 남녀평등, 교육, 복지.... 등등 어느 것 하나 쉬운 문제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기회에 아주 뒤집어엎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나라 문제가 술상 뒤엎기 식으로 해결되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에게 합리적인 조정능력을 요구한다면,
우리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한표를 행사하는데, 얼마나 신중하고 조정 능력이 있나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회의 게시판에 들어와 편가르고 비방하기 전에 그토록 노대통령에게 요구하는 &quot;능력&quot;을 조금이나마 자신에게 요구해 보십시요.
대수롭지도 않은 말꼬투리를 물귀신처럼 잡고 늘어져 국회가 아수라장 되는거, 어린이들이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어린이들은 판단할 것입니다.
의원 아저씨들이 말싸움 하는 줄만 알았더니, 알고 보니, 돈싸움, 땅싸움, 패싸움이었네...
16대 국회는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설마 모르시는 건 아니겠지요?
한반도에서 국민 노릇 잘하기 정말 쉬운 노릇 아닙니다.
물론 이 시점에서 작가 노릇 제대로 하려면 더욱 힘들고요.
제 생각에 작가들은 정치판의 싸움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것보다
압축적인 근대화 속에서 너무나 힘들게 살아온 국민, 서민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작가회의 담론을 합의해서
서두르지도, 게으르지도 않게 나아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3월 19일, 황규관 <김영환 회원 탈퇴 사태를 바라보며>

김영환 회원이 행한 정치활동에 대해서 젊은 작가들이 제명 요청을 했다는 소식에 우울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이건 제명 사유가 되지 않는다.
한 개인이 행한 정치활동을 이유로 자신들의 뜻과 반한다고 제명을 가한다면, 모르긴 몰라도 꽤나 많은 회원들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제명을 요구한 젊은 작가들의 심정을 단지 /'/감정/'/으로만 몰아간다면 이 또한 사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
복잡해진 정치 상황과 70~80년대 와는 명백히 차이점이 존재하는 현실까지는 논할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김영환 회원에 대한 젊은 작가들의 동질성은 급격히 약화되어 갔다고 나는 본다.
그것은 바로 김영환 회원의 문학인 출신 정치인인지 의심스러울 만한 행위들 탓이다.
예컨대, 그가 정통부 장관 시절 기자들 앞에서 시를 낭송한다든지 하는 /'/객기/'/ 같은 행위, 또는 모 사이트 게시판에 (그의 참모들의 소행인 듯 보이지만) 동그랑땡처럼 줄줄이 올렸던 시를 업은 정치 프로파갠더 등은, 솔직히 말해서 문학을 자신의 입신양명의 도구 쯤으로 치부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문학을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은 부지기수고 그걸 나쁘다고민 치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구별해야 할 점은 /'/문학/'/을 통한 /'/문학/'/ 안에서의 입신인가, /'/문학/'/을 통한 /'/문학/'/ 밖에서의 입신인가 하는 점이다.
김영환 의원은 후자의 경우다. 그는 장관이었고 국회의원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 시절 시인이었던가? 시인이라는 나름대로의 /'/쯩/'/은 소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가 시를 쓰기 위하고, 또 쓴 시들을 발표하고 깊은 욕망 때문에 그랬다고 보는가?
솔직히 말하자. 나는 아니었다고 본다.
시를 통한 /'/시/'/ 밖에서의 입신.
모르긴 몰라도 이런 점들이 젊은 작가들의 혈기를 오래도록 자극한 건 아니었을까?
김영환 회원이 보냈다는 메일의 전문을 보지 못했으나, 언론에 의하면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을 /'/이분법적 광풍/'/이라고 표현했다 한다. 의사당 내 존재인 그에게는 그렇게 보였을지 모르겠다. 아니,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그의 그 표현은 시인으로서 성찰력을 회복하기 바라는 젊은 작가들의 마음을 간단하게 뭉갰다고 본다.
젊은 작가들과 김영환 회원 간의 동질감이 얼머나 허약해져 있었는가를 이처럼 단적으로 보여준 예도 없을 것이다.
세월이 약일까? 그랬으면 좋겠고 그러기를 바라겠다.
젊은 작가들은 제명을 요구했고 어찌 되었든 김영환 회원은 탈퇴를 바라고 있다.
이사회는 그의 탈퇴 의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김영환 회원과 젊은 작가, 작가회의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제안컨대, 이별과 상처, 이런 것들을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자.
부기: 실명 좀 씁시다. l
*3월 20일, 김별아 <두 가지 다른 문제에 대한 제 의견입니다.>
 
작가회의 홈페이지에 처음 쓰는 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소설을 쓰는 김별아라고 합니다.
1993년에 민족문학작가회의에 가입했고, 현재 나이 요건상 젊은작가포럼에 속해 있습니다.

작가라는 이름을 이마에 붙이고 어떤 글을 쓰기란 참 힘듭니다.
하다못해 편지 한 장도 함부로 써서 부치지 못하지요.
글의 내용에 앞서 문장이나 맞춤법이 틀리지나 않나, 적확한 어휘를 쓰고 있나, 제대로 우리말을 구사하고 있나에 더 신경이 쓰이거든요.
부끄럽지만 작가로 10년을 살아도 그 엄정함 앞에서는 늘 부족하고 미숙한 습작생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당연한 까탈을 조금 미뤄두고, 가슴으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지난 3월 12일을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저는 /'/패닉/'/ 상태에 빠진 채 당장 마쳐야 할 일에 손도 대지 못한 채 쩔쩔 매야 했습니다. 단 한 줄의 글도 쓸 수 없었습니다.
마치 삼풍 백화점이 무너졌다는 소식이나 대구 지하철에서 참사가 일어났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와 같았습니다.
가슴이 떨리고, 손이 떨리고, 곧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놀라움과 충격에 이어,
사소한 방화사건이 무책임하고 안일한 대응에 의해 대형 참사로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처럼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지지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나라의 아버지/'/라고 생각해서도 아닙니다.
그동안 대통령의 언행과 행보가 누구에게 어떻게 /'/배신/'/ 행위가 되고, 어떤 법에 어떻게 저촉되었는가에 대한 시비의 문제를 떠난 것입니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음모와 폭거였습니다.
그동안 흩뿌린 민중의 피와 들끓는 함성을 /'/우매한 백성들의 소요/'/로 돌려버리려는 반역의 시도였습니다.
저는 탄핵을 반대합니다. 아니, 어떻게 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현실로 내 앞에 놓여있는가에 아연실색할 뿐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문제입니다.
여기에는 작가회의 회원들간에도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론이 분열/'/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다른 생각과 의지와 영혼을 가진 개개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월 12일 작가회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긴급 소집/'/의 소식을 듣고 작가회의 사무실에 모인 회원들 중에는 첫 번째 문제에 대해 /'/이견/'/을 가진 분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저처럼 나라가 무너져도 당장 챙겨야 할 아이가 있거나,
먹고 사는 일이 바빠 당일 소집에 참가할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저 어리석은 음모가들의 생각처럼 몽매한 백성들이 그들의 폭거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하해같이 헤아릴 줄 알았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그 날 작가회의 긴급 모임에는 첫 번째 문제에 대한 /'/이견/'/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충분히 공분하고 논의하는 상황 속에서 두 번째 문제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 김영환 회원의 제명 논의는 첫 번째 문제와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엄연히 첫 번째 문제와 다릅니다.
물론 첫 번째 문제에 /'/이견/'/을 가진 분들이 두 번째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시는 경우가 많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당일의 /'/긴급 소집/'/에 모인 분들이 의견을 모아,
젊은작가포럼의 이름으로 그 문제를 이사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젊은작가포럼34인의 작가는 &quot;차기 이사회에서 /'/김영환 회원 제적건/'/을 공식의제로 삼을 수 있도록 건의하기로 결의했다.&quot;는 것입니다.
이것은 작가회의 내 소모임 젊은작가포럼으로서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와 동시에 젊은 작가들의 의무이고, 분노의 표시이며, 항의이자, 주장입니다. 여기까지 그들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회원 개인의 권리를 무시한 대목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아래 장정임 회원이 제기한 의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치인으로서의 그는 말하기도 싫지만, 어쨌든 시인으로서의 자유와 의지는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을 진행시키는 가운데 작가회의의 조직적 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구요.

하지만 지금은 두 번째 문제를 물고 늘어져 첫 번째 문제의 중대함을 훼손해서는 안 될 때입니다.
만약 제가 젊은작가포럼 모임에 참석했었다면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모임에 참석하지 못했고, 그에 대해 고영직 위원장과 다른 참석자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들의 작가적 순정함과 정치적 올바름을 믿습니다.

3월 12일, 잊을 수 없는 그 날,
저는 패닉 상태에서 가까스로 헤어나와 조선왕조실록을 읽었습니다.
순진한 이상주의자인 조광조가 어떻게 곰 같이 끈질기고 늑대처럼 음험한 중종에게 이용당하고 배척당하는가를 읽으며...
겨우 스스로를 다독여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장금이와 로맨스를 뿌릴만한 달콤말랑한 중종은 실록에 나오지 않더군요.
역사는 그 날을 과연 어떻게 기억할까요?

우리는 고작 작가일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누구에게도 침범당하지 않는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작가입니다.
제 어줍잖은 생각이지만, 문학은 이성과 감성, 어느 하나의 작용만으로 생산되지 않습니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저는 뜨거운 가슴이 넘쳐나 생긴 얼룩이나 상처는 충분히 감싸 덮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아들을 데리고 광화문에 갑니다.
아주 오랜만의 집회입니다.
예전처럼 뜨겁게 싸우지는 못할지라도,
미지근하게나마 제 자리를 지키고 싶습니다.

간만에 일필휘지로 글을 썼군요^^*
교정과 교열은 알아서 보시며 읽으시길 바랍니다.
모두의 건투와 건필을 빕니다.
 


*3월 21일 평회원, <이 놀랍고도 무서운 국민을!>

얘기가 초점에서 벗어나 마구 샐 때는
단순한 사람의 시각이 도움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런 뜻에서 몇 마디 적어올려 봅니다.

저는 탄핵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 이유는 그렇습니다.
한나라당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대통령 하는 짓이 하나같이 /'/기분 나쁘다/'/고
선거법 위반이란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탄핵했습니다.
(이 점에서 저는 1336항에 글을 쓰신 임영태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대통령이 노동자를 탄압했다고 탄핵한 것도 아니고,
국민을 학살했다고 탄핵한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노대통령이 예뻐서 탄핵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열린우리당이 예뻐서 그러는 건 더더구나 아닙니다.
저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기분이 나빠서/'/ 이러는 겁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무시를 당하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 그게 이상하지 않은가요?
노무현을 지지하느냐, 않느냐는 그 이후의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가 과거에 민주투사였든, 출세주의자였든 그것 역시 논점을 벗어난 얘기입니다. 대체 그게 지금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대다수 국민들이 흥분한 이유도 저와 비슷하리라 여겨집니다.
세상에, 총칼 앞에서도 맞섰던 /'/이 놀랍고도 무서운 국민/'/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했습니다!

극우세력이 아닌 진보적인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갖는 불만, 전혀 다른 빛깔의 불만이지요.
하지만 지금의 사안은 그 점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몰아내고 싶더라도 그 얘기는 지금의 논점을 벗어난 얘기입니다.
지금의 논점은 이런 식으로 국민을 무시한 그 오만방자한 무리들에게 화가 나느냐, 안 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노무현 비판해야죠. 몰아내려면 몰아내야죠.
그건 각자의 생각에 따라 결정할 문제입니다.

/'/제명 건의/'/ 문제도 간단하지 않습니까?
김별아 작가가 너무도 정확하고 분명하게 글을 써주셨지만
더 원초적으로 간단히 생각해 보면 이건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일단 제 입장부터 밝히고 시작한다면, 저는 제명 건에는 반대합니다.
왜냐면 우리에겐 각자의 의견을 갖고 그것을 드러낼 자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토론하고, 상호비판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솔직히 웃기거든요. 작가회의 조직이 특권을 가진 조직도 아닌데, 무슨 제명 운운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
그리고 작가라는 사람이 어떤 조직에서 제명당한다고 해서 그걸 두려워한다는 것도 우습지 않나요?
하지만 말입니다.
김영환 의원에게 그럴 자유가 있다면 그에게 실망한 다른 회원들이 /'/제명 건의/'/를 할 자유는 없는가요?
제명이 결정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솔직히 저 역시 김영환의원에게 화가 나고 실망하는 감정은 컸습니다.
믿었던 도끼에게 발등 찍히는 기분이었지요.
그러니 젊은 작가들의 심정이야 오죽했겠습니까?
제명 건의,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열받고, 배반감 느끼는데, 그깟 것 못 합니까?
하지만 제명을 조직 전체의 이름으로 결정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니 그 문제를 섞어서 얘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게시판의 얘기들을 읽으면서 속이 터질것처럼 답답했지만
대꾸하기도 싫고, 그저 광화문에 나가 촛불 하나 더 드는 것으로
제 의견을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믿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물론 그곳에 모이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속마음까지야
일일이 다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이 놀랍고도 무서운 국민/'/을 믿습니다.
큰 덩어리로서의 우리 국민이 얼마나 위대한가 하는 것은
40년 넘도록 살아오면서 뼈에 사무치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제 판단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없지요.
단지 지금 저의 판단이 훗날
/'/이 놀랍고도 무서운 국민/'/이 증명해줄 옳은 판단과
같은 것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덧붙임
실명을 쓰지 않는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김별아 작가의 말처럼, 작가가 쓰는 글이라는 부담에서 도망치고 싶기도 하고, 또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논쟁이 붙으면 싸우기가 귀찮아서 그랬습니다. 싸우는 거 딱 질색이고, 논쟁이라면 정말 자신없거든요.
그냥 얘기가 하도 이리저리 새는 것 같아 교통정리 한 번 하는 심정으로 쓴 것이니,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3월 21일, 한마디, <역시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의견입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을 비판하고 젊은 작가포럼의 결정을 옹호한
임영태,김해화, 김별아, 신용목회원의 글과
그것과 견해를 달리하는
이승철, 장정임회원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김영환회원에 대한 제재여부를 둘러싼 문제는 회원신상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탄핵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가 뒤엉켜있는 것 같습니다.이 둘을 구별해서 살펴보아야 혼란이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1. 탄핵과 민주당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

김영환회원에 대한 옹호론에는 대부분 그가 적극적으로 가담한 /'/탄핵/'/과 그가 속한 정당인 민주당에 대한 옹호가 혼재해 있습니다.

우리 민족문학작가회의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역사성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작가회의는 유신독재의 폭압정치에 맞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80년 광주항쟁과 87년 6월항쟁을 거쳐오면서 작가회의는 일관되게 민주주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헌신하고 투쟁하는 세력들과 함께 해왔습니다.

작가회의가 탄핵을 지지해야 하는가 반대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탄핵이 민주주의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분투해온 작가회의 정신과 역사에 부합하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어제도 광화문에 나가보았습니다. 지난주의 두 배는 더 되더군요.
6월항쟁을 이루었던 사람과
6월항쟁이 이루어놓은 자양분을 먹고 자란 붉은 악마세대들이 많이 나왔더군요.

지금 이 국면을 주도하는 것은 비록 이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명백한 실체를 지니고 있는 /'/6월항쟁세력/'/과 그 주니어 그룹인 /'/붉은악마세력/'/입니다. 이들의 현실에 대한 판단, 이상과 기대치는 같지 않았고, 지금도 같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사람, 열린우리당을 지지한 사람, 민주당을 지지한 사람, 이제 세상일에 관심을 끄고 살아가고 싶어 한 사람...... 다양합니다.

그러나 이들이 지닌 한가지 공통적인 생각은 우리 역사가 6월항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만큼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6월항쟁세력들의 지지대상에 한나라당이 결코 포함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6월항쟁세력이 청산하고자 했던 대상이었지만 완전하게 청산하지 못한 집단이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6월항쟁 정신을 배신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아무리 낡았다 하더라도 한나라당과 합작하여 현정권을 공격하지만 않았더라도 6월항쟁세력이 민주당을 지금처럼 냉정하게 내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 6월항쟁세력에게 민주당이 옳은가, 열린우리당이 옳은가는 그리 중요한 문제도, 기준도 아닙니다. 어제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의 많은 숫자는 노대통령에게 불만이 굉장히 많은 사람입니다.
파병반대! 피켓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 사람들 노무현 지지자들인가요?
벼랑에 몰린 민중의 처지를 호소하며 생존권을 외치는 많은 사람들, 노무현 정권 아래서 죽을 지경인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한나라당과 손잡고 노무현 몰아내자고 하던가요? 앞으로 더 어려워진다고 그렇게 할까요? 민주당이 6월항쟁이 청산하려다 못하고 남겨두었던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 순간, 민주당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 6월항쟁세력으로부터, 스스로, 떠난 것입니다.

그들이 한나라당과 손잡고 이루어낸 /'/탄핵/'/이 민주주의를 역행시키지 않고 진전시키는 행위였다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6월항쟁의 거리에 모였겠습니까. 디제이의 아들이 아직도 몸담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광주의 민심이 왜 그렇게 단호하게 돌아섰겠습니까.광주는 탄핵을 감행한 민주당에 대한 단호한 태도를 통해서 그들이 결코 /'/디제이/'/나 /'/지역주의/'/의 포로가 아닌민주주의자들이었음을 입증했습니다. 민주당에게 매를 든 광주시민들인들 노무현이 이쁘기만 했겠습니까. 섭섭함과 미움이 없었겠습니까.

민주당이 만약 민주노동당이나 시민운동세력과 손잡고 민생파탄과 위헌적인 이라크파병을 사유로 해서 노무현대통령을 탄핵했다면 6월항쟁세력들은 일부 지지하고, 일부 침묵하고, 일부 반대했을 것입니다. 지금과 같이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입니다.

작가회의에서 탄핵이 옳은 일이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연합하여 이루어낸 /'/탄핵/'/이 반유신, 반계엄, 6월항쟁의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합니까. 과연 그럴까요.

친일 군사독재세력의 후예인 한나라당과 손잡고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쫓아내는 것이 작가들의 역사의식과 합치하는 일이겠습니까.
작가회의의 전임이사장인 백낙청선생과 현 이사장인 염무웅선생의 한겨레신문 기고문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번 탄핵은 명백히 반역사적인 행위입니다.

아마 거의 대부분의 작가회의 회원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 김영환회원에 대한 제재를 둘러싼 문제

/'/탄핵/'/이 역사에 대한 반역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행위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 참여한 김영환회원, 개인에 대한 문제에 이르면 마음이 참 복잡해집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가 이번 탄핵에 가담한 한나라-민주당의 여러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곤경에 처해 있으리라는 짐작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합니다. 김영환회원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누릴 수 있는 기득권을 버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바 있고, 정치에 입문하여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비교적 우수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특히 반전평화를 위한 모임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 중에서 평균 이상이면 이상이지 평균이하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활동을 하면서도 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애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우리로 하여금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더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 그런 마음이 몇 분의 회원으로 하여금 김영환회원에 대한 제재를 이사회에 건의키로 한 /'/젊은작가포럼/'/의 결정을 우려하게 만들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한 회원 개인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김영환회원 개인에 대한 배려만큼 /'/젊은작가포럼/'/에 속한 청년작가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작가포럼/'/에 속해 있는 청년작가들 중에는 이미 문단에서 확고하게 이름을 얻은 이도 있고, 아직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작가회의가 자기 정신을 지켜오는 과정에서 언제나 가장 빛나지 않은 자리에서 가장 궂은 일을 가장 헌신적으로 담당해온 젊은 /'/문학적 정신/'/들입니다.

작가회의 이사회에 김영환회원의 제재를 요청한 /'/젊은작가포럼/'/의 청년작가들 역시 분노만이 아니라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김영환회원, 개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꼭 같은 크기로 우리는 젊은작가포럼에 속한 개개인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그들이 조금 나이가 작다고 해서, 김영환의원만큼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그들이 지닌 문학적 영혼의 크기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그들 한 명 한 명의 영혼도 모두 김영환회원만큼, 아니 어쩌면 더 큰 크기로 배려되어야 합니다.

저는 젊은작가포럼이 한 일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작가포럼은 작가회의내의 젊은 /'/문학적 영혼/'/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나름대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작가회의에 입회했고, 누구보다 성실히 작가회의의 정신과 활동에 복무해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눈에, 그들의 가슴에 이번 탄핵과정에 선배작가가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은 충격과 상처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작가회의의 정신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라고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스스로의 총의를 모아 결정권을 지닌 이사회에 /'/건의/'/를 한 것이 어떻게 해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까. 만에 하나라도 그것이 문제라면 젊은작가포럼 내에서, 젊은작가포럼의 구성원들에 의해서 문제가 제기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들의 선배작가들이 혹여 젊은작가들이 경솔하지 않았나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에서 혹시 이탈하고 있거나 지나치게 낡아버린 것은 아닌지를 조심스럽게 선배들 스스로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3. 문학적 영혼이 상처입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아무도 상처입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영환회원이 젊은 후배작가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스스로를 갱신하는, 어쩌면 그가 놓인 정치적인 곤혹과 딜레마를 문학적 상상력과 대화를 통해 돌파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금도 본인이 결단하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우리가 기억하는 시인으로, 존중받는 정치인으로 다시 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젊은작가포럼의 후배들 누가 터무니없이 선배를 모함하거나 능멸할 의도를 가지고 있겠습니까. 작가회의 인근의 허름한 호프집에서 넥타이를 풀어 젖히고 새파란 후배들과 술잔을 앞에 놓고 격론을 벌이는 풍경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작가회의의 구성원들이 김영환회원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것을 그가 다르게 이해하지 않도록, 정확하게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여 그가 마땅히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일입니다. 객관성이 매우 취약한 그에 대한 옹호는 어쩌면 그 의도와 무관하게 그를 완전하게 죽는 길로 몰아넣는 일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젊은작가포럼에 속한 젊은 /'/문학적 정신/'/이 상처입지 않기를 바랍니다. 주변 일부에서 걱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의기소침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7,80년대의 광폭한 시대를 통과해온 선배세대들도 힘들었지만 지금 작가회의를 뒷받침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도 쉽게 문학의 대열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선배세대는 이해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나날이 좁아지고 얕아지는 문학현실 속에서 분투하고 있는 후배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 또한 선배의 역할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부디 이번 과정이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역사 해석과 그에 대한 대응방식을 둘러싼 논쟁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김영환회원에 대한 비판도 지금과 같은 /'/탄핵/'/과정에서 그가 취한 입장에 대한 비판의 수준을 유지해주시기 바랍니다.인간에 대한 공격으로 옮아가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는 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실명을 밝히지 않고 글을 올린 것을 용서하기 바랍니다. 다음에 다시 제 의견을 올려야 한다면 그때는 실명을 밝히는 용기를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원여러분의 문운을 빕니다.



*3월 22일(월), 장정임 <작가회의의 일상의 실천을 요구하며>

저는 글을 너무 단순하게 읽어내고 흑백으로 갈라버리는 여러 문인들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많은 분들이 제 주장을 오독하고 있는 것 같아 다시 씁니다.
탄핵정국에 대한 의견은 이미 밝혔으니생략하고요 , 제가 짚은 것은제명의 이유에 대한정관과의 적합성 문제 , 작가회의의 관례에 비추어본 문제,시기의 적합성 문제였습니다.이런 것은 누구라도회의 발전을 위해 짚을 수 있는평범한 문제 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의견은 지금까지 회원의 행동에 느슨했던조직이 회원의 정치적 행동을 이유로 제명할수 있겠는가 ?만약 조직이 회원의 업태에 따른 정치적 행동도 규제할 생각이라면 평소작가회의 내에회원 의사를 묻는 채널(홈 게시판에 회원의 의견을 묻는 방법이라도 )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또 반민주적 행위를 좀더 자세하게 규정하는 정관개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또 작가회의 회원이라면 지켜야할 회원스케일 정도가 합의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것들 입니다.
 
제명 논의 가능합니다. 그런데 집행부가 되어 일하다보면 시기성문제로 서둘게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그러나 제가작가회의에 아쉬운 것은 정작안티조선 등 언론개혁을 위한 노력이나문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글쓰기( 행동과 내용의 부역) 에 관계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회원 개인의 업태인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는문제 삼아야 했던가 하는 점입니다. 차라리 제명보다는
젊은 작가회의의(김영환 시인의 행동에 대한) 성명서 나 의견서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저는 작가회의가 누구보다 먼저 악의 징후들에 대해 민감했으면 합니다.그런데좀 의아하게 느껴지는 것은 수구보수신문에 글쓰기 그곳에서 주는 상받기 등에는 무관심하던 작가회의가너무 늦게 시류에 편승하는 안전빵의 문제제기를하는 것이 납득하기 여려운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회의 같은 그룹의 문제제기는 어떤 피해와 위험을 무릅쓴 상황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런 전위성과 선도성이야말로 자칫 관변단체의 추수적 기회주의로 비칠 위험을 피하면서 우리사회의 민주화나 자유의 영역을 넓혀 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주화가일상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상에 대한 끊임없는 감시와 반성의 작가정신을 작가회의에서 보고 싶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작가회의 회원이 어떤 마인드로 어떤 행동을 하며 살아야하는지 회원 스케일을 정해놓을 필요도 있다고봅니다.

정말 저자신도 &quot; 모르는 사이에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에서 혹시 이탈하고 있거나 지나치게 낡아버린 것은 아닌지 &quot; 모르겠습니다.아마 그럴 것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젊은 작가들의 &quot;순정한 영혼&quot; 과 그런 영혼을 가질 수 있는 젊음에 부러움과 존경심을 느낍니다. 이미 어려운 시대를 고통스럽게 지내온 나이가 든 저같은 사람은 불의를 선명하게 알아보거나 단칼에 자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상실했는지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충고를 들으며 앞으로는저도 좀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저 아래 안이희옥 님의 <작가회의 담론 합의> 의견도 다른 분들이새겨들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3월 22일 검은달, <본질을 보고 판단합시다.> 검은 달
 
마치 진정한 민주주의 선봉에 나서서
민주주의의 큰 본을 보이기라도 한 것처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정당성을 뻔뻔스럽게 말하는데, 정말 정당한 것인가?

거액의 불법대선자금을 모금, 착복한
전 모당 대표(서모 의원)를 석방가결한 행위와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를 비교하여
어디에 기준을 둔 것인지 생각해봐도
진정한 민주주의와는 멀고....

아무리 법대로 했다지만
일반 범법자(흉악범에게까지도)에게도 정상참작이 있는 것인데
하물며 대통령에게?

탄핵할 만큼 문제가 있다면
먼저 국민이 탄핵을 요구할 것이고
그 요구를 받아들여 탄핵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고
혹은 탄핵여부에 관하여
국민의사를 먼저 충분히 알아본 다음 해야 옳은 것이아닌가?
국민이 바보인가?
만약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과오를 범했다면
국민은 국회보다 먼저 탄핵을 요구했을 것이다.

나라와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은 무시하고
자신이나 자당에게 오는 손익만 따져 계산하고
감정을 앞세워 처리한 행위가
결코 진정한 민주주의라 할 수도 없고 정당할리는 더더욱 없으며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어가야하는 국회의원의 기본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본다.

일반 사회의 작은 모임에서도
회장, 대표를 한번 뽑았으면
하는 일에 찬성을 않더라도
회원과 회를 위해서 일단 협조를 하는 것이 통례다.

그러나 16대 국회는
이러한 기본적 매너 조차도 당리당략으로 던져버리고
악마구리처럼 정쟁만을 목적두고 흠집잡기 발목잡기로만 1년을 보냈다.
이런 국회는 곧 죽은 국회요
국회의원 개개인의 정신 또한 사망신고할 만하다고 본다.
 
 

*3월 22일, 답글

그래야 나라 살립니데이~
오늘 85살 드신 어느 할머니 말씀입니다

할머니 와요?
지금 태래비보이마 저래야 나라 살린데이~

할머니 와요?
젊은 사람들 역시 정신이 똑바르데이~

시위라카믄
돌 던지고 각목 휘두르고 치고박고 싸우는줄만 알았데이~
저거 얼마나 보기 좋노
촛불 들고 평화롭게 안 하나
저런 초 사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깝구마
내 쌈지돈 털어서라도 초 한묶음 사줄끼구마

국회의원 어르신들이 받아처묵은 돈 조금만 풀어도
불쌍한 사람들 많이 도울수 있지 않나
제 배 채우려고 토해낼줄은 모르제 안 그나?

저거 보이마 내 가슴이 뛰구마
나도 아직 안 늙었제 젊은이 못지 않제 안 그나?
한나라당 없으면 나라 더 잘 굴러간데이~

<무명시인님의 글을 패러디해봤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어내기는 식은 죽 먹기겠죠. 어설픈 논리로 게시판을 지저분하게 만드는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